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그 존재만으로 힘이 됩니다.

2017. 1. 21. 22:22 책과 글, 그리고 시/작문(作文)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채 지나간 날들이 있습니다. 타인의 삶 따위는 관심이 없었고, 나 자신의 삶에 대한 고민과 연민으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이해란 위선으로 들이닥치는 당신들에게 대체 무엇을 아느냐, 고 따지고 싶었지만, 그것마저 쓸데없는 짓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당신는 내가 아닙니다' 면전에 정확한 발음으로 지껄이고 싶었지만, 그저 쓴웃음만 보여줬습니다. 당신이 나이기를 바랄 때 나는 당신들을 거부했습니다. 

  


무료한 일상을 지내다 부모님을 뵈러 경주 집으로 내려갔습니다. 집에서 부모님을 뵙고, 또 며칠은 누나 집에서 지냈습니다. 일주일간 그들은 무엇을 이해하려고도, 위로하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내 존재 자체에 반응한다고 해야할까요. 나를 그 자체로 받아들이는 아버지, 엄마, 누나가 새삼 눈물나게 고마웠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나로 바라볼 때 마음의 손을 내밀었습니다.  



아마, 이 시대가 요구하는 역할에 많이 지쳐 있었나봅니다. 주변인들의 잦은 간섭에 짜증 났었나 봅니다.  나이에 따라 갖춰야 할 정형화된 규칙이 존재하는 사회니까요. 그렇다고 사회를 탓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시 힘을 얻었으니 서서히 나아가면 되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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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나큰 실수(2015.12.29-2016.1.6)

2016. 1. 12. 00:33 삶을 살아내다/실수(失手)


1. 아버지께 화를 내며 언성을 높였다. 

자식된 입장에서 부모님의 선택과 행동에 대하여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 한동안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었다. 고심끝에 부모님이 선택한 방향은 선하지 않다고 판단했고, 그리고 나는 몰아부쳤다. 그 결정은 옳았다고 생각되나, 그것을 행하는 과정이 올바르지 않았다. 아버지와 대화하는 과정에서 아버지의 강압적인 태도와 말투에 나는 화가났고, 분을 삭히다가 결국 언성이 높아졌다. 당신이 그러시니 내가 그러는거 아니냐고... 부모님에게 나의 의견을 차분하고 조리있게 말했으면 좋았으렸만... 감정을 앞세워 결론만을 내세웠고, 다그쳤다. 어찌 그리했는가... 가슴이 미여진다. 



2. 엄마가 내 눈치를 봤다. 

아버지께 언성을 높이고 나서, 엄마와 단 둘이 식당에 저녁을 먹으러갔다. 아버지와의 일 때문에 나의 표정은 굳었으며, 말을 나오지 않았다. 뼈다귀 해장국을 먹는 것에만 집중했다. 엄마는 아무 말없이 밥만 먹는 내게 인상 좀 펴라고 조심스레 말씀하셨다. 그 때 나는 엄마의 표정을 봤다... 우리 엄마가 나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아하...이런...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고, 난 의식적으로 엄마에게 몇마디 말을 건네면서 말문을 열었다. 무엇을 그리 잘했다고 엄마가 내 눈치를 보게 해야 했는지...이 빌어먹을 자식아






내가 얼마나 이기적인 인간인지... 얼마나 파렴치한 인간인지... 얼마나 은혜를 모르는 인간인지... 적나라하게 나를 직시하는 시간들이었음을,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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