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_ 알렉산드로 솔제니친

2015. 1. 28. 12:33 책과 글, 그리고 시/서평(書評)





알렉산드로 솔제니친 저, 이영의 옮김






한 인간이 삶을 살아갈 때, 그 삶의 환경이 우리가 예측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바뀔수 있다. 

그러한 상황을 몇 가지 경우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첫번째는 자연적인 재해나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 아니면 적응하지 못하느냐의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두번째는 타자나 한 인간에 의해 좌지우지된 상황이라면, 그 권력에 순응하는가, 아니면 반대하여 타개해나가는가의 문제에 다다를 수 있다.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의 수용소는 지배급과 피지배급이 명확하게 나누어진다. 피지배층은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노동의 산물로 얻어진 이익은 지배층들에게 다 돌아간다. 피지배층의 노동의 대가는, 오로지, 한 그릇의 양배춧국과 빵일뿐이다.  

 
  


하지만 이반은 이러한 불합리한 수용소에서 살아갈 방법을 몸에 아주 잘 익혔으며, 매 순간 자신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정확히 인지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비열하게 남의 것에 눈독들이지 않으며, 자신의이익을 위해서 치사한 짓거리는 하지 않는다. 그저 주어진 수용소의 상황에 순응하며 몸 상하지 않게, 살아가는 것이다. 불합리한 체제에 스스로 순응하여 권리조차 주장하지 못하는 자의 실존에 대한 문제, 내가 처한 문제이기도 하지 않을까, 묻곤한다.







p.73

어림없는 얘기다. 그렇게 게으름을 피우지 못하게 하기위해서 반이라는 것을 생각해 낸 것이 아닌가 말이다. 똑같은 반이라도 이반에겐 이반대로, 표트르는 표트르대로 임금을 지불해주는 그런 자유세상에 있는 반하고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 

- <중략> -

반 전원이 상여 급식을 타먹게 되느냐, 아니면 배를 주리게 되느냐 하는 문제가 걸린것이다. 



p. 157

이 한 그릇의 양배춧국이 지금의 그들에겐 자유보다, 지금까지의 전생애보다 아니, 앞으로의 모든 삶보다도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p. 170

사람들은 점점 맥이 빠지고 숨소리만 거칠어진다. 이 모든 것은 양배춧국 한 대접을 얻기 위해 투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지급되어야 할 한 그릇의 양배춧국은 얻기 위해서 말이다. 



p.172

그러자 저쪽에서 기다리고 있던 녀석이 달려와서 쟁반을 빼앗으려 한다. 슈호프보다 약골처럼 보인다. 슈호프가 그 녀석쪽으로 쟁반을 홱 밀자, 그 녀석을 뒤로 쿵 넘어져 기둥에 부딪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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