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같은 가을이 _ 최승자

2017. 1. 3. 14:38 책과 글, 그리고 시/시에 울다





개 같은 가을이 



                           최승자 



개 같은 가을이 쳐들어 온다. 

매독 같은 가을. 

그리고 죽음은, 황혼 그 마비된

한 쪽 다리에 찾아온다. 



모든 사물이 습기를 잃고

모든 길들의 경계선이 문드러진다. 

레코드에 담긴 옛 가수의 목소리가 시들고 

여보세요 죽선이 아니니 죽선이지 죽선아

전화선이 허공에서 수신인을 잃고 

한번 떠나간 애인들은 꿈에도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리고 그리고 괴어 있는 기억의 폐수가

한없이 말 오줌 냄새를 풍기는 세월의 봉놋방에서 

나는 부시시 죽었다 깨어난 목소리로 묻는다. 

어디 만큼 왔나 어디까지 가야 

강물은 바다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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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Étranger by kangsy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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