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고해다

2017. 9. 17. 21:17 삶을 살아내다/일상(日常)




'힘들다'고 말하는 순간, 모든 것이 무너져내릴까봐 새어나오는 말들을 억지로 삼켰다. 무수한 언어들을 삼키는 대신, 입술을 굳게 다물고 이를 다시 꽉 깨물었다. 나에게 간곡히 부탁했다. '흔들리더라도 넘어지지는 말자...' 마지막 부탁이었다. 



아팠던 시간 속에서 기적을 보고 싶어 당신을 찾은 건 아니었다. 숨통을 조여오는 두려움에 당신이 보고 싶었다. 당신 앞에 덩그러니 쓰러져 울고 싶었을뿐이다. 막상 당신 앞에 섰는데 굳어버린 마음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고통은 바짝 말라 있었다. 울음은커녕 말도 제대로 못했다. 결국, 몇마디 말 밖에 내뱉지 못했다. 



어쩌면, 기적을 바라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기적을 바라지 않았는데, 기적을 바라고 있었다. 근데 그 알량한 자존심이 문제였다. 'XX, 구차하게...' 구차해지기 싫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하는게 맞을 것 같다. "됐습니다. 아니요, 됐습니다." 그렇게 다시 집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돌아오는 길에 나직이 읊조렸다. "삶은 고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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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 _ 마종기

2016. 8. 25. 20:01 책과 글, 그리고 시/시에 울다




<출처: bluecys.tistory.com>




기적



                             마종기 




추운 밤 참아낸 여명을 지켜보다

새벽이 천천히 문 여는 소리 들으면 

하루의 모든 시작은 기적이로구나. 



지난날 나를 지켜준 마지막 별자리,

환해오는 하늘 향해 먼 길 떠날 때

누구는 하고 싶었던 말 다 하고 가리 

또 보세, 그래, 이런거야, 잠시 만나고-



길든 개울물 소리 흐려지는 방향에서 

안개의 혼들이 기지개 켜고 깨어나고

작고 여린 무지개 몇 개씩 골라 

이 아침의 두 손을 씻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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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낮은 데서 피는 꽃 _ 동반성장을 추구하는 교육에서 '희망'을 이야기하다

2013. 1. 12. 20:15 책과 글, 그리고 시/서평(書評)

 

 

이지성, 김종원 지음 / 유별남 사진

 

 

 "한 명의 뛰어난 인재가 만 명을 먹여 살린다"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이 한 말이다. 이 말은 소수 엘리트에 집중되는 한국 교육의 일면을 보여준다. 서울의 사립 일반계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성적에 따라 '알짜, 예비, 잉여'로 나눴다. 학교측은 알짜에게만 집중적인 심화교육을 시키고, 그들만의 쾌적한 면학실을 만들어줬다. 또한 성적에 따라 책상의 크기와 질이 달랐다. 성적순위가 높은 학생에겐 더 넓고 깨끗한 책상을 나누어주었다. 신발장도 성적순이다. 학교제도 자체가 학생들의 우열을 구분짓게 한다. 

 

 

 

 

 

 학교교육에서 경쟁에서 이겨야 함을 가르친다. 승자가 대접받고, 패자는 철저히 관심밖에 난다는 것을 사회에 진출하기 전에 학교에서 처절하게 몸으로 체득한다. 이러한 구조속에서 올바른 의식을 가진 학생들이 배출되긴 쉽지 않다. 교육의 혁신이 필요한 것이다. 

 

 

 

 

 

 앞선 이야기에서 볼 수 있듯이  분명히, 한국 교육은 무너지고 있다. 그리하여 몇 번의 서평을 통해 한국 교육의 문제점과 그에 따른 폐해들을 지적했다. 교육의 변화와 혁신을 거듭 강조했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못했다.

 

 

 

 

 

 '가장 낮은 데서 피는 꽃'의 톤도 교육센터를 통해 그 방안의 실마리를 조금씩 발견할 수 있었다. 톤도 교육센터는 인격적 성숙을 중요시하며 먼저, 사람됨을 가르친다. 교사는 한 '과목'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과목을 배우려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방적인 주입방식으로 학생들을 가르치지 않는것이다. 학생들의 이해가 우선이다. 더 나아가 교육의 초점은 공부 잘하는 학생들보다 못하는 학생들에게 맞춘다. 경쟁을 유도하는 않는다. 너와 내가 함께 잘되는, '동반성장'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환경에서 배우면서 성장한 학생들은 결코, 자신의 유익만을 위해 살지 않는다. 그렇게 살지 않았다.

 

 

 

 

 

 

 살로나 우바스, 톤도에서 태어나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하여 필리핀 최고의 명문대 국립 필리핀 대학교를 입학했다. 대학에서 공부를 마쳤을 때, 수많은 대기업과 다국적 기업들의 제의를 받았다. 하지만 그녀는 그 제의들을 뿌리치고 톤도로 돌아와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책에서 저자는 그녀와 같은 이들을 '승천하지 않는 용'이라 부른다. 그녀는 자신의 삶을 통해 '기적' 이야기 했고, 현재 '절망'의 톤도에서 '희망'을 전하고 있다.   

 

 

 

 

 

 

 

 

 

 

 

 

 

 

 

 

 

 

 

 

 

 

 

 

 

 

 

 

 

그런데 톤도는 어떤 곳일까?

 

 

 

 

 

 

 

 

 

 

 

 

 

 

 

 

 

 

 

 

 

 

 

 

 

 

 

 톤도를 잠깐 설명하자면, 세계의 3대 빈민도시로써 폭이 1미터로 되지 않는 골목에 금방 무너질 것 같음 판잣집에 수만채가 도열해 있다. 마을 인구의 80%가 극빈층이다. 사회 인프라시설은 기대하기 어렵다. 전기가 제대로 들어오지 않아 좁은 집은 낮에도 암흑 상태다. 그야말로 처참한 삶을 살아내는 곳이다.

 

 

 

 

 

 

 

 

 

 

 

 

 

 

 

 

 

 

 

 

 

 

 

 

 

 

 

 

 

 

 

 

허나, 지금 톤도는 교육을 통해 어린이는 물론 학부모의 올바른 가치관이

제대로 정립되고 있다.

 

 

 

간혹 성장통을 앓긴 하지만, 분명 성숙해가고 있다.

 

 

 

 

 

 

 

 

 

 

 

 

 

 

 

 

 

 

 

 

 

 

 

 

 

 

 

 

 

 

 

 

 

 

 

 

 

 

 

 

 

 

 

 이러한 곳에서 '변화'를 일으킬 수 있었던 것은 헌신적인 교사들이 있있기에 가능했다. '승천하지 않은 용'들은 자신을 낮추어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항상 바라보았다. 항상 올바른 가치관 형성을 위해, 교육의 모든 부분에서 가치관 교육을 시켰다. 특히, 그들은 잘못된 행동이나 태도를 가진 학생들에게 '변화'를 강요하지 않았다. 교사, 자신들의 삶을 통해 그들이 변화하게 했다. 이것이 톤도교육의 큰 특징 중 하나다.

 

 

 

 

 

 

 

 톤도교육은 단지 학교에서만 적용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를 가르쳐야 사람과 교육이 실행되고 있는 어떠한 장소에도 적용 가능하다. 단, 가치관 교육을 바탕으로 교육제도의 기반을 잡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며, 가르치는 자의 철저한 헌신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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