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2. 19. 14:23 책과 글, 그리고 시/서평(書評)
평점 ★★★☆☆
책 한 줄평
책의 요지는 남의 눈치 보지 말고 자신의 페이스대로 열심히 살되, 결과 지향론적 삶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삶을 살라는 것. 작가 왈 "버티는 삶을 버리고 즐기는 삶을 추구하겠다." 부담없이 읽기 좋은 책이다.
죽일까? ㅎㅎㅎㅎㅎㅎ
책 속의 문장들
P. 20
열심히 노력했다고 반드시 보상받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열심히 안 했다고 아무런 보상이 없는 것도 아니다.
P. 21
왜 노력이 우리를 배신하는지, 그럼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물어도 난 답을 알지 못한다. 다만 괴로움을 줄이는 법을 안다. 분하지만 '인정'해버리는 것이다. '노력해도 안 되는 것이 있고, 노력한 만큼 보상이 없을 수도, 노력한 것에 비해 큰 성과가 있을 수도 있다'라는 사실을 인정하면 괴로움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다.
P. 26
뭔가 잘못되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초심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나는 불평불만이 가득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몸에 '독'이 잔뜩 쌓인 걸까? 분명 형편이 더 나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좀처럼 만족하지 못했다. 나는 패배감을 느끼고 있었다. 열심히 달리는데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는, 경쟁에서 진 패배자라고 느끼고 있었다. 지는 기분은 더럽다.
P. 37
"도대체 왜 결혼을 안 한다는 거에요?"
아주 오래전의 일이다. 독신주의인 내게 누군가 아주 당당하게 그리고 무례하게 물은 적이 있다. 결혼은 당연히 해야 하는 건데 왜 안 하냐고, 이해할 수 없다고 묻는데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아니, 하고 싶지 않았다. 악의 없이 순수한 호기심으로 물은 것이었겠지만 나에게 폭력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다수가 옳다고 믿는 가치를 따르지 않는 자에게 행해지는 폭력. 왜 안 따라? 설명해봐.
P. 49
내가 홍대를 갈망했던 이유는 그것이 내 인생을 바꿔줄 것이라는 믿음에서였다. 어른들은 좋은 대학만 들어가면 인생이 성공으로 끝나는 것처럼 말했다. 그리고 다들 미대 중에센 홍대가 최고라며 입을 모았다. 홍대만 나오면 대기업들이 앞다투어 스카우트한다는 소문도 들렸다. 바로 저기다. 저기만 들어가면 내 구질구질한 인생도 한 방에 바뀌겠지. 아무도 날 무시하지 못할 거야. 지금 내 상황에선 저곳만이 유일한 희망이야. 그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고 순진한 생각이었는지 아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P. 72
잘하고 싶어서,
틀리고 싶지 않아서,
이런 마음 때문에 힘이 들어간다. 힘이 들어간다는 건 경직된다는 것, 유연하지 않다는 것, 자연스럽지 않다는 것, 욕심을 내고 있다는 것, 겁을 먹고 있다는 것이다.
P. 86
욕망에 좀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놀고 싶으면 놀아야지. 명분은 그다음에 찾자. 그렇게 놀면서 찾은 두 번째 명분은 바로 '올바른 방향을 찾기 위한 잠깐의 방황'이었다. 명분이 좋다. 그래, 이 정도면 다른 사람들 보기에도 설득력이 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고민하니까.
어쩌면 지금 내 방황의 이유는 모두 놀기 위한 명분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나는 그냥 놀고 싶은 거다.
P. 104
요즘 날 바라보는 주위 사람들의 시선이 심상치가 않다. 뭐랄까. 딱히 말로 표현하지는 않지만 안쓰러운 표정으로 날 바라본다든가 같이 밥을 먹거나 카페에 가서도 굳이 자기가 계산하겠다고 떼를 쓴다든가 하는데, 이거 아무래도 위로 같다. 나, 위로가 필요한 사람이 되어버린 걸까?
"열심히 살지 않겠다"라는 선언이 사람들에겐 "인생을 포기하겠다"라는 말처럼 들린 모양이다. 언제부터 열심히 살지 않으면 인생을 포기하는 것이 되어버린 걸까?
P. 158
3년의 공백기 동안 '진짜 하고 싶은 일'은 찾진 못했지만 몇 가지 깨달은 것이 있다. '진짜 하고 싶은 일'은 '사랑'과 참 많이 닮았다는 것이다.
'이제부터 진짜 사랑을 찾을 거야.'라면 찾아 나선다고 사랑이 찾아지는 게 아니듯, 진짜 하고 싶은 일도 찾는다고 찾아지는 게 아니었다.
팀 켈러, 고통에 답하다 _ 팀 켈러 (0) | 2020.03.26 |
---|---|
다시, 책으로 _ 매리언 울프 (0) | 2020.03.25 |
진노한 하나님의 손에 붙들린 죄인들(조나단 에드워즈 저) - 죄인들을 향한 경고와 은혜의 메시지 (0) | 2017.02.04 |
눈먼 자들의 국가 - 세월호는 국가가 국민을 구조하지 않은 '사건'이다. (0) | 2017.01.27 |
흰(한강 저) - "죽지 마. 죽지 마라 제발." (0) | 2017.0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