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9. 2. 23:04 책과 글, 그리고 시/좋은 문장
141쪽
침몰 당시 방송으로 나왔던 '가만히 있으라'라는 말을 이제 사람들은 '어떻게든 알아서 각자 살아남으라'라고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더 이상 내가 위기에 처했을 때 이 사회가 나를 보호해줄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저는 그처럼 공공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사회에서 제 아이들이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163쪽
저는 아이들에게 경험이 많은 어른들의 말씀을 귀 기울여 들어야 하고,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공동체의 규칙을 지켜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그 배에 탔던 아이들은 그 상식을 지켰다는 이유로 죽었습니다.
166쪽
기록되지 않은 역사는 기억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기억되지 않은 참사는 반복되기 마련입니다.
176쪽
외상 후 스트레스와 관련된 의학적 치료는 분명히 중요하고 필요하지만, 한국 사회의 온갖 모순들이 집약된 구조적 폭력에서 기인한 트라우마를, 개인적인 수준에서 진단하게 되고 그것이 개인적 수준의 치료'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게 아닌가 우려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그것이 세월호를 '교통사고'라고, 운이 없었다고, 개인의 책임이었다고 말하는 입장과 과연 얼마만큼 다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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