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7. 2. 22:00 삶을 살아내다/일상(日常)의 글
최종면접을 치른 다음날, 경주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 면접을 진행하던 직원은 면접 당일이나 그 다음날 합격자에게 개별통지하겠다고 무덤덤하게 말했다. 면접을 마치고 나오면서 생각보다 선전했다고 자부하던 나를 떠올리며 계속 폰을 어루만졌다. 합격전화가 올 수도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자다가 일어나기를 서너번 반복했다. 동서울에서 경주로 향하는 4시간동안 나는 간절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간절히 원했고, 안절부절했다. 이토록 무언가를 원했던 적이 있었던가. 손목시계의 시침이 5시를 넘어설때쯤, 모든 기대를 버려야 할 수도 있다는 실망감이 구체적인 짜증으로 드러났다. 혼자 지껄였다. 'XX, 짜증나게..., 2016년 상반기는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는건가...' 그리고 한참동안 스쳐지나가는 풍경을 무미건조하게 바라봤다. 감사보다는 불평과 원망이 앞섰다.
집에 도착해서 바닷가를 거닐었다. 바닷가에서 불어오는 짠내가 좋았다. 본디 촌놈이라, 빡빡한 서울이랑 어울리지 않는다. 불어오는 바람과, 밀려오는 파도를 바라보며, 말을 삼키고 또 삼켰다.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자며, 화내며 속으로 웅얼거렸다.
원칙과 상식을 저버린 사회 _ 대한민국 (0) | 2016.10.25 |
---|---|
공기업 계약직을 거절한 세가지 이유 (0) | 2016.09.26 |
나도, 한때 군인이었다. (0) | 2016.05.30 |
나는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0) | 2016.05.17 |
마음의 빚을 청산하다 (0) | 2016.04.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