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 것인가

2018. 1. 2. 21:18 삶을 살아내다/일상(日常)



육적으로나, 심적으로 아팠던 날들이었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스스로에 대한 연민으로 점철된 날들의 연속이었다. 과거의 삶에 대해 의구심이 들면서 지난 선택에 대한 확신도 흔들리고 있었다. 땅을 딛고 있다는 확실함 외에 어떤 것도 확실하지 않았다. 불확실함으로 연명하는 삶이 얼마나 위태로운지 실감했다. 그마나 다행인 것은 그 시간들로 인해 불확실함으로 살아가는 이 시대의 무수한 청년들을 이해하는 생각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긴 인내의 시간을 지나, 결국 바라던 것을 얻었다. 근데 일련의 과정들을 되돌아보면, 많은 것들이 내가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진행되었다. 기대하지 않고 친 필기시험, 동문서답했다고 생각했던 면접, 그리고 자신있었던 또 다른 면접. 내 예상은 자주 빗나갔다. 여러가지 상황들을 종합해보면, 나의 노력과 의지만으로 이 자리에 있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근데, 나는 마냥 내가 다 이룬 것처럼 교만해져 있고, 지금까지 베풀어주신 은혜를 상기하지 않는다. 문둥병이 나은 것을 알고 인사도 없이 떠나버린 그 사람들처럼 말이다.  



다시 그 과정들을 되짚어봐야 한다. 어떻게 내가 이 자리에 있게 되었는지. 그리고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나는 누구이며, 무엇을 위해 돈을 벌어야 하고, 신자로서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생각하지 않고 살면, 사는대로 생각하기 마련이. 하던 일을 멈추고 진지하게 삶에 대해 다시 고민해야 한다. 단지 아팠던 시간들이 지나갔을 뿐이다. 다시 내가 있어야할 자리를 묻자. 그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다시 무너지는건 시간문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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