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2. 24. 21:11 책과 글, 그리고 시/좋은 문장
7쪽
나는 메타인지를 용기라고 정의한다. 학습이 이뤄지려면 포기하지 않는 용기, 도전하는 용기, 실수를 극복하는 용기, 창피함을 무릅쓰는 용기,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용기,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는 용기 등 정말로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메타인지를 정의하는 데 필요한 또 하나의 키워는 바로 믿음이다. 용기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믿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21쪽
1978년 클랜스와 아임즈는 이러한 내면의 비밀스러운 두려움을 '임포스터이즘'이라고 명명했다. 임포스터이즘은 자신이 사기꾼이라는 끔찍한 비밀이 발각될 경우 성공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것이라고 믿는 사고패턴이다. 연구 초기에는 임포스터이즘이 성취 수준이 높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성들에게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었다. 이 여성들은 자신의 정당한 노력을 통해 높은 목표에 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성공은 가짜야. 나는 성공을 말할 자격이 없어'라고 스스로의 성취를 깎아내렸다.
22~25쪽
임포스터가 되었을 때 나타나는 현상들
1. 타인의 평가에 두려움을 느낀다.
2. 자기 능력을 평가절하한다.
3. 완벽주의가 있다.
4. 실수나 실패를 두려워한다.
5. 성공을 두려워한다.
임포스터가 느끼는 핵심 정서는 불안이다. 성공을 거둔 임포스터는 겉으로는 행복해 보일지 몰라고 마음속에서는 불안 증상들에 끊임없이 시달린다. 아임즈 척도 가운데 임포스터의 속마음을 정확하게 반영하는 문항이 '나에게 중요한 사람들이 내가 그들이 기대하는 만큼 실력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게 될까 봐 두렵다'이다. 이 문항에 동조하는 사람일수록 임포스터이즘을 강력하게 경험한다. 임포스터는 자신의 무능이 들통날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성공해도 온전한 기쁨을 느낄 수가 없다.
28쪽
자신을 무능한 가짜라고 믿는 임포스터들은 두 가지 두드러진 행동양상을 보인다. 바로 '과도한 노력과'과 '미루기'다. '과도한 노력'은 자신이 가짜란 사실이 탄로나는 것을 막기 위해 남보다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믿는데서 오는 근면함이다. 그 밑에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깔려 있다.
31쪽
사람은 살면서 실패를 경험하기 마련이다. 실패가 발생했을 때, 보통의 사람들은 실수와 결점을 순순히 인정하고 그것을 성장의 발판으로 삼는 반면, 임포스터들은 실수를 무자격과 무능의 증거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자신의 실패를 들키게 되었을 때, 그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더 처절하게 발버둥치고 더 두터운 가면을 쓰려고 한다. 하지만 임포스터는 자신의 실체 위에 가면을 덮어쓰기 때문에 타인에게 그 속사정이 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임포스터이즘에서 벗어나고자 할 때 타인의 도움을 받기도 어렵다.
45쪽
나는 어려서부터 아이들이 '생각의 길'을 걸어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믿는다. '생각의 길'을 걸어갈 때 누군가가 계속 재촉하거나 막아서게 되면 아이들은 자연스레 가면을 쓰게 된다. '생각의 길'에 잠시 머물러 있는 것이 결코 잘못이 아닌데도 그런 자신을 실패자라고 여기거나, '완벽한 답을 모르는 사람은 실패자'라는 믿음을 가지게 된다. 반대로 '생각의 길'을 마음껏 걸어가게 해주면 아이는 자기 생각을 신뢰하게 되고, '완벽해 보이는 가면'으로 자신을 감출 필요가 없다고 느낀다.
50쪽
임포스터들의 실수에 대한 두려움은 때로 도전에 대한 포기, 기회의 상실로 이어지기도 한다.
임포스터이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실패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꿀 필요가 있다. 실패로 인해 자신감이 떨어질 때는 '실패했으니 포기할래'가 아니라 '길을 가다 보면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기도 하는 거야. 결국엔 이 어려움이 다 지나갈 텐데 뭘' 하고 생각을 돌이키는 것이 좋다.
51쪽
실수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려면 무조건 실패를 피하려고만 할 게 아니라, 커다란 실수에 대비해 작은 실수들을 미리 경험해보는 것이 좋다. 가령 다이어트를 시작할 때는 다이어트 식단을 완벽하게 지키겠다고 결심하는 대신 '작은 실패'를 계획에 포함시켜라.
64쪽
아이가 뭔가를 잘 배우고 익혔다면 "지금까지 참 잘 배웠구나. 앞으로는 어떤 부분을 더 배워보면 좋을까?"라고 격려하는 것이 좋다. 이제 더는 배울 게 없다는 식으로 아이를 칭찬하면, 아이는 앞으로는 노력 없이도 완벽해져야 한다고 여겨 더 불안해질 수 있다.
69쪽
마지막으로 '모두가 나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느 ㄴ생각을 아이 스스로 내려놓을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생각보다 타인은 내게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증명한 재미있는 실험이 하나 있다. 보기 민망한 셔츠를 입고 있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를 알아차리는지 알아보는 실험이었다. 보기 민망한 티셔츠를 입은 참가자를 사람들이 많은 방에 들여보내자, 예상과 달리 고작 200%의 사람들만이 티셔츠를 알아보았다.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다른 사람들은 내게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이다.
70쪽
자신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가 그리 대단한 게 아님을 깨닫는다면, 임포스더들도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완벽해 보이는 가면'을 벗어던질 수 있을 것이다. 엘레노어 루즈벨트의 말처럼 "다른 사람들이 당신에 대해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그들이 당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도 별로 신경쓰지 않게 될 것이다."
71쪽
노력은 비교의 대상이 아니다. 열심히 노력했다고 해서 꼭 성곡하는 것도 아니고, 실패했다고 해서 열심히 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노력과 성공, 노력과 행복은 인과관계에 놓여 있지 않다. 모두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비슷한 정도로 열심히 달렸음에도 성공에서 차이가 난다면 이는 운이 작용한 탓이다.
76쪽
임포스터들은 자신의 실체가 드러날 염려가 없고 평가로부터 자유로운 곳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임포스터들은 열심히 노력하고도 스스로 성공할 자격이 없다고 믿기 때문에 가뿐하게 도달할 수 있는 목표 언저리에도 가닿지 못할 때가 있다.
76쪽
한 철학논문에 따르면 임포스터들의 인식은 꽤나 합리적이로 일리가 있다고 한다. 또한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학습곡선을 가지며, 자신의 순수한 노력 외에도 그날의 컨디션, 주변 사람들의 도움, 운 같은 다양한 요인들이 학습과정에 두루 영향을 미치는데, 임포스터들은 이 요인들을 일일이 고려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기 능력 요인을 소홀하게 평가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논문은 순전히 자기 실력만으로 성공했다고 믿는 사람들이야말로 '진짜 임포스터(사기꾼)'라고 말한다. 모든 요인을 다 고려하는 것이 더 진실에 가깝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중략>
가면을 벗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성공은 수많은 요인들이 작용하고 결합하여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아이의 목표가 이루어졌다면 그것은 아이의 노력과 운,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임을 인정하자. 하지만 아이가 스스로를 믿고 열심히 노력했기 때문에 성공이 가능했다는 사실 또한 받아들여야 한다.
91쪽
과거보다 현재를 더 잘 기억하고, 때로 과거를 완전히 망각해버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 심리학적 이유는 우리의 인지 성장에 도움이 될 더 정확한 내용을 기억하기 위해 과거에 틀렸던 내용을 무시하려는 것일 수 있다. 두 번째 이유는 당황스러움이나 창피함을 피하기 위함일 수 있다. 뭔가를 잘못 알고 있을 때 교정을 통해 자신의 인지를 바로잡아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체면을 구기느니 '나는 처음부터 제대로 알고 있었다. 실수가 아니다'라고 믿어버림으로써 창피함을 모면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
95쪽
기억은 미화되기 마련이어서 시간이 갈수록 아이와 전쟁을 치르던 괴로운 시간들은 다 잊어버린 채, 성공의 결과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처음부터 재능이 있어서 약간의 노력만으로도 큰 성공을 거뒀다는 식으로 말이다.
105쪽
사람은 누구나 배운 것을 잊어버린다. 우리의 인지능력에는 한계가 있으며 지금 우리가 인지하고 있는 사실들은 얼마든지 왜곡되기 쉽다. 메타인지는 우리의 인지가 정확한지 아닌지를 판단하게 해주는 능력이다. 모니터링 판단이 정확하면 컨트롤 능력도 향상될 수 있다. 뭔가를 학습한 후 "내가 다 기억할 수 있겠지?"하는 어설픈 확신에 기대기보다 "오늘 배운 내용을 내일 되면 또 얼마나 잊어버릴까?"라고 자문할 수 있다면, 우리는 미래를 좀 더 현실적으로 예측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아이든 어른이든 '현재의 내 학습상태가 영원히 지속되지 않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한다면 자신의 메타인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될 것이다.
107쪽
과거의 고군분투와 시행착오를 기억에서 지우고 나는 원래부터 잘했던 사람이라고 믿어버리는 데서 임포스터이즘은 시작된다.
108쪽
고정형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은 지능이나 자질을 타고나는 것이어서 평생 변하지 않는다고 믿는 반면, 성장형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은 현재의 능력을 출발점일 뿐이며 이후의 노력이나 전략, 타인의 도움을 통해 얼마든지 성장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111쪽
나는 ≪메타인지 학습법≫에서 실패할 기회를 만들라고 여러 번 주장했었다. 이번에도 나는 '실수했던 과정을 기억하라' 고 강조하고 싶다. 그렇다면 실수하는 것은 왜 중요할까? 사실 실수 자체는 중요하지 않다. 만약 내가 한국어 발음을 틀리고도 그냥 지나쳐버린다면 그 실수는 학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실수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실수 후의 피드백이다. 피드백을 들어야 내 발음을 개선할 수 있고, 관련된 새 단어를 배울 때도 도움을 얻을 수 있다.
134쪽
'나는 본래 이런 사람이야' 라는 생각은 위험할 수 있다. 그 생각이 내 역할을 한계 지어버리기 때문이다. 어떠한 역할을 맡느냐보다 우리가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내가 처한 상황을 올바로 파악하고 어떻게 그 상황에 맞게 행동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메타인지다. 내가 메타인지를 느끼기도 전에 행동부터 해버리면 모니터링을 할 기회가 사라져버린다. '나 스스로 한번 판단해보는 과정'이야말로 가장 우선시되고 중시되어야 하는 과정인데, 이러한 자기판단의 과정 없이 행동하게 되면 가면을 쓸 확률이 높아진다.
150쪽
≪해리포터≫의 장면들은 우리에게 메타인지 방식을 한 번 더 상기시켜준다. "너 그것도 몰라?" 하고 누군가 핀잔을 줄 때에도 헤르미온느는 주눅들지 않고 "우리가 어떻게 알아? 머글 집안에서 자랐는데!" 라고 받아친다. "나는 다른 건 잘 알지만 이건 잘 모른다" 고 솔직히 시인하면서 "그러니 네가 나에게 좀 설명해줘" 라고 요청하는 것이 메타인지 학습니다. 먼저 판단을 내린 뒤(모니터링) 더 배우고 싶다고 컨트롤을 하는 것이다. 메타인지가 작동하려면 헤르미온느가 그랬던 것처럼 자신이 모르는 상태라는 것을 편하고 떳떳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한다.
171쪽
감사하는 겸손에는 자기 자신에 대한 인정이 전제되어 있다. 누군가가 나의 어떤 면을 칭찬했을 때 "고마워요" 라고 답할 수 있으려면 남이 칭찬한 그 면을 자기 자신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겸손은 메타인지와도 연결된다. 메타인지도 나 자신을 현실적으로 바라보고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175쪽
사후과잉확신편향 가면을 쓰는 사람은 부족했던 과거의 자신은 다 잊은 채 '나는 처음부터 잘했어. 나는 타고났어' 라고 믿기 때문에 어는 정도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못난이 가며을 쓰는 사람은 자신이 노력해왔던 시간을 부정하면서 현재의 성공까지 무시한다. 결국에는 미래의 자신에게도 기대할 것이 없어서 새로운 시도조차 못하게 된다. 건강한 메타인지를 발휘하려면 과거의 실수를 기억하는 것 못지않게 자신이 거둔 성공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180쪽
자가채점은 옳게 이해한 것과 아직은 이해가 부족한 것을 스스로 확인하고 점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손쉬운 메타인지 실행법이라고 할 수 있다.
186쪽
놀랍게도 실험결과는 연구자들의 예상과는 정반대였다. 오답인데도 자신이 맞다고 확신했던 학습자들이 오히려 자신의 실수를 더 잘 교정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현상을 가리켜 과잉교정효과라고 한다. 확실하게 틀리 때 더 정확하게 학습이 되는 것이다. 반면에 어정쩡하게 틀리면 실수를 교정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났는지 궁금하지 않는가?
연구자들도 그 이유를 놓고 무수히 논의를 거듭해왔지만 지금까지도 이렇다 할 해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다만 그 답이 학습자의 관심 정도에 있을 거라고 추측하고 있다.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나 관심이 더 클수록 학습이 촉진된다는 것이다. 나 역시도 이 해석에 동의한다. 관심을 두는 데서 더 나아가 자신의 견해를 확실하고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되면, 실수를 정답과 더 잘 연관짓고 실수 및 실수를 정정했던 과정에 대해서도 더 오래 숙고하게 되는 것 같다.
187쪽
'나는 언제든 실수할 수 있다. 그리고 관심 있는 것을 제대로 배우기 위해 내 생각을 언제든 정정할 수 있다' 는 사고방식이야말로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겸손의 태도이다.
188쪽
"내 생각은 이거야" 라고 자기 견해를 내놓으면 그때부터는 서로 다르게 생각하는 이유와 근거를 놓고 대화를 시작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소통과 교류 속에서 서로에 대한 이해와 상대의 의견에 대한 존중이 생겨날 수 있다. 학습은 바로 이런 경험을 통해 해 나가는 과정이다.
195쪽
메타인지는 스스로에 대해 계속해서 성찰하게 하는 능력인데, 극단적 표현은 이러한 능력의 발달을 저해한다. 가급적 아이들에게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너는 어때?" "그건 잘 이해하는 것 같은데 또 다르게 생각해볼 수는 없을까?" 하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그럴 때 아이들은 자신이 한 말을 되돌아보고 자기 생각도 더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
207쪽
성과를 입증해보라는 요구를 받는 순간이 임포스터에게는 악몽처럼 느껴질 수 있다. 실제로 나에게 그렇게 대단한 성과나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들킬 수도 있고, 나의 성공을 드러내는 것이 잘난 척처럼 보일까 봐 침묵하는 것이 더 낫다고 여길 수도 있다.
213쪽
그렇다면 진정한 겸손은 무엇일까? 아무리 고민해도 쉽게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는 것 보다 자신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는 메타인지 능력을 발휘하는 일이다. 우리는 타인은 물론이고 자신의 인지 또한 완벽하게 알 수 없기 때문에, 메타인지를 통해 끊임없이 인지에 대해 인지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219쪽
많은 사람들이 내게 자주 하는 질문이 있다. "우리 아이의 메타인지를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요?" 나는 아이의 메타인지를 부모가 키워줄 수 없다고 말한다. 아이의 메타인지는 아이가 컨트롤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를 보면서 부모 자신의 메타인지를 키울 수는 있다. 아이들은 과거 애먹었던 학습 경험과 힘겨운 성장의 순간들을 부모인 우리에게 상기시켜준다. 아이들이 어려워하면서도 잘해내는 모습을 통해, 나도 젊은 땐 무던히도 헤맸지만 결국 이렇게까지 성장할 수 있었구나, 하고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기게 된다. 아이의 메타인지가 결국 부모의 마음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221쪽
제대로 된 메타인지는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비교해가면서 무엇을 어떻게 더 배워나갈지 판단하는 능력이다. 즉 메타인지는 균형을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겸손한 아이를 키우겠다고 "네가 아는 게 다가 아냐" "너는 완벽지 않아"라고 말하기보다는 "여기서 뭘 더 배울 수 있을까?" "다른 해결책도 있을까?"라고 얘기해보면 어떨까. 문제에 관해 자신이 알고 있는 바를 관찰해볼 수 있도록 아이가 질문해줌으로써 부모는 다음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첫째, 아이는 지금까지 배워왔던 많은 것들을 생각해보며 자부심을 느낄 것이다.(메타인지가 자기 자신을 희생하지 않는다.)
둘째, 늘 더 배워야 할 것들이 있다고 믿으면 아이가 자기과신을 피할 수 있다. (겸손한 아이가 된다.)
224쪽
결국 가르치는 일은 무조건 나의 실력이 들통나게 되어 있는 방법이다. 나도 잘 모른다는 사실을 학생에게 순순히 시인하면서 내 지식의 한계 안에서 최대한 열심히 설명해주게 된다. 학생을 가르치면서 나 역시 '해냈다' '나도 가르칠 수 있다'는 사실도 깨달을 수 있다.
251쪽
본모습을 일찍 발각당할 경우 우리는 세 가지 감정을 누릴 수 있다. 첫째, 불안한 느낌이 완화된다. 둘째, 학습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단계에 걸쳐 사람들의 피드백을 얻을 수 있다. 셋째, 피드백을 통해 자기 행동을 계속 조절해나가기 때문에 '완벽한 답'이나 '정답'을 찾아야 한다는 강박이 사라진다. 나는 스스로 들키는 법을 터득한 덕분에 임포스터의 가면을 조금씩 벗을 수 있었다고 믿는다. 예전의 나는 들키는 것을 너무나 두려워해서 사람들 앞에서 가면을 뒤집어쓰곤 했지만 이 들키기 학습을 통해 차츰 변화활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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