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이별

2018. 1. 27. 20:24 삶을 살아내다/일상(日常)




아무것도 모르는 초등학교 시절, 아버지가 교통사고를 크게 당해 병원에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엄마와 함께 급히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가는 길에 나는 울기만했다. 아무것도 몰랐지만, 아버지와 이별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어린 나를 불안하게 했던 것이다. 그렇다. 처음부터 이별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었다. 이별을 굉장히 두려워하는 사람이었다. 


한 사람을 슬며시 지웠다. 나이가 들면서 여러가지 상황으로 인해 사람들이 떠나가고, 나도 사람들을 떠난다. 이별이 낯설지 않다. 익숙하다고 해야하나...근데 정말 익숙한 것인지 아니면 익숙한척 하는건지 나도 분간이 잘 안된다. 사람을 보내기 전에 미리 내 감정들을 고스란히 정리하는 습관때문일까.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그깟 일에 감정을 소모하거나 쓸데없이 질척거리고 싶지 않아서일까... 아니, 내겐 별로 중요하지 않았던 사람이니, 아무렇지 않았으리라, 아무튼, 마지막 인사를 보낸다, 잘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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