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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나무의 말 _ 나희덕
kangsy85
2018. 3. 20. 21:37
어떤 나무의 말
나희덕
제 마른 가지 끝은
가늘어질 대로 가늘어졌습니다.
더는 쪼개질 수 없도록.
제게 입김을 불어넣지 마십시오.
당신 옷깃만 스쳐도
저는 피어날까 두렵습니다.
곧 무거워질 잎사귀일랑 주지 마십시오.
나부끼는 황홀 대신
스스로의 棺이 되도록 허락해주십시오.
부디 저를 다시 꽃 피우지는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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