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헬름 하메르스회(1864-1916)

2021. 10. 4. 14:47 삶을 살아내다/일탈(逸脫)

 빌헬름 하메르스회는 덴마크 출신으로 자연주의 회화기법을 주로 사용한 작가이다. 하메르스회가 살던 당시에는 시대적 상황을 반영한 낭만주의 화풍이 주를 이루었기 때문에 예술계에서 환영받지 못했다. 하메르스회는 선과 빛, 모노톤의 섬세한 명암에 주목했다. 북유럽의 회색빛을 표현하기 위해 모노톤이나 무채색을 많이 사용했다. 하메르스회의 그림은 1980년과 1990년대 순수전시회를 통해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Window Sunbeams, 1900
  Interior with Woman at Piano, Strandgade 30,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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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암, 모노톤, 무채색, 북유럽 회색빛, 빌헬름 하메르스회, 선과빛, 자연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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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숙제가 아닌 축제로 생각하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2021. 9. 5. 19:12 삶을 살아내다/일상(日常)

출처 : Pinterest

 

"삶을 숙제가 아닌 축제로 생각하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밀라논나라는 예명을 가지고 활동하는 장명숙씨가 방송에서 한 말이다. 정확한 문장을 생각나진 않지만, 요지는 삶을 즐기면서 살라는 것이다. 그 방송을 보면서 언제가 삶을 숙제로만 생각하며 살았던 나를 생각했다. 매번 무언가를 해내야한다는 부담감을 가지고 사면 고단하다.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고 지금도 삶을 숙제처럼 여기고 살고 있다.

이 시대의 현실이 나를 비롯한 젊은이들에게 삶을 숙제처럼 의식하게 만들었지만, 그렇다고해서 환경만을 탓할 수만 없는 것이고 또 모든 젊은이가 삶의 무게에 짓눌려 사는 것만도 아니다. 그러하기에 우리에게 주어진 한번의 인생, 매일마다 주어지는 하루라는 선물을 그냥 대수롭지 않게 살아가는 것이 참 아쉽게 느껴졌다. 인생이 고단할 때가 많은 건 사실이다. 코로나가 장기화되고, 사회는 점점 서로에게 예민해지고, 각자 처한 상황에서 스트레스와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분명 그러함에도 우리에게 주어지는 하루는 값지다고 생각한다. 잠에서 깨어 하루를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이 축복이고, 그 축복된 삶 가운데 맡은 바 일을 감당하며 다시 살아가는 것도 은혜이다. 일상의 고단함이 느껴지는 요즘, 이미 오랜 세월을 살아간 어른의 말이 삶을 바라보는 관점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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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논나, 인생은 숙제가 아니다, 인생은 축제, 장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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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어스 맨(A Serious Man, 2019) - 삶의 모든 의미를 알 수는 없다

2021. 8. 29. 14:55 삶을 살아내다/일탈(逸脫)

 

 

래리에게 나쁜 일이 한꺼번에 일어난다. 아내의 이혼 통보, 교통사고, 부정 청탁, 그리고 동생의 위법 행위. 래리는 자신에 게 벌어지는 나쁜 일들의 의미를 알기 위해 랍비를 찾아가서 조언을 구하지만 정작 아무런 답도 없지 못한다. 그가 믿는 하솀이 그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통해서 어떤 것을 원하는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과연 그 의미를 안다고 해서 우리가 마주한 불행한 일을 더 잘 감당할 수 있을까? 우리가 원하는 의미가 아니면 어떻게 하겠는가?

삶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자신에게 벌어지는 일들의 의미와 목적을 알고 싶어한다. '왜 내게 이러한 일이 일어나는 것인가?' 하지만 그 누구도 그 의미와 목적을 알 수 없다. 세월이 지나면 살아온 인생의 흔적들로 유추되는 것을 있지만, 그렇다고 그 의미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니, 어떤 때는 맞닥들인 나쁜 일을 편하게 받아들이고, 그 일이 일어난 연유를 깊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 연유를 생각한들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내가 그때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으면, 내가 그때 그 사람을 만나지 않았으면, 내가 그때 거기를 가지 않으면... 이러한 질문은 현재의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냥 그저 그 일을 편하게 받아들이는 것도 우리의 정신 건강에 좋다. 

 

"Receive with simplicity everything that happen to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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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로도스다, 여기서 뛰어라!

2021. 8. 28. 22:10 삶을 살아내다/일상(日常)

                                                                          출처 : JTBC 뉴스

1년의 해외 선교를 다녀와서 무기력한 상태로 몇달간 지냈다. 선교에 대한 회의와 의문만 남긴채 현실에 집중하지 못했다. 그러나 시간은 조금씩 흘러갔고, 다시 남은 대학생활을 이어나가야만 했다. 한국에 2월에 입국했고, 3월에 대학생으로서 새학기를 시작했다. 2년간 휴학하고 다시 복학하니까 대학교 동기들은 대부분 졸업하고 학교를 떠난 상황이었다. 전공공부를 하려면 동기가 있어야 수월하게 공부할 수 있는데 아는 친구들이 없으니 스스로 더 공부하고 노력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2년간 전공공부를 하지 않았는데 다시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과 불안감도 컸다. 

두렵고 떨리는 상황에서 먼저 기도하기 시작했다. 새벽기도에 나거서 하나님께 먼저 기도하고 하루를 시작했다. 모든 두려움과 걱정을 하나님께 내어드리면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그러나 기도만 열심히 한다고해서 내가 해야할 공부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새벽기도를 마치고 와서 바로 김밥 한줄을 사서 후다닥 먹고 바로 학교 도서실로 향했다. 수업에 들어가기 전 오전 시간에는 배워야 할 공부를 예습하고 못했던 숙제을 했다. 새벽에 일찍일어났 탓에 도서실에서 꾸벅꾸벅 졸았던 적도 많긴하다. 그때는 꾸준하게 자리에 앉아있는 것이 그냥 목표이기도 했다. 4학년 1학기에 새벽기도를 하고 학교에 가는 생활 습관을 지키면서 공부한 덕에 4년 대학생 기간 중 가장 좋은 학점을 받았다. 스스로도 놀랐지만 심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좋은 성적을 거둔 나 자신이 기특했다.

다시 캠퍼스 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들때마다 마음 속으로 되뇌였던 문구가 있다. "여기가 로도스다. 여기서 뛰어라" 이솝우화에 나오는 문장인데, 이 말의 요지는 상황을 탓하지 말고 지금 내가 처한 현실에서 최선을 다하라는 것이다. 어려운 상황마다 내가 맞닥뜨린 상황을 탓하지 않고 어떻게 이겨내서 앞으로 나아갈까 생각했다. 결국 이러한 태도가 내게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누구나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삶에서 힘든 일은 언제나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상황에 매몰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처한 상황에서 어떻게 앞으로 나아갈지 고민하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타인과 비교하지 말고 어제와 나를 딛고 조금 더 나아가야 한다. 그렇게 우리는 성장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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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여기가 로도스다 여기서 뛰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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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고작 그 정도일 뿐이다

2021. 8. 24. 21:40 삶을 살아내다/일상(日常)


성난 목소리로 나를 위협했던 민원인이 다시 찾아온다는 전화를 받고나서 마음이 불안해졌다. 발생하지도 않은 일을 염려하며 내심 마음 졸이고 있었다. 지난번 민원인과 불미스러운 사건이 있었던 후에 목소리를 높이는 민원인을 만나면 마음이 불안해지는건 사실이다. 다시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까봐 지레 겁먹는다. 겁먹은 탓에 상스러운 말로서 나를 몰아부치는 민원인에게 굳이 맞대응하지 않는다. 근데 알량한 자존심일까. 물러서지 않고 굳이 버티고 앉아있는다. '또 무슨 일이 나는 것을 아닐까' 노심초사하면서 말이다. 어쩔 수 없는 겁쟁이인가 보다
혼자서 불안해하는 나를 보면 안타깝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그런 나에게 하는 말이 있다. '굳이 그래봤자 민원인한테 멱살 잡히기밖에 더하겠어?' 그래, 막연하게 불안해할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최악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자. 그 상황이 발생하면 정신적으로 좀 힘들 수 있겠지만, 그 상황이 아주 최악은 아니다. 불안한 마음을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면 마음은 한결 편해진다. 그래, 고작 그 정도일 뿐이다.
한편으로는 신자로서의 삶을 살아볼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지난번 내게 해를 가한 민원인을 완전히 용서하진 못했다. 하지만 그때 나는 맞대응하지 않았고 분내지 않았다. 당황해서 아무런 대응도 못 했지만, 결론적으로 이성적으로 잘 대처했다. 이번 일을 통해서도 신자로서의 삶을 조금 더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인내하고 견디는 삶에 대해서 말이다. 십자가로 인한 고난은 아니지만, 충분히 성숙한 인간으로 나아갈 좋은 기회이긴 하다. 잘 헤쳐나가기를 스스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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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민원인, 신자의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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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집에 대한 불편함도 한몫한 것 같다

2021. 8. 13. 16:42 삶을 살아내다/일상(日常)

버스를 오랜시간 탔기 때문일까. 경주 집에 도착했을 때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았다. 3개월만에 부모님을 뵈었지만 내 표정을 그다지 밝지 않았다. 아버지는 저녁식사를 하고 계셨고, 어머니는 부엌에서 반찬거리를 준비하고 있었다. 나는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서 큰 방에 앉은 뒤 계속 텔레비전만 보고 있었다. 부모님과 별 대화도 하지 않고 드러 누워서 화면만 응시하고 있었다.


경주집에는 편안하게 쉴 내 방이 없다. 주로 어머니가 계시는 방에서 쉬긴하는데 뭔가 그렇게 편안하지는 않다. 낡은 집에 대한 불편함도 한몫한 것 같다. 몇해전에 돈을 보태줄테니 좀 더 좋은 집으로 이사를 가라고 부모님께 이야기를 했으나, 그날 대화는 결국 내 결혼 이야기로 점철되었다. 나부터 먼저 결혼하라는 것이다. 그 뒤로는 이사에 대해 한번도 이야기한 적이 없다.


몇개월 전 아버지는 전화오셔서 무작정 몇백만원을 빌려달라고 말씀하셨다. 돈의 용도를 물었으나 아버지는 구체적으로 말씀하지 않으셨고 돈이 있으면 빨리 빌려달라고 재촉하였다. 자다 일어난 탓에 돈의 용도와 목적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았고, 피곤해지기 싫어서 아버지에게 돈을 보냈다. 며칠 뒤 안 것이지만 결국 그 돈은 아무 쓸모 없는데 사용되었다. 돈을 어디에 쓰는 지도 제대로 확인해보지 않고 돈을 빌려준 내가 어머니와 누나로부터 꾸지람을 듣게 되는 웃기는(?) 상황도 발생했다. 그 뒤로 아버지에게 그 돈에 대해 묻지 않았다.


집은 편안해야 하는데, 본가를 떠난 지 오래된 탓일까, 언제나 이상한 불편함을 감수하고 지내야 한다. 어제도 오늘도 불편함을 감수하고 누워서 텔레비전만 보다가 집 근처에 바람을 쐬러 외출했다. 밖에 나와서 책을 읽고 다시 생각을 정리해보지만, 몇시간동안 연락되지 않는 엄마와 외출하기 전에 본 아버지의 굽은 등이 생각을 복잡하게 만든다. 내가 예민한 탓일까. 부모에 대한 예의를 잃어버린 것일까. 자꾸 쓸데없는 질문이 떠오르지만, 답이 없는 질문은 결국 머리만 아프게 할뿐이다. 본가에서 지낸 며칠은 불만과 짜증만 가득 쌓인채 결국 개운하지 않은 감정만 남기고 끝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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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목표(8월)

2021. 8. 11. 16:12 삶을 살아내다/일상(日常)

 

1. 경건생활

 - 기도 : 20분/일, 오후 9:30~10:00

 - 말씀묵상 : 10분/일, 일어나자마자 

 

2. 자기계발 

 - 독서 : 30분/일, 오후 9:00~9:30

 - 서평 : 1개/주

 - 달리기 : 30분(1회/주), 목표 : 15km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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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건생활, 습관, 일상의 목표, 자기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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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보지 않기 위하여 살아온 여러 세월이 있었다

2021. 8. 8. 20:21 삶을 살아내다/일상(日常)

 

 

피해 보지 않기 위하여 살아온 여러 세월이 있었다. 나라도 내삶을 지키기 위해 힘쓰지 않는다면 스스로 무너질거라는 막연한 두려움이 나를 더 몰아세웠는지도 모르겠다. 아마, 20대에 '인생은 혼자'라는 가슴 아픈 명제를 삶으로 확인하고 나서 스스로 살기위해 발버둥치지 않았나싶다. 그때의 나도 안쓰럽지만, 개인주의로 점철되어 기대어 살지 못하는 지금의 나도 안쓰럽다. 40살에는 그 사람의 삶의 흔적이 얼굴에 드러난다고 하는데, 내 얼굴이 삭막해진 시대의 모습과 닮아있진 않을까 내심 걱정되기도 하다. 뭐, 벌써 많이 닮아 있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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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살, 인생은 혼자, 피해보지 않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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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잘 살라는 마지막 선물과 같은 것이다

2021. 4. 16. 21:52 삶을 살아내다/일상(日常)

 

 

 

30대 초반부터 여자 사람 친구들이 짝을 만나 가정을 이루기 시작했다. 누군가의 아내가 된 여자를 전처럼 마냥 친구로 대할 수 없었다. 친구라면 일상을 편하게 나눌 수 있어야할텐데 한 남자의 아내가 된 여자 사람 친구에게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를 시시콜콜하게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 굳이, 왜, 그 사람에게 그 이야기를 해야하는가란 질문에 마땅히 대답할 거리가 없다. 우리는 다른 길에 들어섰고 이제 서로 다른 형태의 삶을 살아간다.
그러니 결혼하는 여자 사람 친구와의 관계를 끝내는 시점은 결혼식이다. 서글프긴하지만 그간의 정든 관계를 축의금으로 마무리한다. 사람과의 관계를 물질주의로 환원시키는 우둔함이긴 하나, 어차피 멀어질 관계이니 미리 정리하겠다는 심산이 크다. 코로나시대의 청첩장에는 신랑, 신부의 계좌번호가 선명하게 적혀있다. 결혼하는 여자 사람 친구에게 미리 축의금을 보냈다. 어차피 많이 모일 수 없는 시기이고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할 것이니 미리 축의금을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애당초 내 손을 떠나버린 축의금을 다시 돌려받겠다는 마음은 없었다. 그저 잘 살라는 마지막 선물과 같은 것이다. 그래, 친구야, 네 삶의 길에서 잘 살면 되는거야. 부디, 몸 건강히 잘 지내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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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사람 친구, 잘 살라, 축의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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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어질 일이 벌어진거다. 그러니까 괜찮다

2021. 4. 11. 18:11 삶을 살아내다/일상(日常)

 

 

 

 요즘 생각이 많아지면 바로 신발 끈을 조여매고 안양천을 달린다. 관계든 일이든 일단 생각을 내려놓고 달린다. 달리면서 무엇이 문제인지 아니면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하기보다 벌어진 그 상황을 받아들인다. 이미 물은 엎어졌고 다시 주워담을 수 없다는 것 하나는 확실하기 때문이다.

 살고싶다는 농담에서 허지웅 작가가 이야기했던 것처럼 '벌어질 일이 벌어진거다. 그러니까 괜찮다.'며 몇번을 되뇌인다. 누구를 탓하고 싶지도 않고, 자책하고 싶지도 않다. 터질 일이 터진거다. 어쩌면 일종의 회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긴하지만 누구탓도 하지 않은채 상황을 받아들이면 맘이 편하다. 편한 마음으로 숨이 차오를때까지 달린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달리면서 현실을 받아들이는 연습을 한다. 그래, 벌어질 일이 벌어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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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벌어질 일이 벌어진거다, 살고싶다는 농담, 안양천, 허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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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나의 박넝쿨과 나의 합숙소

2021. 4. 3. 23:07 삶을 살아내다/일상(日常)

 

 

 운좋게 합숙소에서 1년간 혼자 지냈다. 약 25평의 아파트에 혼자 지냈으니 거실과 부엌은 내 공간이었다. 내게 필요한 기구들과 내용물들을 잘 정리해놓고 내 마음대로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다 한달전 신입이 합숙소에 들어왔다. 혼자 살고 있던터라 신입이 한 공간안에 들어오는 것 자체가 부담되고 불편했다. 굳이 왜 합숙소에 들어오려는 것이냐라는 불만도 내재되어 있었다.

 

 생각해보면 원래 합숙소는 내 전용공간이 아니다. 합숙소는 현장으로 발령받은 직원에게 주어진 혜택이며, 모든 직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이다. 좋은 기회로 합숙소를 혼자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지, 처음부터 나를 위한 공간이 아니었다. 집 전체를 혼자 사용하다가 신입사원이 합숙소에 들어오면서 나의 공간이 줄어든 것에 대한 불평을 터트리는 나를 보면서, 요나가 떠올랐다. 

 

하나님이 요나에게 이르시되 네가 이 박넝쿨로 말미암아 성내는 것이 어찌 옳으냐 하시니 그가 대답하되 내가 성내어 죽기까지 할지라도 옳으니이다 하니라
욘 4:9

 

 요나가 니느웨 백성들에게 회개를 촉구하자 그들은 그 말을 듣고 회개하였다. 그러자 하나님은 그 백성에서 재앙을 내리려고 했던 뜻을 돌이키셨다. 그 상황에 화가 난 요나는 자기를 위하여 초막을 짓고 그늘 아래 앉아서 니느웨 성읍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를 지켜봤다. 그때 하나님께서 박넝쿨을 예비하여 그늘을 만들어주어 요나의 머리를 가렸다. 그랬다가 하나님이 벌레를 예비해서 박넝쿨을 다 갉아먹게 하여 박넝쿨이 시들게 되었다. 요나의 머리를 가리던 박넝쿨이 사라졌으니, 해가 뜰때에 강한 햇볕이 요나의 머리를 쬘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나님은 이 상황을 통해 요나에게 니느웨 백성들을 향한 긍휼한 마음을 알려주셨다. 하나님의 메시지와는 별개로, 요나에게 거저주신 박넝쿨과 나의 합숙소를 함께 생각했다. 분명히, 합숙소는 처음부터 내게 거저 주어진 공간이었다. 나란 사람이 어찌 이리 간사한지, 새삼 깨닫는다. 어차피 합숙소는 원래부터 내 것이 아니었으니 지금 나의 공간에서 감사하게 잘 지내면 되는 것이다. 불만을 가질 이유도 필요도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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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느웨, 박넝쿨, 요나, 합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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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nning data(March)

2021. 3. 28. 20:00 삶을 살아내다/운동

 

 

 

 달리기 시작한 지 3주째 꾸준하게, 그리고 성실하게 안양천을 내달렸다. 목표 거리였던 10km를 3번이나 완주했으니, 뿌듯하기도 하고 잘 버텨준 종아리와 무릎에게 고맙기도 하다. 좀 더 속도를 높여서 달려볼 생각인데, 며칠전부터 오른쪽 발목이 약간 저려서 아직까지는 거리에 중점을 두되 몸 상태를 보고 조금씩 속도를 높여야할 것 같다. 취미로 하는 달리기이니 여유를 가지고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 조금씩 더 달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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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km, Running, 달리기, 발목 통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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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우울이 나의 안식처가 되기도 했다

2021. 3. 25. 19:42 삶을 살아내다/일상(日常)

 

 

 

깊은 우울에 빠져본 사람은 안다. 자기연민으로 똘똘 뭉쳐 스스로를 껴안고자 하는 그 애처로움을 말이다. 길고 길었던 취업준비 기간에 나는 나를 꼭 껴 안아야만 했다. 스스로라도 껴안지 않으면 재처럼 바스러져 버릴 것 같았다. 분명 우울이 삶에 대한 시각을 삐뚤어지게 했으나, 때론 우울이 나의 안식처가 되기도 했다. 우울의 끝에서 더이상 바랄 것도, 기대할 것도 없는 체념의 상태가 편안했다. 어쩌면 참담한 현실을 받아들이되, 크게 요동치지 않기 위하여 우울을 선택했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그러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우울한 감정도 나를 지탱시켜준 고마운 것들 중에 하나다. 역설같은 사실이다. 요즈음 우울과 고독 사이 그 어디 쯤에서 침잠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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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우울에 빠져본 사람은 안다, 우울, 우울과 고독사이, 침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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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시작한 지 17일째 10km를 오롯이 내달렸다

2021. 3. 21. 18:36 삶을 살아내다/운동

 

 

 

 

 아침부터 날씨가 흐렸다. 전날 금요 모임을 마치고 저녁 늦게 달리고 싶은 욕구가 마구 치솟았다. '에이...이미 저녁 10시가 넘었는데 무슨 달리기야' 마음속 한켠  슈퍼에고(superego)가 뛰려고 나가려던 나를 붙잡았다. 굳이 지금 나가서 달릴 이유는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달리는 행위 자체가 나쁜 것도 아니었고, 10시란 시각이 달리기하지 못할 이유로서는 타당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드(id)와 슈퍼에고를 중재하며 적절한 합의점을 찾았다. 그래, 늘 달리던 5km말고 3km만 가볍게 뛰고 오는 걸로! 기어이 신발 끈을 조여 매고 3km를 뛰고 왔다. 

 

 그리고 다음날 봄비가 내리고 있었다. 창밖에서 들리는 빗소리가 싫지 않았다. 어렸을 때부터 비 맞는 것을 좋아했다. 남들이 우산을 쓰고 비를 맞지 않으려고 애쓸 때, 나는 유유히 빗속을 걸으며 분주히 뛰어다니던 사람들을 지켜봤다. 젖은 옷이야 말리면 그만이지 않는가. 그러니 비 따위는 내게 문제 될 게 아니었다. 다시 새로 산 신발 끈을 조여 맸다.

 

 

 

 

 달리기 시작한 지 17일째 10km를 오롯이 내달렸다. 비가 오는 날이라 산책로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마음 잡고 뛰기에는 날씨도, 환경도 최적이었다. 5km까지는 힘들이지 않고 달릴 수 있었다. 5km 이후부터는 자주 달리지 않던 거리이니 몸이 놀라지 않게 잘 달래가며 조금씩 속도를 높였다.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했다. 최종 목표는 10km였지만 그 종착점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이 중요한 것이다.

 

그녀들에게는 그녀들에게 어울리는 페이스가 있고 시간성이 있다. 나에게는 나에게 적합한 페이스가 있고 시간성이 있다. 그것들은 전혀 다른 성질의 것이며, 차이가 나는 건 당연한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146쪽 -

 

 결국, 달리기에서 중요한 건 자신의 페이스로 얼마나 성실하게 목표지점까지 달려갈 수 있는가이다. 나를 추월하는 사람의 속도를 따라잡겠다고 무리하게 속도를 높이게 되면 달리는 리듬이 깨지게 되고, 결국 목표지점까지 달리기 어렵게 된다. 완주하더라도 지친 몸으로 목표점에 다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니, 나의 속도와 나의 보폭으로 얼마나 성실하게 달리는가는 달리기에서 아주 중요한 문제인 것이다. 

 

 이제 10Km를 뛰었으니 조금씩 거리를 늘려나갈 생각이다. 다만, 속도를 높여 앞으로 나아갈수록 체중이 줄어드는 느낌이다. 가녀린 몸으로 계속 뛰는 운동을 하는 것이 맞는가라는 질문이 스멀스멀 기어오르지만 하고 싶은 건 해야되지 않겠는가. 어차피 달리다가 지겨우면 그만둘 것이니 달리고 싶을 때 실컷 달리면 되는 것이다. 오늘도 한 걸음 한 걸음에 집중하며 안양천을 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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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km, Running, running pace, 달리기, 자기 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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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 각자만의 속도가 있다

2021. 3. 13. 23:43 삶을 살아내다/운동

 

 

 퇴근 후 거의 매일 거친 숨을 몰아쉬며 안양천을 뛰고 있다. 뛰다보면 나를 추월하는 사람이 있고, 내가 다른 사람을 추월하기도 한다. 추월한다기보다 내가 달리던 속도가 그 사람이 달리던 속도보다 빠르거나 느려서 내가 앞서가거나 뒤쳐지는 것뿐이다. 다 각자만의 속도가 있다. 

 

 며칠전 뛰러가기 전에 3km를 8분대에 뛴 유투버의 영상을 봤다. 단거리 선출(?)인 나는 괜한 오기가 생겼다. 객기를 부리면 망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마 그날이 꼭 그런날이었던 것 같다. 뛰는 속도를 높여서 달리는 시간을 줄여보겠다는 의지가 앞섰다. 3km를 목표로 출발할때부터 속도를 붙여 힘차게 나갔다. 1km즈음 뛰었을까, 오른쪽 종아리 근육이 지끈거리기 시작했다. 통증을 참고 조금 더 뛰었지만 속도가 붙을수록 통증은 심해졌다. 차선책으로 속도를 줄여보았으나 한번 시작된 종아리 통증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3km를 뛰지 못하고 2km에서 멈쳤다. 시간도 거리도 엉망이었다. 종아리 통증과 함께 깨달은 바는 우리에게는 각자의 속도가 있다는 것이다. 달리기 시작한 지 1주일도 되지 않았는데 꾸준하게 달려온 누군가의 속도로 달리려고 했던 내가 어리석었다. 

 

어제의 자신이 지닌 약점을 조금이라도 극복해가는 것, 그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장거리 달리기에 있어서 이겨내야 할 상대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과거의 자신이기 때문이다. 
- 무라카미 하루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중에서 -

 

 달리기도 각자의 속도가 있듯이, 우리 인생도 각자의 속도가 있다. 나는 인생의 각 지점에서 남들보다 조금씩 늦긴 했지만, 나름대로의 속도로 꾸준하게 잘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조금 늦은선상에서 나만의 속도로 달려가고 있다만, 가끔 나보다 훨씬 우월한 속도로 앞서나간 사람들을 보면 상대적 열등감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서 분명하게 생각해야한다. 우리는 다 각자만의 속도가 있다. 다만, 각자만의 속도로 얼마나 성실하게 나아가는지가 중요하며, 어느 지점에서는 속도를 높여서 이전보다는 빨리 나아가야할 때도 있을 것이다. 결국, 우리 각자의 길에서 각자의 속도로 잘 나아가면 그만인 것이다. 그러니, 남들이 뭐라하든, 우리는 우리의 인생을 살면 되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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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km 달리기, 달리기, 러닝, 오버페이스, 우리는 다 각자의 속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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