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글, 그리고 시/시에 울다

그 사람을 가졌는가

kangsy85 2012. 5. 11. 19:32



그대 그 사람을 가졌는가

                                                        함석헌

 만리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 맡기며

 맘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어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두거라" 일러 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너 하나 있으니"하며

 방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

 "아니"라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군 시절  상명하복만이 존재하는 더러운 곳에서 지독한 고독이 날 엄습해 올 때, 모든 것들에 반기를 들며저항하고 싶었다. 고립된 사고에서 벗어나고자, 평안을 얻고자 시를 읽었다.  

나는 그 사람을 가졌는가. 내가 붙들 그 사람들은 존재하는가. 가슴 속 깊이 '가족'이란 두글자가 떠올랐다. 항상 나를 위해 기도해주시는 아버지와 어머니. 혼자 끙끙 앓아도 도와달라고 절대 말 못하는 자존심 강한 나를 묵묵히 물심양면으로 도와  주는 맘 따뜻한 누나.그들이 있어 난, 행복했다1년의 타국 생활을 마치고 돌아와 아둥바둥거리며 살아가고 있는 내게 큰 힘이 되어주는 것 또한 가족이다. 우리 가족을 만난 것이 축복이다. 참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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