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심장 _ 마종기

2016. 5. 28. 23:44 책과 글, 그리고 시/시에 울다






출처: www.pixelstalk.net




봄날의 심장



                           마종기 




어느 해였지?

갑자기 여러 개의 봄이 한꺼번에 찾아와 

정신 나간 나무들 어쩔 줄 몰라 기절하고 

평생 숨겨온 비밀까지 모조리 털어내어 

개나리, 진달래, 벚꽃, 목련과 라일락, 

서둘러 피어나는 소리에 동네가 들썩이고 

지나가던 바람까지 돌아보면 웃던 날. 

그런 계절에는 죽고사는 소식조차 

한 송이 지는 꽃같이 가볍고 어리석구나. 



그래도 오너라, 속상하게 지나간 날들아, 

어리석고 투명한 저녁이 비에 젖는다. 

이런 날에는 서로 따뜻하게 비벼대야 한다. 

그래야 우리의 눈이 떠지고 피가 다시 돈다. 

제발 꽃이 잠든 저녁처럼 침착하여라.

우리의 생은 어차피 변형된 기적의 연속들, 

어느 해였지?

준비 없이 떠나는 숨 가쁜 봄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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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와 삶은 맞닿아 있어야 한다.

2016. 5. 28. 23:23 삶을 살아내다/일상(日常)

출처: ru.ink361.com




언어와 삶은 확연히 맞닿아 있어야 한다. 남자와 여자사이에 친구란 없는 것이다. 그러하다. 이성관계의 시작점은 호감이다. 좋을 호(好), 느낄 감(感). 쌍방은 아니라도 어느 한 쪽은 호감을 가지고 관계는 맺어진 것이다. 나의 경우는 대부분 그렇다, 고 말할 수 있다. 연초, 이성관계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하면서 '여자사람친구는 없다'는 언어에 확신이 더해졌고, 그간 맺어온 이성관계를 정리하겠다고 다짐했다. 공유하는 기억들이 점점 줄어드는 관계들부터. 




새벽녘 10년지기 여자사람친구에게 '남녀사이에 친구가 될수 있느냐'라는 질문과 함께 장문의 카톡을 일방적으로 남겼고, 마음 편하게 잠이 들었다. 늘 이런식이다. 나만 편하면 되는 것이다. 다음날 친구는 웃음으로 그 상황을 무마하는듯 했지만, 나는 알아챘다. 황당한 이 상황에 적응 못하고 있다는 것을. 그후로 우리는 안부를 묻지 않았다. 우리의 기억은 고스란히 버리기로 했다. 불필요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감정소모는 최대한 줄여야 한다. 언어와 삶은 확실히 맞닿아 있어야 한다. 그게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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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 사막 2 _ 마종기

2016. 5. 28. 22:46 책과 글, 그리고 시/시에 울다


출처: brunch.co.kr 






고비사막 2



                             마종기 



왜 그런지 멀어지기만 한다. 

떨어져 있는 우리 사이가 사막이 되어 

앞으로 가야 할 길이 작게 보인다. 



모든 것을 감싸 안아주는

늙고 나른한 모래언덕들이 

허리 굽어 쇠잔한 걸음걸이까지 

부르럽게 안아준다. 내가 

사막에서 무너지며 네게 기댄다. 



초면인데도 옆에 마주 서서 

사막의 남은 온기를 잠옷으로 준다. 

몸의 구석구석이 벌써 포근하게 졸린다. 

자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처럼

고비 사막을 덮고 긴 잠에 든다. 



견고한 형식은 마을로 가버리고 

만져도 확실하게 쥐여지지 않는 땅, 

공기까지 가벼워 마음 편히 만날 수가 없다. 

서쪽에는 끝없이 큰 노을이 퍼져 있어 

아무리 기다려도 밤이 오지 않는다. 



주위를 돌아보니 뭐가 그리 바쁜지 

모두들 말없이 떠나고 말았다. 

가고 또 사라지기만 하는 고비 사막에서는 

누구나 혼자라는 것 어차피 알게 되는구나. 

하늘은 끊어지지 않아 춥기만 하고

별은 너무 많아 방향이 잡히지 않는다.

이러다 죽으라는 말이 환청으로 들린다. 

고개 들어 무작정 멀리 바라보니 

그래도 살아가라는 말이 또 뒤쫓아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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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공단 필기] 2016년 한국수력원자력 대졸수준 인턴(토목)

2016. 5. 19. 13:40 자료공유/취업

 

2016년 한국수력원자력 1차 대졸수준 인턴(토목) 필기시험

 

 

1. 시험일자: 2016년 5월 15일

 

2. 입실시간: 10시 30분까까지

 

3. 수험자 안내시간 : 10시 40분 ~ 11시 10분 (30분)

 

4. 시험시간(NCS 및 직무역량) : 11시 10분 ~13시 (110분)

 

5. 시험관련 사항 

 

1) 시험문항 125문항: [30문항(한수원 상식, 한국사, 전공), NCS(95문항)]

 

2) 시험내용

 

ㄱ. 한수원 상식

 

- 한수원 홈페이지(핵심가치/미션 및 목포/경영목표) 참고

http://www.khnp.co.kr/content/48/main.do?mnCd=FN030201

 

ㄴ. 한국사

 

ㄷ. 전공

 

- 응용역학

→ 모멘트 구하는 문제

→ 세장비와 관련된 문제

직경 D인 원형기둥의 5m의 세장비가 100이 되기위한 직영 D는 얼마인가?

 

- 수리학

→ 동수경사선

 

- 측량학

→ 지형도 작성과 관련된 문제

 

- 토질 및 기초

→ 최적함수비와 함수비의 관계에 대한 문제

 

- 상하수도

→ 관의 부식(황화수소)와 관련된 문제

→ 계획오수량에 대한 문제

→ Cavitaiton에 대한 문제

 

- 토목과 관련된 전공이 전반적으로 출제됨.

- 필기고사 난이도는 기사시험과 유사함.

 

ㄹ. NCS

 

6. 유의사항

 

1) 수정테이프를 제외한 개인필기도구를 사용할 수 없음. 감독관이 배부하는 컴퓨터용싸인펜만 사용 가능함

 

2) 한수원측에서 별도의 시간배분이 없이 시험을 진행되기 때문에, 본인이 직접 시간을 분배해서 125개의 문제를 풀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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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자와 남은 자

2016. 5. 17. 19:44 신앙/교회

 

 

 

출처 : http://m.blog.naver.com/hl1oye/220345268983

 

 


 

 

교회가 무엇일까. 많은 생각들로 다시 머리가 복잡하다. 교회의 올바른 방향성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져보지만, 현실앞에서 '참된 교회가 무엇인가', 다시 묻게 된다. 참된 교회로서 드러내야할 표지는 말씀의 순수한 전파, 성례의 정당한 집행, 권징의 신실한 이행이라고 배웠다. 학계에서 세번재 항목을 추가하느냐 마느냐의 논쟁이 있긴하지만[각주:1], 일단 배운바대로 받아들이자면 그렇다. 분명 제도적인 측면에서 바라보자면 참된교회로서 드러내야 할 표지들을 나타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또 다른 제도적인 측면에서,  떠나는 자와 남아있는 자들이 극명한 차이는 무엇인지. 명백한 죄에 대하여 회개하라는 권고에 순종하느냐, 순종하지 않느냐에 따라 떠나는 자들과 남아있는 자들이 나뉘게될 뿐... 남아 있는자에게 참된 신자로서 가지고 있는 특별함은 무엇인지 묻게된다. 그리고 나에게도. 떠난 자들과 무엇이 다른가. 가족이기주의, 지역이기주의, 우리들만의 리그에 갖혀있는 이 답답함은, 복음과 교회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나의 우둔함에서 비롯된 것일까. 메아리처럼 돌아오는 질문들만 무성하다. 

 

 


 

 

 

    

  1. 박혜근. (2013). 권징 (Church Discipline) 의 교회론적 의의. 개혁논총, 26(단일호), 243-296.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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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봄이다.

2016. 5. 17. 19:16 삶을 살아내다/일상(日常)

 

 

출처 : sskn1324.tistory.com

 

 


 

매번 돌아오는 봄이다. 사랑을 논하고, 벚꽃을 노래하며, 설렘을 간직한다. 다른이들은 말이다. 봄날, 사랑을 논하다 사람을 떠나보냈고 만개한 벚꽃을 보고 들뜨지 않았으며 따스한 햇살이 비추던 도서관에서 묵묵히 책을 읽었다. 그리고 어느 5월의 새벽녘 자취방에 덩그러니 홀로 남아 밤잠 이루지 못했다. 더욱이, 난 사람을 찾지 않았다. 그러하다. 나는 '봄'과는 상관없이 삶을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다. 경험적 사실을 근거로 '봄'이란 단어를 나만의 언어로 제한시킨다. 봄이라 해서, 초록빛이 만연하고, 사람들이 들뜨고, 사회가 봄을 찬양한다고 해서, 달라질건 없는것이다. 봄은 봄이다. 그걸로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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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2016. 5. 17. 19:04 삶을 살아내다/일상(日常)의 글

 

 

 

 

 

 

 


 


 

 

 

설거지를 하다가 그릇이 두 조각 났습니다. 금이 가있었나봅니다. 나도 모르게 엄지와 검지로 날선 유리를 붙들고 말았습니다.  뭔가 깊숙히 들어오는 느낌이 들긴했습니다만, 놀라지  않았습니다. 혼자 있을때 무덤덤해야 합니다. 단법석 떨어봤자 남는건 피로함뿐입니다. 다행히 상처가 그리 깊진 않습니다. 흐르는 피를 보고 몰려오던 잠이 확 달아났습니다.

 

 

피가 쉽게 멈추지 않습니다. 반창고라도 붙여야했기에 고시원 앞 편의점에 갔습니다. 피가난 손가락으로 반창고를 집어들고 계산대로 향합니다. 점원은 피가 흐르다 말라버린 검지와 반창고를 번갈아 봅니다. 그리고 나를 힐끗 쳐다봅니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별거 아닙니다, 라고 대꾸라도 해줘야 하나 했지만, 그냥 카드를 건냅니다. 무덤덤하게 아픔을 직면하고 대수롭지 않게 반창고를 붙히는 나는 아무래도, '고통'과 '아픔'이란 언어와 닮아있는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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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 회복 _ 마종기

2016. 5. 9. 18:11 책과 글, 그리고 시/시에 울다

 

 

 

 

 

 

출처: www.online-instagram.com

 

 

 

 

 

국적 회복

 

 

                                마종기

 

 

 

1

 

그해에 나는 처음으로 젊었었다.

계절이 갑자기 끝나버린 그 여름,

군가도 더위에 녹아버리고 말았다.

동기 군의관들이 힘들게 면회 와서

감방에서 나보다 먼저 울었다.

내게 다시는시원한 날이 안 올 듯

한여름에 겨울옷을 놓고 갔다.

 

 

숨어 사는 쓰레기 소각장에서

남은 시도 다 태우고 풋정도 함께

끝없는 연기로 태웠다. 냄새까지 감춘

연기가 억울하다고 내게 속삭였다.

그 초라함과 삼켜도 안 넘아가는 모욕을

차가운 침묵의 태연한 재로 만들고

가볍고 이승의 바깥으로 나를 버렸다.

미련을 남기지 않는 고결한 변신,

나도 그쪽으로 가리라 각오했었다

입술을 깨물며 맛도 색깔도 변한 피를 삼켰다.

 

 

 

2

 

내가 미워했던 고국이여,

잘못했다. 긴 햇수가 지나도

계속 억울하고 서러웠다 .

치욕의 주먹이 미칠 것 같은

머리와 목덜미를 치고

내 앞길에 대못을 박았다.

더 이상은 선택이 없었다.

 

 

그 사이에 내가 늙고

기다려주리라는 꿈은

결국 실현되지 않았다.

계절이 바뀌어도

한 묶음의 세월이 지나도

산과 강이 옷을 벗어도

실현되지 않았다.

그렇게 혼자서 흘러갔다.

가다 보니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나는 믿었다.

물고기는 물고기끼리

낙타는 낙타끼리

나비는 나비끼리

그리고 사람은 사람끼리

언젠가는 서로 화해한다.

그 따뜻한 속내만을 믿었다.

누구에게도 손 내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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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뜰이 푸르다 _ 김경미

2016. 5. 5. 22:09 책과 글, 그리고 시/시에 울다

 

 

출처: www.sopoongp.com

 

 

 

뒤뜰이 푸르다

 

 

                                     김경미

 

 

 

그건 참 다른 일

 

 

앞마당 나무들이 봄빛에

새파래지는 건

봄이니 당연한 일

봄은 앞이고 앞마당은 앞이고 햇빛도

앞에다 다 쓰니 당연한데

 

 

햇빛들 한 번도 거기까지 돌아와보지 않았을

뒷그늘이 어느 날 갑자기

흰빛을 키운 건

검은 그늘이 저 혼자 색깔을 연마해

갑자기 초록을 내 뿜는 건

 

 

아무리 봄이어도 참 다른 일

 

 

뒤뜰이 앞이 됐더라 누군가 중얼대는 건

그 자수성가 구경하려 갑자기 몰려가

녹슨 문을 떠니는 건

 

 

아무리 봄이어도

참 다른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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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novo Ideapad z585, 자결하다.

2016. 5. 5. 16:47 삶을 살아내다/일상(日常)

 

 

 

 

 

지난 2일전 Lenovo Ideapad z585는 159개의 window 업데이트를 자동으로 한 다음, 자결했다. 자신의 본체를 불사르려고 했던 탓에 우측 자판은 손이 닿으면 뜨거울만큼 달아올랐다. 카페에서 하릴없이 뜨거운 카푸치노만 연신 들이켰다. 

 

 

한 가닥의 생명의 끈을 잡고 싶어 다시 전원키를 눌렀다. 어, 불이 들어온다. 살아있다는 신호다. 소생하는가 싶더니... 다시 폭발할 것처럼 팬이 돌아간다. 그러다 몇 번을 졸도했다. 다시 반응이 없다. 짜증나게 말이지. 이 망할놈의 z585 같으니라고. 미리 알려주고 죽던가. 나보고 어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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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 _ 마종기

2016. 5. 3. 18:25 책과 글, 그리고 시/시에 울다

 

 

 

 

 

출처: www.toonpool.com

 

 

 

귀향

 

 

                                  마종기

 

 

 

1

 

돌아왔구나, 하고 친구가 말했다.

오래도록 나가서 떠돌며 살더니

이 일 저 일 털어내고 맨손으로

돌아왔구나, 하고 나를 잡아준다.

그런데 나는 정말 돌아온 것일까.

나 살던 동네도 모습 찾기 힘들고

알던 사람들 목소리 들리지 않는다.

 

 

 

2

 

그날은 저녁부터 밤새 비가 내렸다.

소름 끼치게 혼자 있지 않으면,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체질인 것을 알았다.

어떻게 남보다 많이 젖지도 않고

속내의 나를 모두 보일 수 있으랴.

그날은 떠난 날부터 시작되었다.

아무도 가보지 못한 곳에서 숨쉬는

신선하고 정결한 단어를 찾으려고

방향도 정하지 못한 채 낚싯줄을 던졌다.

 

 

 

3

 

알겠지만 나는 처음부터 너를 떠나지 않았다.

지난 며칠 왠지 밤잠을 설쳤을 뿐이다.

얼굴과 머리는 늙어 낙엽으로 날리지만

한 평 침대에 누운 저 꽃 잠 깨기 전에

재갈 물린 세월아, 모두 잘 가거라, 잘 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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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를 꿈꾸며 _ 마종기

2016. 4. 30. 14:35 책과 글, 그리고 시/시에 울다





출처 : brunch.co.kr




헤밍웨이를 꿈꾸며 



                                                  마종기 



그랬지. 나는 늘 떠나고 싶었다. 가난도 무질서도 

싫었고 무리지어 고함치는 획일성도 싫었다. 떠나

고 또 떠나다 보니 여기에 서 있다. 낡고 빈 바닷가, 

잡음의 파도 소리를 보내고 산티아고 노인을 기다리

고 싶다. 남은 생명을 한 판에 다 걸고 집채만 한 고

기를 잡았던 헤밍웨이의 어부를 만나고 싶다. 그 쿠

바 나라 노인은 나를 기다리며 감추어둔 회심의 

소를 그때 보여줄 것이다. 해변에 눕는다. 해변이 

천히 그림자를 옮기면서 나를 치며 가라고 할 때까

지 계획 없이 떠나니던 내 생을 후회하지 않겠다. 

가 무리를 떠나온 것은 비열해서가 아니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래, 아직도 말할 수 있다. 노을이 키웨스

트 해변에 피를 흘리고 흘려 모든 바다가 다시 무서

워질 때까지, 그리고 그 바다의 자식들이 몰려나와 

신나는 한 판 춤을 즐길 때까지.



마흔두 개의 섬을 연결한 마흔두 개의 다리를 건

너며 차를 달려 네 시간 만에 도착한 섬. 어느 다리

는 길이가 30리 정도까지 되어 가늘게 흔들리며 

망 바다에 떠 있어 어지러웠지만, 헤밍웨이는 야자

수밖에 없는 그 마지막 섬에 프랑스 미녀를 데려와 

넷째 부인으로 살림을 차리고 말술을 마셨다. 그 중

간에는 사람 열 배 크기의 상어를 잡고 거대 다랑어

를 잡고 아프리카에 가서는 사자와 표범과 코뿔소를 

피투성이로 죽이고 종국에는 그 총으로 더 늙기 전

에 미리 죽어버린 남자. 그가 쓴 통 크고 시야 넓은

은유의 글을 읽다가 나도 통 큰시를 꿈꾸며 모든 의

심과 열등감을 밟고 방을 뛰쳐나온다. 갈 곳은 없지

만 눈은 크게 뜨고 아직은 갈기 사나운 수사자를 꿈

꾸며, 가슴을 펴고 바다같이 넓은 시를 꿈꾸며, 다시 

한 번 키웨스트의 헤밍웨이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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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에 시집을 사다

2016. 4. 28. 22:41 삶을 살아내다/일상(日常)




시집 두권을 샀다. 봄의 나른함을 시의 고독함으로 지우고 싶었다. 봄과 여름의 촘촘한 간격을 기억하고, 그 짧고 나른했던 봄날에 햇볕을 벗삼아 읽었던 시들을 떠올리고, 시를 읽으며 사람이 보고싶어 흘렸던 한방울의 뜨거운 눈물을 그리워하고, 사람을 찾지 않았던 그 봄날을 곱씹는다. 



새벽에 시집을 펴서 몇개의 시를 읽다가 다시 덮었다. 시들은 꿈적하지 않았고, 하나의 글로 버텼다. 시는 시로 남았고, 나는 시를 읽지 못했다. 아, 봄의 새벽이여. 다시 잠들지 못하는 시간속에서 마종기 시인의 『첫날밤』을 떠올렸다. 다음날 다시 시집을 펼쳤다. 시가 아무런 의미없는 문장으로 읽히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조심스레 시들을 읽었다. 시구가 가슴팍에 새겨지고, 시를 몇번이나 읽고 되뇌인다. 시에 줄을 긋는다. 철자로 정없는 일직선을 긋지 않는다. 지식의 사유욕과 직선은 어울린다만, 감성의 욕구와 직선은 평행선을 달릴뿐 교점이 없다. 엄지와 검지로 힘을 주어 선을 굵게 긋는다. 시와 나의 교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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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태나 평원 _ 마종기

2016. 4. 23. 12:13 책과 글, 그리고 시/시에 울다




출처 : mlbpark.donga.com 






몬태나 평원



                            마종기



모두 너를 모른다고 돌아갔지. 

그렇게 사철을 열심히 살면서도 

큰 눈으로 한번 웃지도 않고 

억울하다 소리쳐 울지도 않으니 

누가 거칠어진 네 속을 알아볼 수 있겠니. 



헤어져본 사람만은 안다. 

수척한 겨울, 눈보라 치는 이마에 

억새밭이 얼어서 떨고 있는 의미를 

그 넓은 소리 지평선까지 갔다 오는 동안

참기만 하면서 포기하는 네 나이의 고행. 



그래 울어야 한다, 별들의 얼굴아, 

북부 몬태나 주에서는 얼마나 어렵게 

하늘과 땅이 만나 몸 녹이다가

새벽녘 되어서야 아쉽게 헤어지는지.

그리워해본 사람만은 안다. 

이방의 평원이 아니더라도 어디서나 

인생이 얼마나 작고 쓰고 한없이 얇은지를, 

겨울 새벽이 얼마나 곱고 뼈아픈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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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건화 엔지니어링

2016. 4. 23. 11:39 자료공유/취업

 

 

2015년 하반기 건화엔지니어링 합격자소서 다운로드(유료):

http://www.happycampus.com/doc/14284974/

 

2015년 하반기에 진행된 <건화 엔지니어링 면접>에 대한 내용들을 공유한다.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Q. 면접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A. 면접은 조별로 진행되며, 한 조는 약 5-6명으로 구성된다. 면접은 기술, 영작, 영어회화, 인성으로 크게 네가지로 나뉘며, 조별 및 면접시간별로 순서가 다르다. 예를 들자면, A조(오전 9시)는 인성 - 영어회화 - 기술 - 영작 순으로 진행되며, B조(오전 11시)는 영어회화 - 인성 - 기술 - 영작 순으로 진행된다.  각 면접영역별 쉬는시간은 짧게는 5분, 길게는 35분이다. 아래의 사진 그림 1, 그림 2를 참고하라. 



그림 1. 면접 시간표의 일부분


  그림 2. 면접 시간표의 전체



 Q. 인성 면접은 어떻게 진행되며, 무엇을 묻는가?


A. 면접실에서는 3명의 면접관이 앉아 있다. 가장먼저 개별로 자기 소개를 시킨다. 자기소개가 끝난 후 면접관은 '국정화 교과서'에 대한 의견(찬/반)을 물었다. 면접자별로 대답을 하면, 그에 대해서 면접관이 다시 질문을 하는 경우가 있다. 면접에서 정치적 성향을 점검당하고 있다는 느낌도 받았다.  



 Q. 영어회화 면접은 어떻게 진행되며, 무엇을 묻는가?


A. 영어회화 면접은 1:1로 진행되며, A와 B로 나뉜다. A의 면접관은 원어민이고, B의 면접관은 회사의 한국인 간부다. 영어회화 B의 경우, 면접실에 들어가면 먼저 면접관과 한국어로 잠깐의 이야기를 나눈 후, 면접관이 이제 영어로 이야기하겠다고 말하면 실질적인 면접이 시작된다. 


영어회화 면접의 질문은 정치, 사회, 외교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프랑스 테러, 김영삼 서거, 독도분쟁> 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그 당시 사회의 쟁점에 대해서 질문을 하기 때문에 미리 공부해서 영어답변을 준비해 둘 필요가 있다.  

 
 

 Q. 기술 면접은 어떻게 진행되며, 무엇을 묻는가?


A: 면접실에는 면접관 2명이 앉아 있으며, 개별로 진행되며 면접시간은 약 5~20분 정도 소요된다. 기술면접이긴 하나 인성면접에 관한 내용들도 함께 묻는다. 심층 인성+기술면접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면접내용은 아래와 같다 .


1. 인성면접

1) 자기 소개(한국어 또는 영어)

2) 설계회사 지원 이유

3) 노조설립에 대한 찬성 또는 반대


2. 기술면접

1) 개수로와 관수로의 차이 설명

2) 클레임(Claim) 용어 설명

3) 초기우수관에 대한 설명



 Q. 영작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영작은 개별로 책상에 앉아서 진행되며 문제는 크게 문법과 독해로 나뉜다. 문제를 푸는 시간은 약 15분간 주어지며 비즈니스 관련된 용어와 지문들이 자주 출제된다. 



 Q. 면접과정에서 참고하면 좋은 것은 무엇인가?


면접이 진행되는 순서가 다르기 때문에, 오전에 미리 면접보러 온 친구가 있다면 각 영역의 면접의 질문들을 미리 물어보고 그에 대해 준비할 수 있다. 



Q. 면접비는 얼마를 주는가?


3만원

 

 

2015년 하반기 건화엔지니어링 합격자소서 다운로드(유료):

http://www.happycampus.com/doc/14284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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