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8. 24. 21:40 삶을 살아내다/일상(日常)의 글
성난 목소리로 나를 위협했던 민원인이 다시 찾아온다는 전화를 받고나서 마음이 불안해졌다. 발생하지도 않은 일을 염려하며 내심 마음 졸이고 있었다. 지난번 민원인과 불미스러운 사건이 있었던 탓에 목소리를 높이는 민원인을 만나면 마음이 불안해진다. 다시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까봐 지레 겁먹는다. 겁먹은 탓에 상스러운 말로나를 몰아부치는 민원인에게 굳이 맞대응하지 않는다. 근데 알량한 자존심일까. 물러서지 않고 굳이 버티고 앉아있는다. '또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을 아닐까' 노심초사하면서 말이다. 뭐, 어쩔 수 없는 겁쟁이인가 보다.
혼자서 불안해하는 나를 보면 안타깝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그런 나에게 하는 말이 있다. '굳이 그래봤자 민원인한테 멱살 잡히기밖에 더하겠어?' 그래, 막연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최악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자. 그 상황이 발생하면 정신적으로 좀 힘들 수 있겠지만, 그 상황이 아주 최악은 아니다. 불안한 마음을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면 마음은 한결 편해진다. 그래, 고작 그 정도일 뿐이다.
한편으로는 신자로서의 삶을 살아볼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지난번 내게 해를 가한 민원인을 완전히 용서하진 못했다. 하지만 그때 나는 맞대응하지 않았고 분내지 않았다. 당황해서 아무런 대응도 못 했지만, 결론적으로 이성적으로 잘 대처했다. 이번 일을 통해서도 신자로서의 삶을 조금 더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인내하고 견디는 삶에 대해서 말이다. 십자가로 인한 고난은 아니지만, 충분히 성숙한 인간으로 나아갈 좋은 기회이긴 하다. 잘 헤쳐나가기를 스스로 응원한다.
아무래도 미루어두었던 일은 다시 미루어야 할 것 같다 (0) | 2022.09.29 |
---|---|
여기가 로도스다, 여기서 뛰어라! (0) | 2021.08.28 |
낡은 집에 대한 불편함도 한몫한 것 같다 (0) | 2021.08.13 |
그저 잘 살라는 마지막 선물과 같은 것이다 (0) | 2021.04.16 |
요나의 박넝쿨과 나의 합숙소 (0) | 2021.04.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