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그리고 감정.

2014. 10. 14. 18:42 삶을 살아내다



지인이 내 상태를 보고 "우울증 초기 증세"라 판단해주었다. 그 판단의 근거는 불규칙한 수면시간과, 감정의 기복, 그리고 무기력함. 누군가는 연구실이 내 열정을 앗아갔다고, 그 초심은 다 어디로 갔냐며, 날 자극하려 했지만, 무덤덤했다. 뭐 아무렴, 어떠냐. 



대학원 4학기 등록을 하면서 다짐한 건, 맡고 있는 과제를 마무리 하자, 는 것이었다. 대학원 석사생으로 지낸 1년 9월의 시간을, 싫든, 좋든, 힘들었든, 쉬웠든, 단번에 버리기엔 용기가 나지 않았다. 어리석은 짓 같기도 했고. 마지막 학기를 이어나가야 하는 명분이 필요했던 것이다. 스스로를 납득시키기도 해야 했고. 그래야만 나 자신을 안정시키고, 마지막 한 학기를 이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명분이, 바로, 과제를 마무리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내가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내가 맡고 있던 과제는 다른 사람에게 넘겨졌고, 불분명했던 '졸업'이 현실화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인데, 정작 나는 방황중이다. 자주, 그리고 가끔, '졸업'이라는 자격에 대해 스스로에게 물었던 적이 많았고,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은 아직 부족하다, 였다. 누군가는 너무 의기소침해진 것이 아니냐, 지적질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객관적인 판단이라 본다. 



아무튼, 담담하다. 모든 상황에, 아무렴 어떠냐, 라고 초연해하지만, 그 감정의 근간은 '포기'일 수도. 스스로에겐, 처한 상황을 하나님께 맡긴 것이기 때문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것이라 구태여 설명한다. 과연, 그러하기를. 2달 후에 나는 어떠한 모습으로 삶을 살아내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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