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1. 23. 00:43 삶을 살아내다/일상(日常)
"당신은 어찌해서 나한테 그러시는지요."
가슴이 먹먹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했다. 나와 같은 행동으로 일관하는 당신을 보면서, 당신은 그러지 않아야 되는 것이 아니냐는 반문과 함께 화가 조금씩 치밀어 올랐다. 복잡한 감정 사이에서 어쩔줄 몰라했다. 화가 났고 말이 나오지 않았으며 생각은 쳇바퀴처럼 돌고 또 돌아 한 곳을 맴돌았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저녁 끼니를 챙겨먹지 못한 탓일 수도 있다.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 나의 잘못이기도 했다. 어리석은 짐승이여.
"나를 이해하지 못하시는군요."
누구나 각자의 입장이 있다. 입장의 온도차로 인해 가끔 오해, 아니 다름을 확인하고 뒤로 물러서기도 한다. 물러선 지점에서 무엇보다 두려운 건 나 자신이다. 10년지기 친구를 처음 만난 사람보다 더 못하게 대하며 모질게 밀어내려고 했던 나를 기억한다. 차갑다못해 얼어버린 냉랭한 가슴으로 일관했던 나를 기억한다. 다시 차가워진 모습으로 이번에도 사랑했던 이들을 등질까봐 내심 두렵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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