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4. 11. 18:11 삶을 살아내다/일상(日常)
요즘 생각이 많아지면 바로 신발 끈을 조여매고 안양천을 달린다. 관계든 일이든 일단 생각을 내려놓고 달린다. 달리면서 무엇이 문제인지 아니면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하기보다 벌어진 그 상황을 받아들인다. 이미 물은 엎어졌고 다시 주워담을 수 없다는 것 하나는 확실하기 때문이다.
살고싶다는 농담에서 허지웅 작가가 이야기했던 것처럼 '벌어질 일이 벌어진거다. 그러니까 괜찮다.'며 몇번을 되뇌인다. 누구를 탓하고 싶지도 않고, 자책하고 싶지도 않다. 터질 일이 터진거다. 어쩌면 일종의 회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긴하지만 누구탓도 하지 않은채 상황을 받아들이면 맘이 편하다. 편한 마음으로 숨이 차오를때까지 달린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달리면서 현실을 받아들이는 연습을 한다. 그래, 벌어질 일이 벌어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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