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상관할 바가 아니다"

2019. 12. 25. 23:35 삶을 살아내다/일상(日常)

 

"네가 상관할 바가 아니다"

 

말을 하고 싶지 않아서 입을 굳게 닫고 있었는데, 왜 늦게 왔냐는 날 선 질문에 송곳 같은 대답이 나와버렸다. 당신이 무엇이관대 나의 삶에 관여하려고 하는가. 개인주의의 끝단에서 타인의 개입이 불쾌했다. 나의 삶에 대해 당신은 알 권리가 없다는 전제하에 내뱉은 지극히 개인주의적인 발언이었다. 타인의 행복과 불행이 나의 삶을 침범하지 못하는 그 지점에서 타인을 멍하니 바라본다. 타자와 나의 영역을 구분하는 것은 각자 삶에 대한 선택과 그에 따른 책임은 온전히 개인이 짊어져야 한다는 뿌리 깊게 박힌 개인주의적 사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다시 묻게 된다. 

 

 

"우리...  "

 

타인과 돈독한 관계임을 드러낼때 '우리'라는 단어로 친밀함을 표현하곤 한다. 그러나, 누구나 각자의 입장이 있을 수 있다. 한 남자의 아내가 되어버린 자매에게 '우리'란 단어를 이름 앞에 붙여 불렀다. 그 '단어'는 좀 삼가달라는 말과 함께 자매의 표정은 꽤 낯설고 차가웠다. 무안한 표정을 지으며 의례적인 사과의 말을 건넸다. "미안..." 의례적으로 미안하다는 것은 단어의 부적절성은 이해하겠으나 당신의 태도는 이해하지 못한다는 겉과 속이 다른 이중적인 언어이다. 당신과의 관계에서 한발 뒤로 물러서겠다는 결단이기도 하다. 물러선 지점에서 완전히 물러날 것인가, 아니면 물러난 지점에서 움직이지 않을 것인가. 집에 돌아오는 길에 쓸데 없는 생각만 자꾸 떠올랐다.  

 

반응형
반응형

L'Étranger by kangsy85

Notices

Search

Category

First scene (1189)
프로필 (19)
삶을 살아내다 (407)
산업단지 (13)
도시재생 (4)
토목직 7급 수리수문학 (8)
토목직 7급 토질역학 (8)
자료공유 (106)
편집 프로그램 (8)
신앙 (285)
책과 글, 그리고 시 (252)
초대장 배포 (55)

Statistics

  • Total :
  • Today :
  • Yesterday :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Recent Trackbacks

Copyright © Nothing, Everything _ Soli Deo Gloria All Rights Reserved | JB All In One Version 0.1 Designed by CMSFactor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