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 29. 22:58 책과 글, 그리고 시/작문(作文)
어릴때부터 몸이 야위었다. 명절때마다 어른들은 '왜 그렇게 말랐느냐'며 '밥 먹었냐'보다 더 식상한 인사말을 건넸다. 대꾸는 하지 않고 멋쩍게 웃기만 했다. 마른게, 뭐, 대수라고, 어른들은 저렇게 호들갑을 떠는것일까, 어린 나는 혼자 중얼거렸다.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되어도 마른 몸은 그대로였다. 마른 몸이 싫었다. 마른 몸 때문에 사람 자체도 가볍게보였다. 그때부터인가보다. 말을 줄이고, 언어의 무게를 생각했던 때가 말이다. 하지만 청소년기의 가벼운 언어는 쉽사리 무거워지지 않았다. 불쑥 튀어나오는 쓰레기 같은 언어들이 나를 표현할 뿐이었다. 언어의 무게를 생각할 단계가 아니었다. 그래서 입을 더 굳게 다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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