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 7. 13:37 삶을 살아내다/일상(日常)
지난 겨울, 엄마에게 이제부터 내가 알아서 살아 갈테니 돈은 부치지 말라 했다. 일방적인 통보였다. 엄마는 '취직부터 하라'고 내 말문을 막았다. 그때 그 말에 화가 났다. 신경질 냈고, 문을 박차고 집을 나섰다. 한참을 걷다가 배가 고팠고, 엄마에게 밥을 차려달라고 말하기는 죽기만큼 싫어서 편의점에서 스팸 한 통을 사서 집으로 향했다. 집에 들어가 혼자 밥을 먹겠다고 이리저리 설쳤다. 엄마가 밥을 차려주겠다고 했지만, 기어코 내가 해먹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엄마는 한참을 바라보다가 한마디를 내 가슴팍에 박았다.
"너는 왜 그렇게 이기적이냐!"
백번 맞는 말이었다. 그래서 대꾸할 수도, 변명할 수도 없었다. 그 말은 자꾸 되살아나 나를 쏘아붙인다. 깜짝 놀라다가, 가슴이 아프다가, 되레 차분해진다. 내 현실이 나의 이기심을 그래도 보여주기 때문에,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하다. 어찌 됐든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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