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2. 24. 00:27 책과 글, 그리고 시/시에 울다
피 흐르는 눈 4
한 강
이 어스름한 저녁을 열고
세상의 뒤편으로 들어가 보면
모든 것이
등을 돌리고 있다
고요히 등을 돌린 뒷모습들이
차라리 나에겐 견딜 만해서
되도록 오래
여기 앉아 있고 싶은데
빛이라곤
들어와 갇힌 빛뿐
슬픔이라곤
이미 흘러나간 자국뿐
조용한 내 눈에는
찔린 자국뿐
피의 그림자뿐
흐르는 족족
재가 되는
검은
개 같은 가을이 _ 최승자 (0) | 2017.01.03 |
---|---|
아버님 말씀 _ 정희성 (0) | 2017.01.02 |
살려줘, 란 말이 어슴푸레 빛난 이유 (0) | 2016.12.19 |
어두워지기 전에 _ 한 강 (0) | 2016.12.11 |
저녁의 소묘 3-유리창 _ 한강 (0) | 2016.1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