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out

2015. 8. 16. 21:25 신앙/교회


비판을 위한 질문은 아니었는데, 마음 속 응어리져 있던 것이 질문에 묻어 나왔다. 약간은 흥분했고, 논리는 없었으며, 말은 더듬었다. 결론적으로, 교회의 권위에 맞선 것이다. 교회의 결정에 불순종하겠다, 선포를 해버린 것인데...떠난 지체에 대한 인간적인 정이 교회의 법과 질서보다 앞선 것은 사실이다. 헌데 어찌하냐, 지금의 상황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이해되지 않으니 말이다. 납득이 되어야 움직이는데, 질문에 질문만 무성하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하는 법. 


무거운 맘으로 교회를 떠났다. 검은 구름이 낮게 드리워져 있었고, 땅은 간간히 젖었으며, 비는 곧 쏟아질 태세였다. 지하철을 타러 갈때 비는 내리지 않았다. 지하철에서 생각의 꼬리를 물고, 또, 그리고 계속 생각하고, 교회, 교회, 그 위대한 교회. 교회에 대한 질문들에 오랜시간 고민해왔던 결과가, 고작, 나를 위한 변명이라니


지하철에서 내려 출구로 나오니, 비는 모든 것을 삼킬 것처럼 세차게, 그리고 무섭게 내렸다. 비가 오니, 우산 좀 가지고 오라고 말 할 친구는, 이곳에 없다. 비가 그치길 한참을 기다렸다. 좀처럼 빗줄기가 약해지지 않았다. 기분도 울적한데, 비를 맞는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세찬 빗줄기 속을 고요히 걸어갔다, 저벅저벅. 나도 불신자인가 보다, 라는 생각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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