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3. 8. 20:33 삶을 살아내다/실수(失手)
전적인 나의 실수로 인해 발생한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들이 몇 번 있었다. 허둥대는 성격과 부주의한 행동 탓에 벌어진 상황 앞에서 멍하니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누구 탓을 하리오.
#1 차에서 내리면서 한 손으로 문을 닫는데 다른 손의 엄지 손가락이 문 사이에 꼈다. 무지하게, 아팠다. 손가락 사이에선 시뻘건 피가 흐르고 있었고, 흐르는 피를 보며 난 울 수 없어서, 머쓱하게 웃고 있었다.
#2 빨래를 삶으려고 가스렌지 위에 올려 강불로 조절해 놓고, 깜박했다. 한 시간 반 동안 나도 모르게 졸아버렸다. 불 타는 냄새 때문에 잠을 깼다. 시커먼 연기가 주방을 가득채운 다음 거실로 새어나오고 있었고, 빨래는 다 타서 잿더미로 변해 있었다. 스테인리스 냄비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불에 그을려 바닥이 들려있었다. 가스렌지 옆에 놓여진 가스통이 눈에 확 들어왔다. 오분 만 늦었으면, 다 또한 잿더미가 됐을지도... 한참 동안 멍하니 서 있었다.
#3 손목이 삐뚤어졌는지, 쇠 망치로 못을 잡고 있던 엄지손가락을 강하게 때렸다. 아야! 쓸데없는 오기로 한 번 더 망치로 못을 내리쳤는데, 망치가 다시 엄지손가락로 향했다. 어찌 하오리오. 망치와 시퍼렇게 멍든 손가락을 번갈아 봤다. 시간이 지나 아픔은 서서히 줄어들긴 했다.
참, 나란 놈, 허술한 곳 많구나.
공감하신다면, 아래의 손가락 표시를 눌러주세요.
더 많은 사람과 소통 & 공유 할 수 있습니다.
일상의 실수들 (5.29) (0) | 2015.05.29 |
---|---|
일상의 실수(12.25)_예의없는 것들 (0) | 2014.12.26 |
일상의 실수들 (10.21) (0) | 2014.10.21 |
일상의 실수들. (0) | 2014.10.21 |
내 잘못인데, 뭘 어찌하나. (0) | 2014.04.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