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신 이도 여호와시요, 거두신 이도 여호와시니라

2023. 12. 2. 21:38 삶을 살아내다/일상(日常)

출처: https://m.blog.naver.com/seungmiart/221192843862

 

 어젯밤 저녁 아내의 소변에서 핏빛이 비쳤다. 내심 두려웠다. 아직 태중에 있는 자그마한 생명체의 심장박동소리를 듣지 못했다. "어쩌면, 아니야..." 발생하지도 않은 일을 미리 생각하는 건 불안을 가속화시킬 뿐이다. 이순간 내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 무엇인지 생각했다. 욥기의 고백이 떠올랐다.   

 

"주신 이도 여호와시요 거두신 이도 여호와시오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송을 받으실지니이다" (욥기 1:21)

 

 10월까지 자연 임신이 되지 않으면 시험관을 시도하려고 했다. 근데 때마침 조그마한 생명체가 우리에게 찾아온 것이다. 생명의 주관자이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가장 적절한 때에 아이를 보내주신 것이다. 내가 할 일은 우리가정에 새생명을 보내주신 하나님을 그저 믿고 감사하는 것이다. 그런데, 초음파로 아기의 집을 실제로 보고나서 혹시나 생각하지 않았던 일이 생길까봐 두려워했다. 불신앙의 또 다른 모습이었다. 창조자이자 만물의 주관자이신 하나님에게 우연이란 없다. 그러니,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우리에게 가장 선하신 것을 베푸신다는 그저 믿으면 되는 것이다.

  이른 아침, 아내와 함께 산부인과를 방문했다. 마음 속 불안함은 여전히 존재했지만, 다시 하나님이 생명의 주관자이심을 기억하며 별일 아닐 거라고 속으로 되뇠다. 다행히, 아내의 상태도 크게 나쁘진 않았다. 병원에 진료 접수를 하고 의사 선생님을 만나기만을 기다렸다. 20분쯤 지났을까, 아내의 이름이 호명되었고 아내를 따라 진료실에 들어갔다. 선생님께 지난밤 소변에서 핏빛이 비쳤다고 말씀을 드렸고, 선생님께서는 초음파로 한번 검사해보자고 말씀하셨다. 아내와 함께 초음파 화면을 응시했다. 선생님께서 초음파 장치로 이곳 저곳을 만지니까 서서히 아기집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번때 보이지 않았던 난황과 아기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 다행이다. 선생님께서는 심장박동 소리도 들을 수 있겠다면서 아기쪽으로 초음파 장비를 가지고 가셨다. "쿵쾅쿵쾅" 조그마한 생명체의 심장이 박동하기 시작했다. 불안이 절정의 기쁨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기쁜 마음으로 집에 돌아가면서 다시 생각한 것은 나의 연약함이었다. 나의 마음이 얼마나 빨리 두려움과 불안에 빠지는지, 얼마나 자주 불신앙의 모습을 드러내는지, 신앙의 불편한 민낯을 직면했다. 다시 소망하는 것은 두려움이 몰려올 때마다 나의 마음이 가는 대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존재의 위대함과 전능하심을 온전히 바라보는 것이다. 욥의 고백이 나의 진정한 고백이 되기만을 기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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