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흔적 -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2019. 1. 14. 14:07 삶을 살아내다/일상(日常)

 

출처 : http://www.dotomari.com/618

 

 

어제 지인 부부를 만나 밥을 먹고 차를 마시면서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들의 근본적인 연결 고리는 기독교이었다. 만남의 시작은 그랬다. 그런데 어제 우리가 나눈 이야기의 대부분은 세상 사람들이 흔히 다루는 주제이었다. 대화를 나누면서 주제의 흐름을 바꾸고 싶었지만, 결국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상대의 관심사가 나와 많이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이 강했기때문이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아니 더 근본적인 질문이 떠올랐다. '신자는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 기본적인 일상생활에 관한 모든 행위를 그만두고 신자로서만 살자는 것이 아니다. 나는 그렇게 살 용기도 없다. 집도 돈도 다 포기하고 예수님만 따를 용기가 없다.

 

신자는 분명히 자신만을 위해 사는 존재는 아니다. 자신의 삶의 규모를 정하고 삶의 올바른 방향성을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 자신의 삶를 위해 100의 100을 다 쓰는 것은 불신자와 다를바 없는 삶이다.

 

내가 요즘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되돌아보고 있다. 최근에는 여행준비에 정신을 뺏겨 다른 것에 신경쓰지 못했고, 그전에는 또 다른 것들로 인해 정신이 팔려 있었다. 대부분이 다 나를 위한 것이었음은 분명하다. 근데 여기서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은 방향인가"란 측면에서 생각해볼 때 주의해야 할 것은 이분법적인 사고이다. A가 아니면 B라는 논리 구조로 생각하게 되면 결국 또 율법적인 행위의 악순환에 빠져들 수 있다. 성경에 근거하되, 지혜롭게 생각해야 한다. 타당한 근거들을 마련하고 다양한 측면에서 사고하고 올바른 방향성을 생각하는 것이 옳다. 다시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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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프지 않으려고 시작한 일이었다

2018. 9. 10. 13:35 신앙/교회

 

 

 

 

 

 

늦은 새벽까지 잠 못 이루고 뒤척였다. 머리가 아프고 또 아팠다.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더이상 아프고 싶지 않다'고 되뇌였다. 교회를 떠나느냐 남느냐를 결정하는 일이 고된 일이겠지만 혼자 끙끙 앓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긴 마찬가지였다.

 

아프지 않으려고 시작한 일이었다. 끝을 보고 싶었다. 극단의 선택만 존재할 뿐 애당초 중도는 없었다. 처음엔 쉽게 마무리될 거라고 생각했다. 이삼주면 끝날 줄 알았던 대화가 두 달간 지속되었다. 대화는  선 언어로 가득 채워졌다. 어느 단어 하나 쉽게 내뱉을 수 없었다. 나의 언어가 되레 내 목줄을 조일 수도 있다. 단어의 정의와 맥락적 이해의 반복, 예상했던 일이었지만 생각보다 고된 일이었다. 대화가 끝나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지친 몸으로 방에 기대어 헛구역질만 내뱉다 쓰러져 자기 일쑤였다. 지랄같은 흙탕물 싸움을 빨리 끝내고 싶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상황은 더 복잡해졌다. 대화의 끝을 알 수 없었고 대화는 이미 내 영역을 벗어났다.

 

결국 사달이 났다. 감정이 뒤틀린 채로 극단적인 결정을 내렸다. 번복하긴 싫었다. 완강한 고집이었다. '마지막'이란 단어를 가슴 깊이 새겼다. 마음은 이미 멀어졌으니 미련따윈 없었다. 떠나려고 했던 그 날, 예상치 못했던 한가지 변수가 있었다. 설교 말씀이었다. 큰 결정을 내릴 때 매번 날 돌이키게 했던 것이 말씀이었는데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말씀 앞에 나의 행동과 언어와 생각을 비추어봤을때 어느 것 하나 떳떳할 수  없었다. 막다른 길이었다. 다시 돌이킬 수밖에...

 

돌아섰지만 돌아서지 않았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돌아서겠다고 말했지만 돌아설 수 없었다. 경험에 근거한 완고한 생각이 좀처럼 부서지지 않았다. 땅을 딛고 있다는 경험만큼 확실한 것이 없다만, 믿음의 영역에서 경험에 의존할 수만 없다는 것도 분명한 일이었다. 벌어진 생각의 틈에서 다시 움직이지 못했다. 생각이 제자리를 맴도는 것은 돌아서겠다고 말한 이전과 다를바 없었다. 다른 게 하나 있다면 지금의 싸움은 나와의 싸움이었다. 다른 국면이었다.

 

 

관련 글

 - #2. 나를 설득하는 일이 가장 어렵다 : http://kangsy85.tistory.com/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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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_ 사소한 그 어떤 것들

2018. 1. 16. 22:12 삶을 살아내다/일상(日常)





선과 악은 모두 로 증가합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과 제가 매일 내리는 작은 결정들이 한없이 중요한 것입니다. 오늘 아주 작은 선행을 하는 것은 마치 전략적 요충지를 점령하는 일과 같아서, 몇 달 뒤에 꿈도 못 꾸었던 승리를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반면에 오늘 겉보기에 사소한 정욕에 빠지거나 화를 내는 것은 적에게 고지나 선로나 교량을 내주는 일과 같아서, 바로 그 길을 통해 적의 공격을 받게 될 수 있습니다. 



- C. S. Lewis, 장경철, 이종태 역, 『순전한 기독교』, 홍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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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마침표

2016. 11. 29. 18:09 삶을 살아내다/일상(日常)






친구를 통해 보낸 축의금은 마지막 인사였다. 잘 지내라는 말대신, 그간 알고 지냈던 과거의 무게를 담아 보낸 유형의 인사였다. 10년의 시간을 돈으로 환산할 수는 없지만 공유하는 기억만큼 돈을 보냈다. 다시 관계의 마침표를 찍었다. 



잘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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