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싫습니다.

2015. 8. 15. 18:53 삶을 살아내다/일상(日常)


당신에 대한 실망, 아픔, 그리고 그로부터 자라난 미움이, 당신과 나 사이를 멀게 했습니다. 당신을 보고 있으면 기쁨보다는 분노가 먼저 찾아옵니다. 당신의 좋은 점만을 생각하려 하지만 그보다 먼저 당신의 단점들이 떠오르는 건 어찌할 수 없는 나의 연약함 때문인가 봅니다. 하나의 단점을 통해 당신의 모든 삶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되는데 어찌 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당신 앞에서 웃음따위는 보여주기도 싫고 당신이 나와 친하다고 느끼게 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렇다고 전혀 몰랐던 사람처럼 모른척 하고 있자니 마음이 편치만은 않습니다. 


용서라는 것은 그 사람이 나의 마음을 상하기 전의 그 사람으로 인식하고 그를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합니다. 과연 당신을 용서할 수 있을까요. 나와 관계가 깨어진 사람들 중에, 부끄러운 말이지만, 다시 관계가 회복된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유일하게 한 명 뿐이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친구. 


잠깐 불편함을 피하고자 갈등을 최소화하고 당신을 배려하기는 하지만, 마음으로는 오랫동안 보지 않을 사람이라 생각하며 당신을 떠날 준비를 합니다. 당신이 없어도 나는 살아갈 수 있으니까요. 늘 그렇게, 관계를 끊고 멀리 멀리 도망갔습니다. 당신이 나의 삶에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그 어딘가로 말이죠. Run away. 


이번에도 또 어딘가로 도망갈 궁리만 합니다. Out of sight, out of mind.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자명한 진리를 믿으며.     





당신이 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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