2016. 3. 8. 12:08 삶을 살아내다/일탈(逸脫)
감독: 이윤기
출연: 공유, 전도연
우울증에 걸린 아내를 둔 김홍기. 정신지체아들을 가진 이상민. 그들은 누군가를 지켜줘야만하는 책임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아내와 남편간, 자식과 부모간에 쌍방향의 공급과 소통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내어주기만 한다. 그러하기에 감정도, 체력도 고갈된다. 결핍된 그들은 이국땅에서 우연히 만났고, 빠르게 사랑에 빠져들었고, 서로를 탐닉한다. 두 사람은 각자가 가지고 있는 '아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서로를 더 품지 않았을까. 결핍에 대한 이해라...그리고 서로의 결핍에 대처하는 남녀의 자세라고 해야할까...시작은 육체적 탐닉이었지만 말이다.
어쨌든 남자와 여자는 달랐다. 핀란드에서 처음 만났을때부터 여자는 솔직하고 당돌했으며, 남자는 주저하며 애매했다.
"여긴 어때요?"
"뭐, 살기 좋아요. 사람 사는 곳이 다 똑같죠..."
"대답이 뭐 그래요? 무성의하고 애매하게..."
그리고 서울에서 재회했을때도 남자는 애매했다.
"서울에 완전 들어오신거예요?
"그렇기도 하구, 아니기도 하구요."
여자는 솔직했다. 김홍기가 보고싶어 새벽녘에 그를 보려고 현관문으로 향하는데, 남편과 마주친다.
"이 시간에 어딜 가? (장난섞인 투로)남자라도 있나보지?"
"응...나 그 사람 없으면 안 되거든."
그렇게 이상민은 남편을 버려두고 김홍기를 보기위해 호텔로 가지만, 결국엔 김홍기를 나타나지 않는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김홍기는 이상민이 있는 호텔방 앞까지 갔다. 그 앞에서 가정에 대한 본연의 '책임'과 본능적인 사랑의 '욕구'사이에서 고민하다, 결국 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고 나서 "1년 후"라는 문구와 함께 파경한 이상민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이상민은 김홍기가 있는 핀란드로 찾아간다. 이상민은 아내, 그리고 딸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김홍기를 먼발치에서 바라보다가 식당 안까지 쫓아가지만, 결국... 이상민은 김홍기를 보지 않고 그곳을 떠난다. 식당안에 앉아있던 김홍기는 그렇게 식당 문을 열고 떠나는 이상민을 우연찮게 보게되지만, 한 발 늦었다. 이미 차는 떠났다. 김홍기가 자신의 차를 타고 따라가려는 순간, 식당 안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딸과 눈이 마주친다. 다시, 선택의 기로에 선 김홍기... 역시 그는 본능을 따라가지 않았으며, 결국 가정을 택한다.
영화는 남자와 여자의 미묘한 감정에 집중하며, 간간히 우울증에 걸린 김홍기의 아내와 이상민의 정신지체 아이를 소재로 긴장감을 유발한다. 영화가 절정에 치닫고 나서, 극의 전개는 앞뒤의 연계성을 찾아볼 수 없을만틈 급하게 반전되고, 마무리된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 기대했던 여운은 남지 않았고...'이 영화 뭐야..' 라는 공허한 말만 연신 내뱉었다.
한 가정을 가진 남녀의 사랑을 아무리 아름답게 포장해도 결국엔 불륜이다. 황혼의 이혼률이 신혼부부의 이혼율을 앞서가는 이 시대이기 때문에 '불륜'이 미화될 여지가 있기는 하지만, 한 가정을 파괴하는 행위는 절대로 옳지 않다. 그 누구에게도. 그게 아무리 애틋하고 애잔한 사랑일지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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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 21. 00:23 삶을 살아내다/일탈(逸脫)
감독: 안나 무이라에르트
출연: 헤지나 카제(발), 카르마 마르질라(제시카), 미셰스 조에우사스(파빙요)
애증관계란 사랑과 미움의 감정을 동시에 느끼는 관계를 일컫는다. 특히 엄마와 딸이 애증관계의 전형적인 모델이다. 딸은 나이가 들면서, 엄마가 겪었던 삶의 여정을 따라간다. 여자가 아닌 그 누군가의 '엄마'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그 과정이 모든 사람이 같을 수는 없는 것이지만, 한 아이의 엄마로서 느끼는 감정과 어려움들은 동일선상에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러하기에 서로 더 간섭하고, 더 사랑하며, 더 끌어안는 것이다.
세컨드 마더(The Second Mother)는 부유한 가정의 식모인 발과, 그녀의 딸 제시카의 관계를 중심으로 그려낸 영화로써, 제시카가 대입시험을 치르기 위해 발이 살고 있는 집에 와서 살게됨으로써 생기는 사건들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발은 제시카의 엄마로서 딸을 더 위해주고 싶지만, 그녀는 그 부유한 집에서는 엄마이기 이전에 식모다. 그렇다. 그녀는 집주인의 눈치를 봐야하는, 집을 모든 허드렛일을 맡아서 해야 하는 식모다.
하지만 제시카는 엄마와 달리, 다른 사람의 눈치를 잘 보지 않으며, 자기 주장이 확고한 이 시대의 여성이라고 할까. 암튼 둘은 엄격하게 다르다. 그러하기에 두 여성사이에서 긴장감이 유발할 수 밖에 없는 것이고, 그 간극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벌어진다. 그 긴장감은 절정에 치닫고, 결국 제시카는 대입전날 그 집을 뛰쳐나간다. 제시카가 가장 화가 났던건, 발이 자신의 엄마의 입장에서 자신을 대변해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발이 딸을 사랑하는 마음을 말로 표현해서 뭐할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녀는 그 집에서 엄마이기 이전에, 식모이어야 했음을, 제시카는 알았을까. 그렇게 엄마와 딸은 애증관계에서 헤맨다. 결국, 어쨌든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 궁금하면 직접보라.
영화에서 인상깊었던 장면들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에서 첫번째는 발이 제시카의 대입시험성적 점수를 듣고 너무 기쁜 나머지, 집주인 여자와 그녀의 아들 파빙요가 함께 앉아 있는 방으로 뛰쳐들어가는 장면이다. 제시카는 경제사정이 어려운 가정에서 자라 혼자 공부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입시험에서 당당히 높은 점수를 받았던 것이다. 그런데 파빙요는 부유한 가정에서 자라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았지만...대입시험을 망쳤다.
발은 침울해 하고 있는 모자앞에서 제시카가 대입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며, 소리를 치며 좋아한다. 발의 그 행동은 그 집에서 천대받았던 딸의 억울함과 아픔들을 해소한 통쾌한 항변이었으리라. 그렇게 큰 소리치며 자기 딸을 자랑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 때 발은 딸앞에서 엄마이기 이전에 식모였던 자신의 한탄스러웠던 모습을 떨쳐버렸다고 생각한다.
두번째는 발이 파빙요 식구가 잠든 밤에 혼자 수영장에 들어가 제시카에 전화를 하며 물장구를 치는 장면이다. 제시카가 파빙요의 권유와 짖궂은 강요에 못이겨 수영장에 들어갔을 때, 발은 제시카를 아주 혼냈다. 왜냐면 그 수영장은 사모님의 것이기에 허락없이 안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말했던 발이 수영장에 들어간다. 그녀는 물장구를 치면서 아이처럼 웃었고, 때론 통쾌하게 소리없이 웃었다. 그녀의 소심한 반항이자 일탈이라고 할까. 나는 그녀의 모습에서 딸 제시카의 모습을 봤다. 엄마는 그렇게 딸을 닮아갔다.
영화를 보면서 모녀간의 애증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했으며, 우리 '엄마'를 한동안 떠올렸으며, 나도 엄마랑 애증관계가 아닌가, 자문했다.
The Second Mother,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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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 18. 21:45 삶을 살아내다/일상(日常)
뜻하지 않게 여러번 리더의 자리에 있었다. 그 자리는 언제나 책임감이 부여된 자리였으며, 타의 모범이 되어야 하는 입장이었다. 그러했기에 사익보다는 공익을 택한 경우가 많았다. 스스로 개인적인 성향을 가졌다고 이야기하지만, 사익과 공익이 충돌하면 공익을 우선시하게 된다. 성향과 맞지 않지만, 그 어색함을 무릅쓰는 것은 올바른 방향성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내안에 '옳다'고 정의된 가치관과 삶에서 행해지는 행동의 괴리감에서 오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보다, 차라리 책임감에서 부여된 삶의 무거움을 견디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맡은 바를 즐거이 하고 싶으나, 역할에 대한 책임감에 매여 경직되어 십상이다. 그렇게 '책임감'이란 것에 질질 끌려다니다 보면, 지치는건 시간문제이며, 다시 책임감이란 족쇄가 풀리면 어디로 튕겨나갈지 모르는 일이다. 그저, 은혜를 구할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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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 12. 00:33 삶을 살아내다/실수(失手)
1. 아버지께 화를 내며 언성을 높였다.
자식된 입장에서 부모님의 선택과 행동에 대하여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 한동안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었다. 고심끝에 부모님이 선택한 방향은 선하지 않다고 판단했고, 그리고 나는 몰아부쳤다. 그 결정은 옳았다고 생각되나, 그것을 행하는 과정이 올바르지 않았다. 아버지와 대화하는 과정에서 아버지의 강압적인 태도와 말투에 나는 화가났고, 분을 삭히다가 결국 언성이 높아졌다. 당신이 그러시니 내가 그러는거 아니냐고... 부모님에게 나의 의견을 차분하고 조리있게 말했으면 좋았으렸만... 감정을 앞세워 결론만을 내세웠고, 다그쳤다. 어찌 그리했는가... 가슴이 미여진다.
2. 엄마가 내 눈치를 봤다.
아버지께 언성을 높이고 나서, 엄마와 단 둘이 식당에 저녁을 먹으러갔다. 아버지와의 일 때문에 나의 표정은 굳었으며, 말을 나오지 않았다. 뼈다귀 해장국을 먹는 것에만 집중했다. 엄마는 아무 말없이 밥만 먹는 내게 인상 좀 펴라고 조심스레 말씀하셨다. 그 때 나는 엄마의 표정을 봤다... 우리 엄마가 나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아하...이런...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고, 난 의식적으로 엄마에게 몇마디 말을 건네면서 말문을 열었다. 무엇을 그리 잘했다고 엄마가 내 눈치를 보게 해야 했는지...이 빌어먹을 자식아.
내가 얼마나 이기적인 인간인지... 얼마나 파렴치한 인간인지... 얼마나 은혜를 모르는 인간인지... 적나라하게 나를 직시하는 시간들이었음을,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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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 5. 21:16 삶을 살아내다/일상(日常)
출처: www.badaklee.com
알고 있습니다. 당신의 삶을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을 말이죠. 왜냐면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 온 인생이 당신의 삶이라는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정이 순탄치 않았던 지리멸렬한 삶도 오랜 세월 봐왔습니다. 그러함에도 당신의 삶에 반론을 제기하고 싶은 이 분한 마음은 어찌된 것일까요. 마음 속 울분이 자꾸 치밀어 오릅니다. 나의 기억속에 남아있는 당신의 모습은 늘 두렵고 어려운 존재입니다. 그리고 전혀 대화가 통하지 않는 한 사람으로 각인되어 있습니다. 묻고 싶습니다. 아니, 소리치고 싶기도 합니다.
"꼭 그렇게 하셔야 하겠습니까..."
"꼭 그렇게 말해야 속이 후련하시겠습니까..."
그런데 말이죠. 내가 더 힘든 건...삶 가운데 부정하고 싶은 당신의 흔적이 곳곳에 드러난다는 것이지요. 다시 그러지 말아야지 각오하지만, 자주, 그리고 아주 쉽게 내뱉어지는 말과 몸에 밴 행동은 당신의 삶을 너무 닮아있습니다. 솔직히 두렵습니다. 당신의 삶을 내가 고스란히 살아낼까봐... 당신의 삶에 할 말을 잃고, 그 삶에 전이된 나의 삶에 숨이 막혔습니다. 이렇게 나는 또 다시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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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 1. 22:46 삶을 살아내다/일상(日常)
출처: www.quotehd.com
말을 잃어버린 어느 저녁밤에 마음을 추스리기 위해 글을 쓴다...악한 본성과 마주한다. 다른 사람의 말을 끝까지 듣지 못하며, 화를 참지 못하고, 부모를 공경하지 못하며, 뜻대로 안되면 말을 하지 않고, 상당히 많은면에서 아주 이기적인, 하찮은 막돼먹은 인간임을. 이 모습이 진정한 나의 모습이지 않을까, 너무나 아찔하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다른데, 당신은 어제의 나를 이야기 하고 있으니, 우리는 그 간극속에서 멀어진다고, 자주 이야기했다. 이 때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보다 더 성숙한 나를 가리키고 있었는데... 아닌 듯 하다.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보다 더 형편없다는 것을 직시하게 되는 새해 첫날이다. 한해 한해를 살아간다는 것이, 나이가 든다는 것이 성숙해진다는 것과 같은 말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애써왔건만...지금 나는 실망했고 실망하며 아프다. 마음도 몸도 쓸쓸히 아프다. 웃지 못하고 쓸쓸하게 시작하는 병신년에는 무슨일이 일어날까, 기대하기보다는 걱정되는 밤이다. 말을 잃다.
Lost for wo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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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2. 22. 23:20 삶을 살아내다/일상(日常)
출처: darkgreysoul.blogspot.com
요즘 자주 누군가를 만났으며, 무리에 오랫동안 속해 있었으며, 나보다는 다른 뭔가에 계속 신경을 쓰고 있었다. 나와 내가 아닌것 같은 나에게로 이어진 연장선의 불분명한 지점에서 외줄타기를 하듯 휘청거리고 있다. 지금 나에게로 향하려는 자아에 대한 욕구가 거센 바람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의 흐름에 따라 정해진 나이에 걸맞는 경제활동과 능력을 가져야한다는 부담감 속에서 길을 헤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분명 시대의 흐름을 인정하고, 31살이라는 삶의 무게을 고스란히 느끼고 있기에 내 자리를 묻고 있는것이다.
헬조선에서는 청년들에게 이렇게 이야기 한다. 열심히 하는것으로 부족하다. 잘해야한다. 누가 모르냐. 헬조선에서 정의는 불법과 싸워 이길 힘을 잃었고, 일개 국민의 소리는 개짖는 소리보다 더 하찮게 여기는 근혜누나의 독재정치는 아버지의 정치를 꼭 빼닮았다. 안철수 아저씨는 괜히 정치판에 끼여 안개속을 거닐고 있고, 가끔 횡설수설 하기도 하며, 국민의 기대를 처참히 저버렸다. 정치는 삼류개그며, 개그콘서트에는 '개그'가 실종되었다고 생각하며, TV를 끈다
유투브의 '철구'를 보며 석사학위는 일찍이 개나 주는게 맞을 수도 있다는 생각과, 헬조선에서는 '살아남은 자가 강하다'는 논리에 어느정도 수긍하며 『기독교 세계관과 현대사상』을 조금씩 읽는다. 그렇고, 그러한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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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2. 5. 12:56 삶을 살아내다/일상(日常)의 글
출처: news.joins.com
면접장에 네이비톤 정장을 입은, 머리스타일만 조금씩 다른 복제한듯한 청년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앉아 있었다. 사회가 규정해놓은 틀에 대다수가 갇혀있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라는 생각을 하며 자리에서 앉아 면접자들을 바라봤다. 무엇을 그리 열심히 외우고 있는건지. 한참을 바라봤고, 한참을 생각했다. 기업이 원하는 대답은 정해져 있지 않을까...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은 정해져 있고, 우리는 그에 적합한 사람임을 드러내야 하고... 아, 싫다.
면접실에서 국정화 교과서의 찬반에 대하여 묻는 질문에 나는 다른 면접자들과 다른 의견을 내비쳤고, 면접관을 뚫어져라 쳐다봤고, 노조는 반드시 존재해야 된다고 표명했으며, 당신은 왜 그것을 묻느냐고 되묻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냐 묻는말에, 어처구니 없이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서글픈 현실앞에서, 애석하게도 웃었다.
어쩌냐,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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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1. 30. 16:59 삶을 살아내다
최근 한국인 고등학생이 불러 더 유명해진 곡, Adele의 'Hello'.
Adele의 풍부한 성량과 독보적인 가창력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이번곡만은 Leroy Sanchez가 부른 Hello가 더 와닿았음을 알리며.
Leroy Sanchez는 youtube에서 유명한듯.
Hello, it's me
I was wondering if after all these days you'd like to meet
To go over everything
They say that time's supposed to heal ya
But I ain't done much healing
Hello, can you hear me?
I'm in California dreaming about who we used to be
When we were younger and free
I've forgotten how it felt before the world fell at our feet
There's such a difference between us
And a million miles
Hello from the other side
I must've called a thousand times
To tell you I' sorry, for everything that I've done
But when I call you never seem to be home
Hello from the outside
At least I can say that I've tried
To tell you I'm sorry, for breaking your heart
But it don't matter, it clearly doesn't tear you apart anymore
Hello, how are you?
It's so typical of me to talk about myself, I'm sorry
I hope that you're well
Did you ever make it out of that town
Where nothing ever happened?
It's no secret
That the both out us are running out of time
Hello from the other side
I must've called a thousand times
To tell you I' sorry, for everything that I've done
But when I call you never seem to be home
Hello from the outside
At least I can say that I've tried
To tell you I'm sorry, for breaking your heart
But it don't matter, it clearly doesn't tear you apart any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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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1. 22. 21:50 삶을 살아내다/일상(日常)
이른아침 역할분배와 책임에 대하여 질문을 던졌고 책임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피곤한 몸을 일으킵니다. 늘, 이런식입니다. 비가 내리려나 봅니다. 빗방울 하나가 볼을 스칩니다. 차갑습니다. 생각보다, 많이. 한 방울, 두 방울, 겨울비가 오려나 봅니다. 몸은 피곤합니다. 입은 굳게 닫았습니다. 생각보다 많이 지껄였던 탓에 더이상 말을 하기가 싫습니다. 늦은 저녁 역할의 분배와 책임에 대하여 물었습니다. 역할이 주어지면,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하고, 책임져야 하면, 다시 갇혀버릴것 같다, 두 발이 묶여 버릴것 같다, 고 나지막이 속삭입니다.
배가 고픕니다. 입맛은 없는데, 배는 고픕니다. 취사실에 올라가서 라면을 끓입니다. MSG와 면이 물에서 요란하게 끓습니다. 끓인 라면을 식탁에 가지고 와서, 살기 위해 먹습니다. 누군가 취사실에 들어옵니다. 몇번 본 적은 있으나, 그에 대해 아는건 없습니다. 다만, 좁디 좁은 한평 남짓한 고시원에 산다는 사실밖에는. 그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알고 싶은 마음도 없습니다. 그는 자신이 들고 온 반찬을 식탁에 놓습니다. 밥통에서 따뜻한 밥을 퍼서 식탁에 놓습니다. 아무 말없이 각자의 식사를 합니다. 젓가락과 숟가락이 그릇에 부딪히는 소리와 쩝쩝거리는 소리외에,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무거운 적막함이 취사실을 가득 채웁니다. 그리고 적막함 가운데 스며든 어쭙잖은 쓸쓸함이, 나와 만나 온전해집니다. 그와 나는 같은 공간에 마주하고 있지만, 어차피 우리는 서로 아무것도 모르니, 진정 내가 마주하고 있는 것은 존재하는 '쓸쓸함'입니다. 그 쓸쓸함은 나를 안정시키고, 나는 그 쓸쓸함을 사랑합니다. 조금 울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무렴, 어떻습니까, 혼자인데.
"나 카페가는데, 잠깐 나올래요?"
"아니, 나 할일이 있어서...못 나갈 것 같아"
"알았어요..."
내가 먼저 다가갔는데 이렇게 다시 물러섭니다. 당신의 삶에 개입하려 했다가 당신이 가진 삶의 무게에 겁이 나서 다시 도망쳤습니다. 미안합니다. 나는 늘 이런식입니다. 아무렴, 어떻습니까. 내가 싫은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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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1. 16. 16:42 삶을 살아내다/일상(日常)
당신이 얼마나 외로운지, 얼마나 괴로운지
미쳐버리고 싶은지 미쳐지지 않는지
나한테 토로하지 말라
- 황인숙 <강> 중에서 -
당신과 내가 서 있습니다. 나는 당신을 바라보고, 당신도 나를 바라봅니다. 우리는 서로 말하진 않지만, 당신이 내게 바라는 것이 있고 나도 당신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서로의 눈빛을 통해 알수 있습니다. 우리는 필요에 의해서 만났으니까요.
당신의 필요는 나의 노력으로 채울 수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만, 나의 필요를 당신이 채울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난, 상당히 까다롭거든요. 하지만 구체적으로 말하진 않을 생각입니다. 굳이 설명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귀찮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 쿨해야 하니까요.
적당한 거리에서, 적당한 예의와 적당한 배려로 일관하는 것은 당신의 필요만을 채워주고 미련없이 떠나려는 나의 이기심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굳이 나의 필요가 채워지지 않더라도 말이죠. 몹쓸 미련과 애정때문에 구차하게, 질척거리지 않겠다는 나의 단호한 의지이기도 합니다. 어차피 우리는 곧 멀어질거니까요.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은 다시 제자리를 찾아갈거니, 걱정따위는 하지 않으셔도 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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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1. 14. 20:36 삶을 살아내다/일탈(逸脫)
감독: 낸시 마이어스
주연: 앤 해서웨이, 로버트 드 니로
인생을 살아갈 때 우리는 mentor(이하 멘토)가 필요할 때가 있다. 스스로의 경험과 생각의 틀 안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 경험과 연륜이 풍부한 누군가의 조언으로 인해 그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여지가 생기는 것이다. 즉, 멘토는 역할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정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주는 것이다. 간혹 어떤 이들을 만나면 자신의 살아온 인생이 정답인냥 모든 문제에서 자신의 정답을 알려주겠다는 오만함을 보이는데, 이는 모든 문제를 자신의 시각에서 단일화시켜버린 어리석음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다. 뭐, 어쨌든.
영화 인턴은 멘토의 위치와 역할, 진정한 위로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했다. 그리고 나는 누구에게 조언을 구하는지, 조언을 구할 사람은 있는지, 되묻게 했다. 지난 삶의 많은 선택의 순간에서, 누군가의 조언보다는 나의 경험과 판단에 의해 많은 것들을 선택했다. 다소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고, 외로웠고, 으스러질만큼 아팠다. 허나, 다시 삶의 선택의 기로에서 선다해도, 혼자 고민하여 아파하지 않을까, 싶다.
The Intern,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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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1. 14. 20:12 삶을 살아내다/일상(日常)
출처: www.hanoibethel.com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비가와서 날씨가 제법 춥다. 두꺼운 겨울 옷을 입고 나왔으니 다행이다. 앞에 여자는 우산을 못 챙겨왔는지, 비를 그대도 맞고 간다. 비가 제법 내리는데, 뛰지 않고 걷는다. 우산을 씌워줄까 고민한다. 아니, 무슨 오지랖이냐. 다시 이어폰으로 귀를 막고 내 길을 걷는다.
나에게는 '호의'란 것이, 상대방에게는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특히, 상대방이 이성이라면 나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호의적인 행동, 그 자체만으로 부담을 줄 수도 있고 오해를 살 수도 있다. 나름대로의 이해, 어쩌냐.
습관적인 행동과 말이 아니라면, 행동과 말은 의미와 목적성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그러하기에 단순한 말이나 행동이라도 그 사람의 처지와 상황을 배제한 나름대로의 이해는 오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추측, 짐작, 추정. 이러한 우리 나름대로의 이해가 다른 사람과 멀어지게 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쌀쌀한 바람을 동반한 겨울 비와 약간의 쓸쓸함이 싫지 않은, 토요일 저녁에 혼자 멀뚱히 생각한다.
Understanding, and Misundersta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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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1. 10. 00:53 삶을 살아내다
27살, 정처없는 인생을 살아가겠다, 마음으로 다짐했다. 그리고 익숙한 한국 땅을 떠나 낯선아프리카로 향했다. 탄자니아에서 1년, 다시 돌아온 대구에서 1년, 그리고 서울에서 2년 11개월. 늘 외인처럼 겉돌았다. 무리에 속하는 것이 불편했고, 혼자가 편했다. 언젠가는 떠난다는 생각에, 두 발 디딛고 서 있는 그 땅에 편히 마음의 뿌리를 내리지 않았다. 왜냐면 막상 떠나야 할 때 그 질긴 뿌리를 힘써 뽑아야 하는 번거로움와 그로 인한 아픔이 싫었기에. 떠날 때가 되면, 뒤돌아보지 않고 가볍게 떠났고 눈물따위는 흘리지 않았던 것 같다.
다시 떠날 준비를 해야하는가, 스스로에게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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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0. 28. 13:28 삶을 살아내다
모바일 회사 카카오톡에서 사진이나 간단한 메모를 저장할 수 있는 기능으로 '나와의 채팅'이란 새로운 기능을 출시했다. 1자신의 프로필을 클릭해서 들어가면 하단 우측에 '나와의 채팅'을 볼 수 있다(그림 1).
그림 1. 카카오톡 새로운 기능 '나와의 채팅'
기존에는 사진을 저장하고 싶으면 친한친구와의 톡방을, 친한 친구의 동의없이, 사진 저장공간으로 사용하거나, 필요없는 단톡방에 있는 사람들을 다 내쫓고 그 방을 사진 저장이나 사용해야 했다.
카카오톡의 '나와의 채팅'의 새로운 기능을 통해 간단한 메모나 사진을 저장하고, 일정을 기록하는 저장하는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그림 2).
그림 2. '나와의 채팅' 창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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