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3. 20. 21:37 책과 글, 그리고 시/시에 울다
어떤 나무의 말
나희덕
제 마른 가지 끝은
가늘어질 대로 가늘어졌습니다.
더는 쪼개질 수 없도록.
제게 입김을 불어넣지 마십시오.
당신 옷깃만 스쳐도
저는 피어날까 두렵습니다.
곧 무거워질 잎사귀일랑 주지 마십시오.
나부끼는 황홀 대신
스스로의 棺이 되도록 허락해주십시오.
부디 저를 다시 꽃 피우지는 마십시오.
문병―남한강 _ 박 준 (0) | 2018.03.25 |
---|---|
슬픔이 자랑이 될 수 있다 _ 박 준 (0) | 2018.03.24 |
무언가 부족한 저녁 _ 나희덕 (0) | 2018.03.19 |
즐거운 편지 _ 황동규 (0) | 2017.10.04 |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_ 백석 (0) | 2017.10.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