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2. 9. 13:37 삶을 살아내다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불어오는 찬 바람에 옷깃을 더 여미었다. 조금은 낡았고, 조금은 더럽다고 생각되는 옷을 입은 사내가 손에 쓰레기 더미를 가지고 정류장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걸음은 바람에 휘청거렸다, 기우뚱.
'저 아저씨 어디서 술 한잔 하시고 오시는건가...'
그가 걸어오는 길에 스웨터가 하나 떨어져 있었고, 그는 그것을 주워 앞뒤를 살펴보았다. 그러고선 그 옷을 손목에 둘둘 감고서 다시 길을 내려오기 시작했다. 그 옷을 주워서 자신이 필요할 때 입겠거니 생각했다.
"노숙자인가 보다..."
그 사내는 길을 걸어오다 버스정류장 옆 쓰레기통 앞에 멈춰섰다. 나는 이 사내를 아무런 생각없이 바라봤다. 그런데 그는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행동을 하는 것이었다. 그는 길에서 주운 스웨터는 쓰레기통 옆에 가진런히 정리해서 두었고, 손에 들려있던 쓰레기는 용도에 맞게 잘 분리수거를 해서 버리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아주 꼼꼼하게 말이다.
'나'란 사람, 다른 사람을 너무나 쉽게 판단하는 것이 아닌가. 그저 그 사람의 외모만으로 말이다. 나도 '속물'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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