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무게

2018. 7. 16. 19:22 책과 글, 그리고 시/시를 쓰다



출처 : https://deskgram.org





언어의 무게 

 

                                                                      강상율


 

생각이 많아질수록 입은 더욱 굳게 다문다. 내뱉은 언어의 무게가 날 내리누룬다. 

무수한 언어들은 또 다른 의미를 가지고 내게 묻는다.

너는 누구더냐. 

재해석되는 언어에 대해서 다시 설명하고 싶지 않다

이해하고 싶은대로 받아들여라. 나는 단지 방관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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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극(間隙)

                                                                                                                                                          강상율 


 

 우리의 간극이 커질수록, 당신에 대한 기억도 그 간극의 크기만큼 소멸됩니다. 당신이 그 자리에 가만히 있어도, 내가 자꾸 뒷걸음치고 있으니 우리의 간극은 점점 더 커질 것 같습니다. 당신이든 아니면 나든 둘중에 하나라도 그 간극을 메우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그 간극속에서 당신의 기억들이 흘러가는 시간과 함께 지워질지도 모릅니다. 당신은 아니라고 해도, 나는 그렇습니다. 아마 당신은 어제의 나를 말하고, 나는 오늘의 나를 이야기하는 다름에서 우리가 멀어졌다는 것을 확연히 확인할 수 있을겁니다. 내겐 흔한 일이니, 다만, 놀라지 마시길 바랄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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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olemess221.tistory.com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듯이, 인간은 태어나면 언젠가는 반드시 죽는다. 한치 앞을 알 수없는 것이 인생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지난 월요일 새벽에 둘째 큰아버지는 갑작스레 숨을 거두셨다. 예견치 못한 모든 것들은 당혹스럽다.

 

 

작년 장례식이 잦았고 장례식장에 자주 들락거렸지만, 타인의 '죽음'앞에 나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들의 죽음과 나는 별개였다. 신영복 선생님의 글처럼 '개인과 개인의 아득한 거리'의 사이에서 타인의 죽음을 아무런 초점없이 바라봤다.  

 

 

이번에는 달랐다. 장례식장에서 자주 휘청거리는 둘째 큰어머니의 모습에서 죽음이 불러온 충격를 보았으며, 둘째 큰아버지의 죽음을 맞이하는 사촌형과 사촌누나의 충혈된 눈 속에서 죽음이 드리운 이별의 아픔을 체감했다. 그리고... 아버지의 눈물을 처음 대면했다. 형님을 먼저 보낸 아버지는 몰래 눈물을 훔치셨고, 안경에 눈물의 흔적을 고스란히 남기셨다. 아버지는 얼룩진 안경알을 장례식 내내 닦지 않으셨다.   

 

 

 

의도치않게 맨 앞에서 큰아버지의 영정사진을 들었다. 가장 앞선 자리에서 장례행렬을 이끌었고, 가장 처음 화장(火葬)실에 들어갔고, 잘게 빻은 뼛가루가 담긴 유골함을 든 첫째 큰아버지를 모시고 가장 먼저 묘에 도착했다. 남은 자가 감당해야 할 슬픔의 현장에서 온몸으로 그 아픔을 받아냈다. 연로한 아버지와 마시마로처럼 귀엽게 웃는 엄마를 한참동안 바라봤다. 단 몇시간 만에 뼛가루가 되어 땅속에 고이 묻힌 둘째 큰아버지를 생각했다. 혼자 되뇌었다.

 

 

"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니라"

창세기 3: 19

 

 

돌아오는 길에 아버지는 말씀하셨다. "살아있을 때 잘 살자..." 그리고 아무 말이 없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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