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1. 16. 16:42 삶을 살아내다/일상(日常)
당신이 얼마나 외로운지, 얼마나 괴로운지
미쳐버리고 싶은지 미쳐지지 않는지
나한테 토로하지 말라
- 황인숙 <강> 중에서 -
당신과 내가 서 있습니다. 나는 당신을 바라보고, 당신도 나를 바라봅니다. 우리는 서로 말하진 않지만, 당신이 내게 바라는 것이 있고 나도 당신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서로의 눈빛을 통해 알수 있습니다. 우리는 필요에 의해서 만났으니까요.
당신의 필요는 나의 노력으로 채울 수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만, 나의 필요를 당신이 채울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난, 상당히 까다롭거든요. 하지만 구체적으로 말하진 않을 생각입니다. 굳이 설명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귀찮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 쿨해야 하니까요.
적당한 거리에서, 적당한 예의와 적당한 배려로 일관하는 것은 당신의 필요만을 채워주고 미련없이 떠나려는 나의 이기심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굳이 나의 필요가 채워지지 않더라도 말이죠. 몹쓸 미련과 애정때문에 구차하게, 질척거리지 않겠다는 나의 단호한 의지이기도 합니다. 어차피 우리는 곧 멀어질거니까요.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은 다시 제자리를 찾아갈거니, 걱정따위는 하지 않으셔도 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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