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2. 11. 17:03 책과 글, 그리고 시/시에 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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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준
받아놓은 일도
이번 주면 끝을 볼 것입니다
하루는 고열이 나고
이틀은 좋아졌다가
다음 날 다시 열이 오르는 것을
삼일열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젊어서 학질을 앓은 주인공을 통해
저는 이것을 알았습니다 다행히
그는 서른 해 정도를 더 살다 갑니다
자작나무 꽃이 나오는 대목에서는
암꽃은 하늘을 향해 피고
수꽃은 아래로 늘어진다고 덧붙였습니다
이것은 제가 전부터 알고 있던 것입니다
늦은 해가 나자
약을 먹고 오래 잠들었던
당신이 창을 열었습니다
어제 입고 개어놓았던
옷을 힘껏 털었고
그 소리를 들은 저는
하고 있던 일을 덮었습니다
창밖으로
겨울을 보낸 새들이
날아가는 것도 보았습니다
온몸으로 온몸으로
혼자의 시간을 다 견디고 나서야
겨우 함께 맞을 수 있는 날들이
새로 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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