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 21. 23:54 책과 글, 그리고 시/서평(書評)
C.S. Lewis, 김선형 옮김
출처 : openuri.tistory.com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실 때, 자신(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만드시고 그들에게 선과 악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의지를 허락하셨다. 창조주(하나님)가 피조물(인간)과 인격적인 교제를 원했기 때문에 피조물인 인간이 하나님을 대적할 수 있는 위험성을 감수하신 것이다. 원래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받은 존재로서 하나님의 것들을 향유하였기 때문에 인간의 자유의지는 선을 향하게 되어있었다. 안타깝게도, 창세기에 기록되었듯이 간교한 뱀이 하와를 유혹함으로써 아담과 하와는 자유의지를 잘못된 방향으로 사용한다. 그렇게 그들이 악을 행하게 됨으로써 인간은 타락한 존재가 된다. 모든 의지와 욕구가 자아를 충족시키는데 몰두하는, 이기적인 존재로.
그러나 인간이 타락하긴 했지만 본래의 형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었다.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어진 인간은 하나님의 지적체계를 이어받은 존재로서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분별력과 사고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하나님의 절대 선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하나님이 가지고 있는 속성들 -사랑, 온유, 기쁨 등-을 지니고 있다. 물론 아담의 죄 때문에 선과 악이 공존하는 육신으로 살아가야 하는 고달픈 인생이긴 하지만 말이다.
만약 인간들이 하나님의 구원의 비밀을 깨닫기만 한다면 그들은 창조 때 지음받은 선한 마음을 회복하여 하나님의 뜻을 향하여 사는 존재가 될 것이다. 하지만 타락한 인간이 자신의 존재를 깨닫지 못하게 방해하는 존재가 있다. 바로 사탄(Satan)이다. 사탄은 인간이 자신에게만 집중하게 만들며, 타락한 인간들은 현재의 모습과 상황이 자신의 최선이라 여기며 자신을 사랑하며 살아간다.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는 이러한 사탄들의 입장에서 인간들의 삶을 구체적으로 바라본것이다. 이 책은 선배 사탄이 후배 사탄에게 인간들을 공략할 전략과 그에 대한 내용들을 편지형식으로 묶어 놓은 것이다. 책에서 사탄은 타락한 인간들에게 자신을 지은 존재, 즉 하나님에 대해 무지하게 만들며, 하나님께 순종하지 못하도록 인간을 유혹한다. 저자 C.S. Lewis의 발상 자체가 신선하다. 사탄들이 인간들에게 원하는 것 -즉, 하나님이 싫어하시는 것- 이 무엇인지 고찰해야 하는 고단함을 무릅쓰고, 사탄의 입장에서 글을 써 내려 간 저자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책 중간 중간에 사탄의 입장에서 말하는 원수(하나님)의 진리들을 읽을 때면, 짜릿하기도 했도 희열을 느끼기도 했다. 책을 읽으면서 사탄들이 좋아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또한 각각의 상황에 어떻게 판단하는 것이 하나님의 편에서 옳은 것인지 고민해보면 좋을 듯 하다.
p.23
교인이 되고 몇 주 지나지 않아 찾아오는 실망감이나 맥 풀리는 느낌을 최대한 활용하도록. 원수는 인간의 노력이 문턱을 넘으려 할 때마다 이런 실망감이 찾아오는 걸 허용하고 있다.
p.54
원수가 인간을 사랑한다느니 원수를 섬기는 게 외려 완벽한 자유라느니 하는 말들이 단순한 선전문구가 아니라(우리야 그렇게 믿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만) 소름끼치는 진실이라는 점은 우리도 직시해야 한다.
p.56
인간이 원수(하나님)의 뜻을 따르고 싶은 갈망을 잃었더라도 그렇게 하겠다는 의도를 여전히 가지고 있다면, 세상을 아무리 둘러보아도 원수의 흔적조차 찾을 수 없는 것 같고 왜 그가 자기를 버렸는지 계속 의문이 생기는데도 여전히 순종한다면, 그 때보다 더 우리의 대의가 위협받을 때는 없다.
p.91
원수의 이상형은 하루종일 후손의 행복의 위해 일한 다음(그 일이 자기 소명이라면), 그 일에 관한 생각을 깨끗이 털고 결과를 하늘에 맡긴 채 그 순간에 필요한 인내와 감사의 마음으로 즉시 복귀하는 인간이다.
p.168
비겁하게 만들까? 아니면 용감하게 만들어서 교만을 유도해 볼까?
p.186
이 순간 나(스쿠르테이프)를 지탱해 주는 것이라곤 얼빠진 헛소리나 사탕발림을 거부하는(어떠한 유혹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현실주의가 끝내 승리하고 말리라는 확신뿐.
Soli Deo Glo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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