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깊이를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가 _ 이현승

2022. 10. 6. 22:03 책과 글, 그리고 시/시에 울다

 

이기는 데는 우연한 승리가 있지만 

지는 데는 우연한 패배가 없다는 말은 

노무라 가쓰라 감독의 것이다

그건 실패로부터 철저히 배우라는 뜻이고

실패가 그 만큼 더 가까운 스승이라는 뜻도 된다

 

가령, 죽을힘으로 뛰었으나 눈앞에서 전철을 놓쳤고

약속시간은 15분 후인데 배차 간격은 30분일 때, 

걷어낸다는 게 자책골을 넣은 수비수처럼

열차를 놓치기 위해 전력질주한 다리는 아직 후들거리는데

 

자연이 만드는 자연 위에서 

실패가 낳은 실패 속에서 

자연에게 배우는 자연

실패에게 배우는 실패로 

15분에게 15분은 잔혹하고 골똘하다

 

더러 사소한 불운이 평범한 아름다움을 일깨우기도 한다

얼이 빠진 철로 위로 가뿐하게 내려앉은 참새들

참새들이 노는 철로 위로 파랗게 열린 맑은 하늘

자꾸만 어디서 타는 냄새가 나는 거 같다

반응형

'책과 글, 그리고 시 > 시에 울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개꽃 _ 복효근  (0) 2022.05.01
신설동 밤길 _ 마종기  (0) 2021.04.17
멀리서 빈다 _ 나태주  (0) 2021.04.15
무용가의 초상 _ 마종기  (0) 2021.04.03
투옥의 세월 _ 마종기  (0) 2021.04.02
반응형

L'Étranger by kangsy85

Notices

Search

Category

First scene (1188)
프로필 (19)
삶을 살아내다 (407)
산업단지 (13)
도시재생 (4)
토목직 7급 수리수문학 (8)
토목직 7급 토질역학 (8)
자료공유 (106)
편집 프로그램 (8)
신앙 (285)
책과 글, 그리고 시 (251)
초대장 배포 (55)

Statistics

  • Total :
  • Today :
  • Yesterday :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Recent Trackbacks

Copyright © Nothing, Everything _ Soli Deo Gloria All Rights Reserved | JB All In One Version 0.1 Designed by CMSFactor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