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6. 30. 14:16 책과 글, 그리고 시/시에 울다
<출처 : http://news20.busan.com>
저녁
―금강
박 준
소멸하는 약력은
나도 부러웠다
풀 죽은 슬픔이
여는 길을 알고 있다
그 길을 따라올라가면
은어가 하루처럼 많던 날들이 나온다
저녁 강의 시야(視野)가 그랬다
출발은 하겠는데 계속 돌아왔다
기다리지 않아도 강변에서는
공중에서 죽은 새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땅으로 떨어지지도 않은
새의 영혼들이
해를 등지고
다음 생의 이름을
점쳐보는 저녁
당신의 슬픈 얼굴을 어디에 둘지 몰라
눈빛이 주저앉은 길 위에는
물도 하릴없이 괴어들고
소리 없이 죽을 수는 있어도
소리 없이 살 수는 없다는 생각을 하다가
문든 우리가 만난 고요를 두려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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