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0. 1. 13:23 책과 글, 그리고 시/좋은 문장
내가 만든 신_ 사랑
사랑에 속고 속다
환멸에 찬 노예가 되었다
70쪽
사랑의 대상을 하나님의 지위로 격상시켜서 결국 우리가 얻으려는 것은 무엇인가? 다름 아닌 구원이다.
76쪽
야곱이 바로 그랬다. 라헬은 그에게 단순히 아내가 아니라 '구세주'였다. 그녀를 어찌나 애절하게 원하고 필요로 했던지 자기가 듣고 싶은 말만 들었고 보고 싶은 것만 봤따. 그래서 라반의 속임수에 쉬이 넘어갔던 것이다.
79쪽
레아는 무엇을 했는가? 가정의 전통 가치관을 통해 행복과 정체성을 찾으려 했다. 특히 당대에는 아들을 낳는 게 최선의 방법이었으나 그것도 통하지 않았다. 그녀는 모든 희망과 꿈을 남편에게 걸었다. '아들을 낳으면 남편도 나를 사랑하게 될 거고 그러면 결국 내 불행한 삶도 해결될 것이다'라고 생각했다.
80쪽
우리가 이런 혼란에 빠지는 이유는 대개 성경을 일련의 단절된 이야기로 읽기 때문이다. 마치 각 이야기마다 우리에게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보여 주는 '교훈'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사실을 그렇지 않다. 성경은 인류가 어떻게 현 상태에 이르렀고 하나님이 이를 바로잡으시고자 어떻게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오셨고 또 오실 것인지를 보여주는 단일한 이야기다
다시 말해 성경은 도덕적 사다리의 맨 꼭대기에 신을 올려놓고 우리게에 '너희도 열심히 기를 쓰고 제대로 살면 여기까지 올라올 수 있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글보다 성경이 우리에게 거듭 보여 주는 것은 연약한 인간이다. 그들은 하나님의 은혜를 받을 자격도 없고 구하지도 않을뿐더러 은혜를 받아도 감사할 줄 모른다. 이것이 성경 전체를 아우르는 큰 내러티브이고, 나머지 개별 이야기는 다 그 밑에 속한다.
84쪽
사랑하는 상대를 그 지위로 격상시켜서 결국 우리가 얻으려는 것은 무엇인가? 자기 흠을 없애는 것이다. 우리는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느낌을 지우려 한다. 자기 존재가 헛되지 않다고 정당화하려 한다. 다름 아닌 구원받으려 한다. 물론 상대는 인간이므로 이것을 줄 수 없다.
89쪽
도덕 종교의 신은 기대 이상의 실적으로 성공한 자를 선호한다. 도덕적 사다리를 타고 천국에 올라가는 사람. 그러나 성경의 하나님은 이 세상에 내려오셔서 구원을 이루시고 우리 힘으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은혜를 베푸신다. 그분은 아무도 원하지 않는 사람, 연약하고 사랑받지 못하는 이들을 사랑하신다. 그분과 우리는 왕과 신민의 관계만이 아니다. 목자와 양의 관계만도 아니다. 그분은 남편이시고 우리는 그분의 신부다. 그분은 우리를 기뻐하며 어쩔 줄 모르신다. 아무도 봐 주지 않는 사람까지도 말이다.
244쪽
바울은 세상에 불행과 악을 초래하는 죄의 목록을 길게 나열하는데, 그 뿌리는 다 악착같이 '신을 만들려는' 인간의 충동이라는 토양에 있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저지르는 모든 잘못의 원인은 언제나 우상숭배다.
우리가 사랑하지 못하고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이타적으로 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물론 총괄적인 답은 '우리가 연약한 죄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각각의 상황에서 구체적인 답은, 뭔가가 있어야만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 마음에 하나님보다 그 뭔가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마음속에서 '사람의 인정, 평판, 남보다 높은 권력, 재정적 이익'을 '하나님의 은혜와 호의'보다 더 중요하고 가치 있게 여기지 않는 한 우리는 거짓말하지 않을 것이다. 변화의 비결은 각자의 심중에 있는 가짜 신을 파악해서 해체하는 것이다.
246쪽
첫째로 생각의 내용을 점검해야 한다. 대주교 윌리엄 템플은 "혼자 있을 때 하는 일이 곧 당신의 신앙이다"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서 마음속에서 실제 신은 따로 신경 쓸 일이 없을 때 저절로 흘러가는 생각이다. 당신이 즐기는 공상은 무엇인가? 무심코 당신 머릿속을 차지하는 상상은 무엇인가? 승진하는 시나리오를 쓰는가? 이상적인 주택 같은 재물인가? 특정한 사람과의 관계인가? 한두 가지 공상이 곧 우상숭배의 징후는 아니다. 그보다 이렇게 자문해보라. 당신이 습관적으로 생각하면서 혼자서 속으로 기쁨과 안락을 얻는 대상은 무엇인가?
248쪽
셋째로 하나님을 믿는다고 고백하는 이들에게 특히 유용한 우상 식별법이 있다. 당신은 꾸준히 교회에 나가고 있고, 독실한 교리적 신념도 다 갖췄고, 하나님을 믿고 순종하려 최선을 다할 수 있다. 하지만 일상 속에서 당신의 진짜 구원은 무엇인가? 당신은 정말 무엇을 위해 살고 있으며, 믿는다고 고백하는 신 말고 당신의 실제 신은 무엇인가?
그 답을 아는 좋은 방법이 있다. 기도가 응답되지 않고 희망이 꺾일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면 된다. 기도한대로 되지 않으면 누구나 서운하고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하나님을 믿으면 떨치고 나아간다. 아직 삶이 끝난 게 아니며 그런 것들은 당신의 주인이 아니다.
252쪽
우상보다 예수님이 당신의 머릿속에 더 아름다워지시고 당신의 마음속에 더 매력 있어지셔야 한다. 그래야 당신의 가짜 신이 대체될 수 있다. 우상을 뿌리 뽑기만 하고 그 자리에 그리스도의 사랑을 '심지'않으면 그 우상은 다시 자라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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