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9. 17. 21:17 삶을 살아내다/일상(日常)
'힘들다'고 말하는 순간, 모든 것이 무너져내릴까봐 새어나오는 말들을 억지로 삼켰다. 무수한 언어들을 삼키는 대신, 입술을 굳게 다물고 이를 다시 꽉 깨물었다. 나에게 간곡히 부탁했다. '흔들리더라도 넘어지지는 말자...' 마지막 부탁이었다.
아팠던 시간 속에서 기적을 보고 싶어 당신을 찾은 건 아니었다. 숨통을 조여오는 두려움에 당신이 보고 싶었다. 당신 앞에 덩그러니 쓰러져 울고 싶었을뿐이다. 막상 당신 앞에 섰는데 굳어버린 마음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고통은 바짝 말라 있었다. 울음은커녕 말도 제대로 못했다. 결국, 몇마디 말 밖에 내뱉지 못했다.
어쩌면, 기적을 바라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기적을 바라지 않았는데, 기적을 바라고 있었다. 근데 그 알량한 자존심이 문제였다. 'XX, 구차하게...' 구차해지기 싫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하는게 맞을 것 같다. "됐습니다. 아니요, 됐습니다." 그렇게 다시 집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돌아오는 길에 나직이 읊조렸다. "삶은 고해다"
간절한 바람. (0) | 2017.10.09 |
---|---|
소음 (0) | 2017.10.07 |
I'm right and you're wrong. (0) | 2017.09.16 |
우리, 꽃길만 걷자 (2) | 2017.09.06 |
일상의 파편들. (2) | 2017.04.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