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거(hunger, 2008)_ 옳다고 믿는 것에 목숨을 걸수 있는가

2016. 6. 2. 17:01 삶을 살아내다/일탈(逸脫)

 

 

 

감독: 스티브 맥퀸

주연: 마이클 패스밴더

 

 

 

헝거(hunger, 2008)는 메이즈 교도소에서 자신의 신념을 위해 투쟁하다가, 결국 자신의 목숨까지 내던지는 한 남자, 바비 샌즈(Bobby Sands, 1954.3.9~1981.5.5)의 실화를 다룬 영화다. 실제 바비샌즈는 아일랜드 공화국군 임시파(PIRA)의 조직원이었고, 교도소에서 정치범 지위의 회복을 요구하며 단식투쟁을 한 지도자이다.[각주:1] 제목 'hunger'는 단식투쟁을 의미하는 'hunger strike'를 줄여서 표현한 것으로 보여진다. 헝거는 고정된 시각과 롱테이크 장면, 그리고 배경음악의 배제 등의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예술적 순수함을 회복시키 위해서 자주 사용되는 기법들이다.[각주:2] 

 

 

영화는 크게 3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1부에서는 수감자들의 저항과 교도관들의 제압, 2부는 단식투쟁 선언, 3부는 단식투쟁 과정을 다루고 있다. 1부는 수감자들이 죄수복 착용과 샤워를 거부하면서 교도관들에게 격렬하게 맞서는 과정이다. 주인공은 바비 샌즈이지만 1부에서는 교도소의 교도관에 초점을 맞추어 전개된다. 영화의 교도관이 다친손을 세면대에서 씻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아무런 단서도 없는 상황에서 그 장면은 의아하기만 하다. 그가 누구인지도,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도 모르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영화가 전개되면서 교도관의 다친손은 저항하는 수감자들을 제어하기 위한 '폭력'의 결과임을 알 수 있다. 영화의 초반 카메라는 줄곧 교도관을 따라다닌다. 이를 통해 느낀것은 저항하는 자들을 폭력으로 제압해야만 하는 교도관의 삶도 늘 긴장상태라는 것과, 어찌됐듯, 그들도 자신의 직업의 신념에 따라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다. 

 

 

 

2부는 바비 샌즈와 신부의 16분간 이어지는 대화장면이다. 여기서 바비샌즈는 자신의 요구들이 권력자들에게 계속 묵살당하자 결국 그는 최후의 수단으로 목숨을 건 단식을 선택한 것이다. 그는 신부와 대화하면서 자신의 신념의 확고함을 주장하는 동시에 신부의 모순된 삶을 지적한다. 이부분의 내용자체도 전체영화에서 중요한 부분이지만, 고정된 시선으로 16분간 진행된 롱테이크 장면은 신선하기도 했지만 솔직히 지루했다. 16분간 영화에 온전히 집중할 수만은 없었기 때문이다. 예술적 순수함을 회복시키는 위한 수단으로서 롱테이크 기법이 관객의 몰입도를 저하시킬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과연 '영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측면에서 효과적일까'라는 질문이 생기기도 했다. 어차피, 감독도 '영화'란 매개체를 통해 어떠한 주제를 관객들에게 전하기 위해서 영화를 제작하는 것이 아닌가.

 

 

3부는 바비 샌즈가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서 단식하는 과정이다. 그는 단신하면서 자신의 몸을 가눌 힘조차 없어지고, 몸은 뼈가 드러날 정도로 앙상해진다. 이 과정에서 대화는 거의 없으며, 주로 그의 시각으로 사물을 바라보거나 듣는 장면들로 영화는 전개된다. 간간히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도 삽입되어 있다. 감독은 바비 샌즈가 단식하면서 겪는 과정, 즉 몸의 변화나 정신적 상태를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으며, 아주 근접한 거리에서 촬영했다. '사실주의'의 극대화라고 할까.

 

 

무튼 예술영화를 많이 본것은 아니지만, 영화가 계속 전개되면서 집중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영화에 집중하기 위해서 의식적으로 많은 노력을 가했으며, 영화를 본 후 메시지가 명확히 정리되지는 않았다. 그러했다.

 

 

 


  1. https://ko.wikipedia.org/wiki/%EB%B0%94%EB%B9%84_%EC%83%8C%EC%A6%88 [본문으로]
  2. http://www.hani.co.kr/arti/culture/movie/742800.html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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