뙤약볕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2019. 7. 27. 22:45 삶을 살아내다/일상(日常)

 

한바탕 소동을 일으킨 탓에 머리가 지끈거렸다. 아니, 뙤약볕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래, 뭐 어쩌겠어" 

 

몇 가지만 간단하게 확인하고 순조롭게 일을 진행하려고 했다. 그런데 상대방과 대화하면서 이전 대화 때와는 다른 뉘앙스를 감지했다. 순간 하나의 문장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언어의 일관성이 없다'. 미묘하게 달라진 부분을 정확하게 짚고 넘어가고 싶었다. 꽤 깔끔한 성격 탓에 작은 것 하나도 허투루 넘어갈 수가 없다. 나도 피곤하지만, 나를 대하는 상대방의 피곤함도 만만치 않으리라. 몇 번의 질문과 대답이 오갔지만 결국, 서로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다시 생각할 시간을 주세요"

 

'그놈의 생각을 또 한다고', 마음의 소리가 나를 비난하는 듯했다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무례한 듯 보이지만 마지막까지 친절해야 한다. 웃음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피차 기분이 상하면 아니되지 않은가. 

 

돌아오는 길에 예민하게 반응한 내게 "왜 그랬어?"라고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뭐, 그럴 수도 있잖아. 괜찮아." 그래, 그럴 수도 있다. 그리고 당신의 건투를 빕니다. 당신이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끝까지 친절함을 잃지 않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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