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문장]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_ 존 그레이

2022. 7. 12. 22:50 책과 글, 그리고 시/좋은 문장

7쪽

 내가 왜 그걸 알지 못했을까? 그녀에게 필요했던 건 그저 내가 가까이 다가가 가만히 안아주는 것일 뿐이었는데. 만일 내가 여자였다면 바니가 무엇을 원하는지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남자로서 나는 안아주고, 귀를 기울여 그 말을 들어주는 것이 그녀에게 그토록 중요한 일인지 알지 못했다. 

 

10쪽

 남녀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상호 신뢰와 책임, 협조와 애정이 촉발되도록 노력함과 아울러, 자존심과 인간적 존엄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11쪽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는 남녀가 서로 어떻게 다른지를 자세히 인식하게 함으로써 관계 속의 긴장을 줄이고 사랑을 이끌어내는 새로운 전략을 제시한다. 그리고 실망과 좌절을 줄이고 친밀감과 행복감을 증진시키기 위한 실제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남녀의 관계는 그렇게 고통스러운 투쟁이어야 할 필요가 없다. 단지 우리가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할 때 긴장과 원망과 불화가 생겨나는 것이다. 

 

20쪽

"차이를 기억할 것"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면 남자와 여자는 서로 충돌하게 된다. 이성으로 인해 화가 나거나 실망하는 것은 다개의 경우 이 중요한 진리를 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상대방이 우리 자신과 비슷해지기를 기대한다. 또 그들이 '우리가 원하는 것을 원하고 우리가 느끼는 대로 느끼기'를 바란다. 

 

31쪽

 화성인들은 자기 문제를 스스로 처리하는 게 보통이므로 전문적인 조언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좀처럼 자기 이야기를 남에게 털어놓지 않는다. 이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나 혼자서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에 왜 남을 끌어들이는가?' 남의 도움이 있어야 일이 해결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그들은 자기 문제를 입 밖에 내지 않는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에 도움을 청하는 것은 유약하다는 증거이다. 

 

47쪽

 만일 당신이 남자라면, 앞으로 일주일 동안 여자가 말을 할 때 그녀의 기분을 진심으로 존중하고 이해하는 마음의 자세로 그 말에 귀 기울여 볼 것을 권한다. 그녀의 기분이 타당하지 않다거나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싶은 충동이 일더라도 꾹 참아보라. 그러면 그녀가 당신을 얼마나 고맙게 생각하는지 당신 자신도 놀랄 것이다. 

 

49쪽

 남자와 여자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는 그들이 어떤 식으로 스트레스에 대응하느냐 하는 것이다. 남자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한 곳에만 주의를 집중하며 내면으로 깊이 움츠러드는 반면, 여자는 점점 더 감정적으로 그 스트레스에 압도되고 휩쓸리게 된다. 이러한 때에 그 기분을 풀어야겠다는 욕구는 서로 다르게 나타난다. 

 남자들은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그 긴장이 해소되는 반면, 여자들은 자신이 느끼는 문제들을 이야기함으로써 한결 기분이 나아질 수 있다. 이러한 차이점을 이해하고 인식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관계 속에는 불필요한 마찰이 생겨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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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문장] 노모포비아-스마트폰이 없는 공포 _ 만프레드 슈피처

2022. 7. 9. 22:50 책과 글, 그리고 시/좋은 문장

6쪽

 이 책은 있지도 않은 불안을 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사이언스》나 《네이처》 같은 전문 잡지에 공개된 많은 과학자들의 인식을 요약하고, 스마트폰이 우리 모두에게 끼치는 해악을 이해하기 쉽고 핵심적으로 표현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16쪽

 미국에서는 몇 년 사이 여자 청소년과 젊의 여성들의 자살률이 두 대 증가했다. 원인을 분석한 결과 목숨을 끊으려는 심리적·정신적 충동은 디지털 미디어의 사용 시간이 늘어날수록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쪽

 우리는 디지털 화면과 정보 통신 기술로는 손 글씨나 정서법, 암산, 독도법을 익히지 못한다. 또한 무언가에 대해 의지를 불태우고, 무언가를 실행에 옮기고, 남에게 공감하고,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다. 

 

25쪽

 우선 스마트폰은 수면 시간을 물리적으로 감소시킨다. 둘째, 화면 내용이 흥분과 불안을 부추긴다. 셋째, 화면의 푸른 불빛이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를 방해한다. 수면 실험에서의 조사가 보여주듯 낮에 디지털 미디어를 많이 사용하는 거소 불면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27쪽

 스마트폰은 여러 가지 형태의 불안을 일으킨다. 자신이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불안(고립공포감, Fear of missing out, 줄여서 Fomo)은 모든 스마트폰 사용자의 60퍼센트 이상이 경험하는 현상이다. 노모포비아(No mobile-phone phobia)*도 매우 넓게 퍼져 있다. 

*스마트폰이 손에 없거나 눈에 보이지 않으면 불안감을 느끼는 증상. 스마트폰을 수시로 만지작거리거나, 스마트폰이 없으면 5분을 버티지 못하거나, 강제로 스마트 사용을 제지당했을 때 폭력적인 반응을 보이면 노모포비아로 볼 수 있다. 

 

34쪽

 게다가 타인과의 공감도 우리는 걸음마나 말처럼 학습을 통해 배운다. 그러려면 타인과의 직접적인 접촉이 무수히 필요하다. 이러한 직접적인 접촉이 디지털 미디어로 인해 배제되면 공감능력이 생기기 어렵다. 실제로 청소년들이 날마다 화면 앞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낼수록 부모와 친구들에 대한 공감능력이 줄어드는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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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문장] 모순 _ 양귀자

2022. 6. 26. 22:35 책과 글, 그리고 시/좋은 문장

10쪽

 내가 가진 좋은 점 가운데 하나는 무언가 요구가 있을 때 가능하면 그 요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었다. 

 

15쪽

 내 인생의 볼륨이 이토록이나 빈약하다는 사실에 대해 나는 어쩔 수없이 절망한다. 솔직히 말해서 내가 요즘 들어 가장 많이 우울해하는 것은 내 인생에 양감이 없다는 것이다. 내 삶의 부피는 너무 얇다. 겨자씨 한 알을 심을 만한 깊이도 없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 것일까.

 

19쪽

 어머니와 이모는 결혼과 동시에 비로소 두 사람으로 나뉘었다. 두 사람으로 나뉘자마자 이들의 삶을 급격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한 사람은 세상의 행복이란 행복은 모두 차지하는 것으로, 나머니 한 사람은 대신 세상의 모든 불행을 다 소유하는 것으로 신에게 약속이나 받았듯이 그렇게 달라졌다. 안타깝게도 나는 불행을 짋어진 쪽으로 편입되어 이 세상에 태어났다. 

 

20쪽

 인생은 탐구하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여야 하는 것, 이것이 사춘기의 내가 삶에 대해 내린 결론이었다. 어머니의 경험이 나에게서 멋진 삶을 살아보고자 하는 동기 유발을 앗아가 버린 것이었다. 

 

21쪽

 내 삶이 이토록 지리멸렬해진 것을 모두 다 어머니에게 떠넘기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어떤 사건이 일어나면 원인을 분석한다고 때로는 문제가 있는 가정에, 혹은 사회에, 아니면 제도에 책임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나는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 가끔 그런 분석들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자신의 방종을 정당화하려는 젊은 애들을 만나는데 그럴 때마다 나는 그들의 교활함을 참을 수 없어한다. 특히 열대여섯 되는 어린애들이 텅 빈 머리로 앵무새처럼 그런 핑계를 대고 있으면 뺨이라도 한 대 올려붙이고 싶은 것을 간신히 참아야 한다. 영악함만 있는 자존심은 없는 인간들. <중략>

 그러나, 그러나, 이런 말은 어떤가. 

 우리들은 남이 행복하지 않은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자기 자신이 행복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언제나 납득할 수 없어한다. 

 

51쪽

 진모가 나 못지않은, 아니, 나를 훨씬 능가하는 문제아로 청소년기를 보내는 동안에도 나는 그 애의 삶에 참견하지 않았다. 진모의 삶은 진모의 것이었고 진진이의 삶은 진진이의 것이었다. 

 이 얼마나 단순하면서도 명료한 삶의 공식인가 말이다. 마찬가지로 아버지의 삶은 아버지의 것이었고 어머니의 삶은 어머니의 것이었다. 나는 한 번도 어머니에게 왜 이렇게 사느냐고 묻지 않았다. 그것은 아무리 어머니라 해도 예의에 벗어나는 질문이었다. 누군가 내게 그런 실례의 발언을 하는 것도 결코 용납하지 않았다. 나는 그런 사람과는 두 번 다시 얼굴을 마주하지 않았다. 상처받은 내 자존심이 용서를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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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문장] 부의 대이동 _ 오건영

2022. 5. 12. 10:00 책과 글, 그리고 시/좋은 문장

50쪽

 기준금리의 타깃인 7일물 RP금리가 현재 0.78%라고 해보죠. 기준금리가 높아졌다는 것은 시중에 자금이 모자라다는 의미일 겁니다. 돈이 모자라니 너도나도 돈을 구하려고 할 것이고, 그러다 보면 더 높은 이자를 불러서라도 돈을 구하려고 할 거잖아요? 7일물 RP금리가 한국은행이 의도하는 기준금리인 0.75%보다 높으면 시중에 자금이 부족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럼 한국은행은 시중에 자금을 주입하기 시작합니다. 그럼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자금 공급이 늘어나겠죠? 돈이 풀리면서 돈 구하기가 편해진 사람들은 무리해서 높은 금리를 부르며 자금을 땡기려 하지 않겠죠. 네, 7일물 RP금리가 하락합니다. 어디까지 하락하냐면요. 기준금리 레벨인 0.75%까지 내려갑니다. 

 

53쪽

 기사를 보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장기국채와 회사채 금리는 오히려 올라가는 이른바 '디커플링' 현상이 나타나도 있다고 나오죠. 보통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중장기국채나 회사채 금리는 이에 따라 하락하는 커플링(동조화) 현상이 일반적인데요. 이런 독특한 현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조금 설명이 길기는 하지만 해보겠습니다. 중앙은행은 김준금리를 인상 또는 인하할 수는 있지만 시장금리를 마음대로 올리고 내리고 할 수는 없습니다. 기준금리 조절을 통해 시장금리에 영향을 주면서 중앙은행이 원하는 방향으로 전체 금리를 유도를 하는 것이죠. 

 

56쪽

 여기서 구축은 무언가를 쌓는다는 의미의 '구축'이 아니고요, 내쫓는다는 의미의 '구축'을 말합니다. 혹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표현을 들어본 적 있나요? '나빠지는 것이 좋아지는 것을 만든다'라고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여기서의 악화는 나빠진다는 게 아니고 '나쁜 돈'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양화는 '좋은 돈'이라는 의미죠. 즉, 나쁜 돈이 좋은 돈을 내쫓는다는 의미인 거죠. 

 아주 오랜 옜날에는 금과 은을 녹여서 금화, 은화를 만들었다고 하죠. 그런데 똑똑하고 영악한 사람들이 나쁜 짓을 하기 시작합니다. 금화의 끝을 조금씩 깍아낸 거예요. 깎아서 조금씩 모은 금을 갖고 새로운 금화를 만들어내는 겁니다. 그럼 앉은 자리에서 돈을 벌지 않겠어요? 그런데 한두 사람만 그러는 게 아니라 모두가 앉아서 조금씩 조금씩 금화의 금을 깍아내는 겁니다. 자, 제가 제대로 된 금화를 갖고 있어요. 그런데 시중에는 금의 함량이 많이 줄어든(하도 깍아내서) 금화가 돌고 있습니다. 그럼 제가 제대로 된 금화인 '양화'와 깎여버린 금화 즉, '악화'를 갖고 있다고 가정합니다. 저는 물건을 살 때 어떤 금화를 내놓을까요? 당연히 제대로 된 양화는 집에 꽁꽁 숨겨두죠. 그리고 악화만 사용할 겁니다. 그런데 저만 그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모두가 그런 생각을 하면 악화만 유통이 되고 양화는 집으로 숨어버리는 '악화가 양화를 몰아내는 상황' 벌어지겠죠.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의미는 바로 이겁니다. 삼천포를 다녀온 듯한데요...... 그냥 구축한다는 의미를 이렇게 이해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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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문장] 책 읽는 뇌 _ 매리언 울프

2022. 5. 1. 23:16 책과 글, 그리고 시/좋은 문장

36쪽

인지과학자 스티븐 핑거(steven Pinker)는 매우 공감가는 표현을 했다. "소리(sound)에 관한 한 아이들은 이미 선이 연결된(wired) 상태다. 반면에 문자(print)는 고생스럽게 추가 조립해야 하는 옵션 액세서리다."

 

37쪽

 한  아이가 누군가의 품에 안겨 동화를 처음 들을 때, 바로 그 순간부터 독서 학습이 시작되는 것이다. 생후 5년 동안 이런 일을 얼마나 자주 경험하는가, 못하는가가 후일 그 아이의 독서 능력을 예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척도가 된다. 

 

224쪽

 독서 발달의 자연사를 마무리하는 의미에서 헤밍웨이가 끊임없이 찾아 헤맸던 '하나의 진정한 문장'을 고른다면 바로 이런 것이다. 독서 발달의 끝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끝없는 독서의 이야기는 앞으로도 끝없이 이어질 것이며 매 순간 뇌와 독자를 변화시키고 눈과 혀와 단어와 작가를 남겨둔 채 '싱싱하고 푸르른 진실이 솟구치는' 새로운 곳을 향해 전진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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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꽃 _ 복효근

2022. 5. 1. 19:29 책과 글, 그리고 시/시에 울다

출처 :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karadosflo&logNo=120175364843

 

안개꽃 

                        복효근

 

꽃이라면 

안개꽃이고 싶다 

 

장미의 한복판에 

부서지는 햇빛이기보다는

그 아름다움을 거드는 

안개이고 싶다 

 

나로 하여 

네가 아름다울 수 있다면 

네 몫의 축복 뒤에서 

나는 안개처럼 쓰러지는 

다만 너의 배경이어도 좋다

 

마침내 너로 하여

나조차 향기로울 수 있다면 

어쩌다 한 끈으로 묶여 

시드는 목숨을 그렇게 

너에게 조금은 빚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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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 _ 김호연

2022. 3. 20. 09:00 책과 글, 그리고 시/서평(書評)

출처: yes24

 자취생활을 할 때 가장 유용한 곳이 집 앞 편의점이다. 할인매장보다 가격이 조금 비싸긴 하지만 1인용 음식들이 많고 늦은 시간까지 영업하기 때문이다. 필요한 것만 거의 다 살 수 있는 편의점은 점점 개인화되어가는 이 시대의 산물이기도 하다. 

 김호연 작가의 장편소설 《불편한 편의점》의 첫장을 읽었을때 편의점 이야기로 어떻게 이어질 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전개를 예상하지는 못했지만 김호연 작가의 글은 흡인력이 있었다. 웬만하면 소설은 잘 읽지 않지만, 첫 장을 읽고나서 이 소설은 '흥미롭다'는 느낌이 확실하게 들었다.

 이야기는 염 여사가 파우치를 잃어버린 데서 시작된다. 염 여사는 서울역에서 파우치를 잃어버렸고, 그 파우치를 '독고'라는 노숙자가 가지고 있었다. 그는 염 여사에게 전화를 걸어 자기가 그 파우치를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하면서 둘의 관계는 시작된다. 염여사가 잃어버린 파우치를 찾아준 독고에서 고마움을 표시하고자 데려간 곳이 그녀가 운용하는 always 편의점이었다. 그렇게 편의점 이야기는 시작된다. 알바생 시현, 오 여사, 성필씨, 그리고 편의점을 찾는 고객들이 소설의 등장인물이다. 편의점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의 중심에는 독고가 있다. 초라한 행색에 말도 어눌한 탓에 사람들이 기피하지만 그는 그만의 방법으로 사람들과 소통하며 그들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각박해진 이 시대의 산물인 편의점과 사람 냄새 나는 독고가 묘하게 얽혀있다. 독고는 과거 충격적인 일과 지나친 음주로 인해 자신이 누구인지, 무슨 일을 했는지 모르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다. 그냥 자신의 원칙대로 세상을 살아간다. 강자에게는 강하고 약자에게는 약하다. 결국 독고는 편의점에서 안정적으로 일하면서 자신의 과거도 알게된다. 과거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인생의 의미를 되찾아 새로운 삶을 내딪게 된다.   

 소설의 중심에는 독고가 있지만 각 챕터의 주인공은 따로 있다. 각자의 삶의 고충과 어려움이 있는데 그 문제가 해결되는 시작점이 독고의 행동과 말인 것이다. 이야기를 듣고 공감해주는 것. 각박한 이 시대의 산물인 편의점에서 온기를 전해주는 독고의 캐릭터가 소설 전체에 관통하는 이미지다. 아무리 시대가 개인화되고 삭막해진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인간관계에서 벗어날 수 있다. 타인의 아픔이 나에게 해를 미치지 않는다면 그 아픔은 방관의 대상이 되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지만, 그래도 작가가 우리에게 전하고 싶은 것은 사람과 사람 간의 정이지 않을까 싶다. 독고가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도움을 베풀 수 있었던 것은 염 여사의 호의 때문이었으니까. 염 여사의 호의가 독고의 마음 열게 했고, 마음을 연 독고는 또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준 것이다. 오랜만에 마음 따뜻해지는 소설을 읽으면서 타인의 기쁨과 슬픔을 공유하며 함께 도우며 살아가는 세상을 꿈꿔본다.   

 

"밥 딜런의 외할머니가 어린 밥 딜런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행복은 뭔가 얻으려고 가는 길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길 자체가 행복이라고. 그리고 네가 만나는 사람이 모두 힘든 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에 친절해야 한다고." - <불편한 편의점>, 140쪽-


15쪽

 다른 노숙자들에게 맞아가면서까지 파우치를 지킨 것부터, 주인에게 잘 돌려주기 위해 꼼꼼하게 확인을 한 것까지, 사실 어지간한 책임감이 아니면 할 수 없는 행동이기 때문이었다. 

 

 47쪽

 느릿느릿 일어나 경찰들에게 문을 열어주는 독고 씨의 커다랗고 듬직한 등이 눈에 들어왔다. 순간 고개를 돌린 독고 씨가 그녀를 향해  찡그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처음으로 보는 웃는 그의 얼굴은 눈가에서부터 흘러내린 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독고 씨는 아랑곳없이 피 묻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229쪽

 사장님의 제안을 수락한 뒤 술을 끊고 편의점 일을 시작한 것은, 아마 내 안의 마지막 생존 본능 때문이었던 것 같다. 임신한 길고양이가 불쑥 사람의 집에 들어와 새끼를 낳듯이, 나 역시 살아 있어야 할 최후의 이유가 있어 알코올중독마저 잠 재우고 이 피난처를 찾은 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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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문장]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가 _ 제레드 쿠니 호바스

2022. 3. 7. 09:00 책과 글, 그리고 시/좋은 문장

출처: goodreads

31쪽

 우리는 대체로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수집하려고 애쓴다. 그래서 주어진 시간 내에 더 많은 것을 받아들이기 위해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수행하려고 한다. 멀티 플레이어가 능력 있는 사람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이는 착각이다. 우리의 뇌는 두 가지 이상의 정보 흐름을 동시에 받아들이는 데 엄청난 어려움을 겪는다. 

 뇌과학을 연구하고 강의하는 신경과학자로서 내가 줄 수 있는 조언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한 가지에 집중하라!"

 사람들에게 내 뜻과 생각을 정확하고 완전하게 전달하고 싶다면, 그들을 한 가지에 집중시킬 줄 알아야 한다. 사람들에게 내가 가진 메시지를 각인시키고 싶다면, 그들을 한 가지에 집중시킬 줄 알아야 한다. 

 

32쪽

 브로카/베르니케 병목현상에 예외란 없다. 사람들은 당신의 자료와 목소리를 왔다갔다 하다가 중요한 정보들을 모두 잃고 만다. 

 

36쪽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슬라이드에 포함된 것과 동일한 발표를 듣게 하지 마라. 일대일 미팅에서도 마찬가지다. 상대에게 건넨 자료를 그대로 읽으며 설명하는 행위는 최악이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피해야 할 습관이다. 

 

39쪽

 반면에 깊은 필기는 단어가 아니라 그 단어들을 이치에 맞게 만들고 정리하고 행간에 숨겨진 의미를 도출하는 데 신경을 쏟는다. 발표자의 음성을 들으며 퍼뜩 떠오른 것들을 발표 자료 여백에 휘갈겨쓴 메모, 낙서, 자료에 적힌 단어를 다른 단어로 대체해보거나 문장을 재해석해본 것 등등이 깊은 필기에 속한다. 따라서 깊은 필기는 병목현상을 피할 수 없다. 발표자의 목소리를 단어로 정리하는 것에 집중하는 사이에, 발표자의 목소리를 배경 소음으로 전락하고 만다. 

 거듭된 뇌과학 연구에 따르면, 깊은 필기는 병목현상을 유발한다. 나아가 프레젠테이션이 진행되는 동안 받아들일 수 있는 정보의 양을 감소시킨다. 하지만 '기록'을 통해 프레젠테이션에서 얻은 정보와 아이디어들을 더 잘 이해하게 만들고, 그 프레젠테이션에 대한 기억을 강화시킨다. 

 깊은 필기는 프레젠테이션에서 당신이 얻을 수 있는 배움의 총량은 감소시킨다. 하지만 그 프레젠테이션에서 당신이 얻은 정보나 아이디어들에 대해 당신이 더 잘 배울 수 있게 돕는다. 따라서 깊은 필기를 해야 할 경우에는, 기억에 꼭 남겨야만 하는 정보를 잘 추려내어 적어야 한다. 

 

43쪽

 누군가 말하는 것을 들으면서 동시에 단어들을 읽는 것은 불가능하다. 

- 묵독은 그다지 조용하지 않다. 

- 브로카/베르니케 병목현상으로 인해 우리는 한 번에 하나의 언어 정보만 파악할 수 있다. 

- 단어를 읽는 것과 강연을 듣는 것 사이를 제아무리 빠르게 왔다 갔다 할 수 있다 할지라도, 이 두 가지 정보의 흐름 사이에서 이를 모두 기억하는 건 불가능하다. 

 

344쪽

 사람들은 종종 '감정emotion'과 '느낌feeling'이라는 용어를 구별 없이 혼용한다. 하지만 이 두 단어는 매우 다른 두 가지를 가리킨다. 

 감정이란 특정한 상황이나 사건에 반응해 몸 전체에서 일어나는 신체적 감각을 뜻한다. 감정은 신체 내부의 화학물질을 통해 생겨난다. 심장의 두근거림, 피부의 얼얼함, 가뿐 호흡, 뱃속의 울렁거림 등등이 그 예다. 

 반면에 느낌은 이러한 신체적 감각들에 대한 심리적 해석이다. 마음에 존재하는 '주관적 인식subjective perception'을 통해 나타나는 느낌은 신체적 감각에 대한 정신적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 

 감정은 뇌 깊은 곳에 위치한 두 개의 작은 구조인 편도체와 시상하부에 의해 매개된다. 편도체는 우리의 17가지 감각(!)으로부터 신호를 받고, 이것들을 각각의 상황과 관련된 감정을 선택하는 데 사용한다. 시상하부는 차례대로 그 감정을 나타내기 위해 화학물질의 체내 분출을 촉발한다. 

 예를 들어 당신이 으르렁거리는 늑대들에 둘러싸여 있다고 해보자. 그러면 당신의 편도체는 무의식적으로 상황을 분석해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선택할 것이다. 그러면 시상하부는 심장박동 수를 증가시키고, 동공을 확장시키고, 호흡을 단축시키기 위해 당신으로 목속으로 화학물질을 방출할 것이다. 이렇게 신체상에 나타는 '감각들'이 바로 두려움의 감정이다. 

 흥미롭게도 우리 몸이 만들어낼 수 있는 화학물질을 아주 많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연구자들은 편도체/시상하부 조합이 인간의 기본적인 6가지 감정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는다. 

 

347쪽

 감정들 중 어떤 것이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을까?

 스트레스는 감정이 아니다. 느낌이다. 우리가 어떤 일이나 사건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은, 우리의 심리가 그렇게 해석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막 비행기에서 낙하산을 메고 뛰어내릴 때 마구 쏟아지는 화학물질(아드레날린, 엔돌핀 등)을 '흥분'이라고 해석한다. 또 다른 사람은 비행기에서 뛰어내릴 때 마구 쏟아지는 아드레날린과 엔돌핀을 '스트레스'라고 해석한다. 

 이러한 심리적 해석(느낌)이 제공하는 피드백에 따라 화학 물질의 흐름이 바뀌고, 새로운 신체적, 정신적 변화가 발생한다. 동일한 상황, 동일한 화학물질, 동일한 신체 감각··· 하지만 해석이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 

  "그건 스트레스가 아니야."

 당신이 이렇게 말하는 순간, 우리의 스트레스에 대한 모든 논의는 무효가 된다는 뜻이다. 

 

358쪽

 앞에서 배운 바와 같이, 노르에피네프린은 해마 속으로 아크 단백질을 방출시키고, 이를 통해 새롭게 형성된 기억을 강화시킨다. 여기에 비밀이 있다. 스트레스가 노르에피네프린의 방출을 유발하는 유일한 감정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실 이 호르몬은 우리가 갑작스러운 감정의 변화를 겪을 때마다 분비된다. 

 만일 당신이 행복에서 슬픔으로, 분노에서 두려움으로, 놀라움에서 역겨움으로 감정을 갈아타도 노르에피테프린은 분비되고 기억은 강화될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당신이 어느 정도 행복감을 느끼다가 점점 황홀한 지경으로, 약간 슬픈 감정에서 우울한 감정으로, 약간 화가 나 있다가 점점 격분을 느끼는 수준으로 올라설 때도 몸에서는 노르에피네프린이 분비되고 기억은 강화될 것이다. 

 따라서 사람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거나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면, 그들의 감정을 리듬감 있게, 적절하게 변화시킬 줄 알아야 한다. 슬픔의 바다에서는 기쁨이 돋보이고, 기쁨의 바다에서는 슬픔이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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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문장] 임포스터(IMPOSTER)-가면을 쓴 부모가 가면을 쓴 아이를 만든다_리사 손

2022. 2. 24. 21:11 책과 글, 그리고 시/좋은 문장

7쪽

 나는 메타인지를 용기라고 정의한다. 학습이 이뤄지려면 포기하지 않는 용기, 도전하는 용기, 실수를 극복하는 용기, 창피함을 무릅쓰는 용기,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용기,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는 용기 등 정말로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메타인지를 정의하는 데 필요한 또 하나의 키워는 바로 믿음이다. 용기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믿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21쪽

 1978년 클랜스와 아임즈는 이러한 내면의 비밀스러운 두려움을 '임포스터이즘'이라고 명명했다. 임포스터이즘은 자신이 사기꾼이라는 끔찍한 비밀이 발각될 경우 성공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것이라고 믿는 사고패턴이다. 연구 초기에는 임포스터이즘이 성취 수준이 높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성들에게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었다. 이 여성들은 자신의 정당한 노력을 통해 높은 목표에 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성공은 가짜야. 나는 성공을 말할 자격이 없어'라고 스스로의 성취를 깎아내렸다. 

 

22~25쪽

임포스터가 되었을 때 나타나는 현상들

 1. 타인의 평가에 두려움을 느낀다. 

 2. 자기 능력을 평가절하한다. 

 3. 완벽주의가 있다. 

 4. 실수나 실패를 두려워한다. 

 5. 성공을 두려워한다. 

 임포스터가 느끼는 핵심 정서는 불안이다. 성공을 거둔 임포스터는 겉으로는 행복해 보일지 몰라고 마음속에서는 불안 증상들에 끊임없이 시달린다. 아임즈 척도 가운데 임포스터의 속마음을 정확하게 반영하는 문항이 '나에게 중요한 사람들이 내가 그들이 기대하는 만큼 실력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게 될까 봐 두렵다'이다. 이 문항에 동조하는 사람일수록 임포스터이즘을 강력하게 경험한다. 임포스터는 자신의 무능이 들통날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성공해도 온전한 기쁨을 느낄 수가 없다. 

 

28쪽

 자신을 무능한 가짜라고 믿는 임포스터들은 두 가지 두드러진 행동양상을 보인다. 바로 '과도한 노력과'과 '미루기'다. '과도한 노력'은 자신이 가짜란 사실이 탄로나는 것을 막기 위해 남보다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믿는데서 오는 근면함이다. 그 밑에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깔려 있다.

 

31쪽

 사람은 살면서 실패를 경험하기 마련이다. 실패가 발생했을 때, 보통의 사람들은 실수와 결점을 순순히 인정하고 그것을 성장의 발판으로 삼는 반면, 임포스터들은 실수를 무자격과 무능의 증거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자신의 실패를 들키게 되었을 때, 그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더 처절하게 발버둥치고 더 두터운 가면을 쓰려고 한다. 하지만 임포스터는 자신의 실체 위에 가면을 덮어쓰기 때문에 타인에게 그 속사정이 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임포스터이즘에서 벗어나고자 할 때 타인의 도움을 받기도 어렵다. 

 

45쪽

 나는 어려서부터 아이들이 '생각의 길'을 걸어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믿는다. '생각의 길'을 걸어갈 때 누군가가 계속 재촉하거나 막아서게 되면 아이들은 자연스레 가면을 쓰게 된다. '생각의 길'에 잠시 머물러 있는 것이 결코 잘못이 아닌데도 그런 자신을 실패자라고 여기거나, '완벽한 답을 모르는 사람은 실패자'라는 믿음을 가지게 된다. 반대로 '생각의 길'을 마음껏 걸어가게 해주면 아이는 자기 생각을 신뢰하게 되고, '완벽해 보이는 가면'으로 자신을 감출 필요가 없다고 느낀다. 

 

50쪽

 임포스터들의 실수에 대한 두려움은 때로 도전에 대한 포기, 기회의 상실로 이어지기도 한다. 

 임포스터이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실패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꿀 필요가 있다. 실패로 인해 자신감이 떨어질 때는 '실패했으니 포기할래'가 아니라 '길을 가다 보면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기도 하는 거야. 결국엔 이 어려움이 다 지나갈 텐데 뭘' 하고 생각을 돌이키는 것이 좋다. 

 

51쪽

 실수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려면 무조건 실패를 피하려고만 할 게 아니라, 커다란 실수에 대비해 작은 실수들을 미리 경험해보는 것이 좋다. 가령 다이어트를 시작할 때는 다이어트 식단을 완벽하게 지키겠다고 결심하는 대신 '작은 실패'를 계획에 포함시켜라. 

 

64쪽

 아이가 뭔가를 잘 배우고 익혔다면 "지금까지 참 잘 배웠구나. 앞으로는 어떤 부분을 더 배워보면 좋을까?"라고 격려하는 것이 좋다. 이제 더는 배울 게 없다는 식으로 아이를 칭찬하면, 아이는 앞으로는 노력 없이도 완벽해져야 한다고 여겨 더 불안해질 수 있다. 

 

69쪽

 마지막으로 '모두가 나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느 ㄴ생각을 아이 스스로 내려놓을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생각보다 타인은 내게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증명한 재미있는 실험이 하나 있다. 보기 민망한 셔츠를 입고 있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를 알아차리는지 알아보는 실험이었다. 보기 민망한 티셔츠를 입은 참가자를 사람들이 많은 방에 들여보내자, 예상과 달리 고작 200%의 사람들만이 티셔츠를 알아보았다.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다른 사람들은 내게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이다. 

 

70쪽

 자신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가 그리 대단한 게 아님을 깨닫는다면, 임포스더들도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완벽해 보이는 가면'을 벗어던질 수 있을 것이다. 엘레노어 루즈벨트의 말처럼 "다른 사람들이 당신에 대해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그들이 당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도 별로 신경쓰지 않게 될 것이다."

 

71쪽

 노력은 비교의 대상이 아니다. 열심히 노력했다고 해서 꼭 성곡하는 것도 아니고, 실패했다고 해서 열심히 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노력과 성공, 노력과 행복은 인과관계에 놓여 있지 않다. 모두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비슷한 정도로 열심히 달렸음에도 성공에서 차이가 난다면 이는 운이 작용한 탓이다. 

 

76쪽

 임포스터들은 자신의 실체가 드러날 염려가 없고 평가로부터 자유로운 곳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임포스터들은 열심히 노력하고도 스스로 성공할 자격이 없다고 믿기 때문에 가뿐하게 도달할 수 있는 목표 언저리에도 가닿지 못할 때가 있다. 

 

76쪽

 한 철학논문에 따르면 임포스터들의 인식은 꽤나 합리적이로 일리가 있다고 한다. 또한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학습곡선을 가지며, 자신의 순수한 노력 외에도 그날의 컨디션, 주변 사람들의 도움, 운 같은 다양한 요인들이 학습과정에 두루 영향을 미치는데, 임포스터들은 이 요인들을 일일이 고려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기 능력 요인을 소홀하게 평가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논문은 순전히 자기 실력만으로 성공했다고 믿는 사람들이야말로 '진짜 임포스터(사기꾼)'라고 말한다. 모든 요인을 다 고려하는 것이 더 진실에 가깝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중략>

 가면을 벗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성공은 수많은 요인들이 작용하고 결합하여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아이의 목표가 이루어졌다면 그것은 아이의 노력과 운,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임을 인정하자. 하지만 아이가 스스로를 믿고 열심히 노력했기 때문에 성공이 가능했다는 사실 또한 받아들여야 한다. 

 

91쪽

 과거보다 현재를 더 잘 기억하고, 때로 과거를 완전히 망각해버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 심리학적 이유는 우리의 인지 성장에 도움이 될 더 정확한 내용을 기억하기 위해 과거에 틀렸던 내용을 무시하려는 것일 수 있다. 두 번째 이유는 당황스러움이나 창피함을 피하기 위함일 수 있다. 뭔가를 잘못 알고 있을 때 교정을 통해 자신의 인지를 바로잡아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체면을 구기느니 '나는 처음부터 제대로 알고 있었다. 실수가 아니다'라고 믿어버림으로써 창피함을 모면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 

 

95쪽

 기억은 미화되기 마련이어서 시간이 갈수록 아이와 전쟁을 치르던 괴로운 시간들은 다 잊어버린 채, 성공의 결과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처음부터 재능이 있어서 약간의 노력만으로도 큰 성공을 거뒀다는 식으로 말이다. 

 

105쪽

 사람은 누구나 배운 것을 잊어버린다. 우리의 인지능력에는 한계가 있으며 지금 우리가 인지하고 있는 사실들은 얼마든지 왜곡되기 쉽다. 메타인지는 우리의 인지가 정확한지 아닌지를 판단하게 해주는 능력이다. 모니터링 판단이 정확하면 컨트롤 능력도 향상될 수 있다. 뭔가를 학습한 후 "내가 다 기억할 수 있겠지?"하는 어설픈 확신에 기대기보다 "오늘 배운 내용을 내일 되면 또 얼마나 잊어버릴까?"라고 자문할 수 있다면, 우리는 미래를 좀 더 현실적으로 예측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아이든 어른이든 '현재의 내 학습상태가 영원히 지속되지 않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한다면 자신의 메타인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될 것이다. 

 

107쪽

 과거의 고군분투와 시행착오를 기억에서 지우고 나는 원래부터 잘했던 사람이라고 믿어버리는 데서 임포스터이즘은 시작된다. 

 

108쪽

 고정형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은 지능이나 자질을 타고나는 것이어서 평생 변하지 않는다고 믿는 반면, 성장형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은 현재의 능력을 출발점일 뿐이며 이후의 노력이나 전략, 타인의 도움을 통해 얼마든지 성장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111쪽

  나는 ≪메타인지 학습법≫에서 실패할 기회를 만들라고 여러 번 주장했었다. 이번에도 나는 '실수했던 과정을 기억하라' 고 강조하고 싶다. 그렇다면 실수하는 것은 왜 중요할까? 사실 실수 자체는 중요하지 않다. 만약 내가 한국어 발음을 틀리고도 그냥 지나쳐버린다면 그 실수는 학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실수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실수 후의 피드백이다. 피드백을 들어야 내 발음을 개선할 수 있고, 관련된 새 단어를 배울 때도 도움을 얻을 수 있다. 

 

134쪽 

 '나는 본래 이런 사람이야' 라는 생각은 위험할 수 있다. 그 생각이 내 역할을 한계 지어버리기 때문이다. 어떠한 역할을 맡느냐보다 우리가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내가 처한 상황을 올바로 파악하고 어떻게 그 상황에 맞게 행동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메타인지다. 내가 메타인지를 느끼기도 전에 행동부터 해버리면 모니터링을 할 기회가 사라져버린다. '나 스스로 한번 판단해보는 과정'이야말로 가장 우선시되고 중시되어야 하는 과정인데, 이러한 자기판단의 과정 없이 행동하게 되면 가면을 쓸 확률이 높아진다. 

 

150쪽

≪해리포터≫의 장면들은 우리에게 메타인지 방식을 한 번 더 상기시켜준다. "너 그것도 몰라?" 하고 누군가 핀잔을 줄 때에도 헤르미온느는 주눅들지 않고 "우리가 어떻게 알아? 머글 집안에서 자랐는데!" 라고 받아친다. "나는 다른 건 잘 알지만 이건 잘 모른다" 고 솔직히 시인하면서 "그러니 네가 나에게 좀 설명해줘" 라고 요청하는 것이 메타인지 학습니다. 먼저 판단을 내린 뒤(모니터링) 더 배우고 싶다고 컨트롤을 하는 것이다. 메타인지가 작동하려면 헤르미온느가 그랬던 것처럼 자신이 모르는 상태라는 것을 편하고 떳떳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한다. 

 

171쪽

 감사하는 겸손에는 자기 자신에 대한 인정이 전제되어 있다. 누군가가 나의 어떤 면을 칭찬했을 때 "고마워요" 라고 답할 수 있으려면 남이 칭찬한 그 면을 자기 자신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겸손은 메타인지와도 연결된다. 메타인지도 나 자신을 현실적으로 바라보고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175쪽 

 사후과잉확신편향 가면을 쓰는 사람은 부족했던 과거의 자신은 다 잊은 채 '나는 처음부터 잘했어. 나는 타고났어' 라고 믿기 때문에 어는 정도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못난이 가며을 쓰는 사람은 자신이 노력해왔던 시간을 부정하면서 현재의 성공까지 무시한다. 결국에는 미래의 자신에게도 기대할 것이 없어서 새로운 시도조차 못하게 된다. 건강한 메타인지를 발휘하려면 과거의 실수를 기억하는 것 못지않게 자신이 거둔 성공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180쪽 

 자가채점은 옳게 이해한 것과 아직은 이해가 부족한 것을 스스로 확인하고 점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손쉬운 메타인지 실행법이라고 할 수 있다. 

 

186쪽

 놀랍게도 실험결과는 연구자들의 예상과는 정반대였다. 오답인데도 자신이 맞다고 확신했던 학습자들이 오히려 자신의 실수를 더 잘 교정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현상을 가리켜 과잉교정효과라고 한다. 확실하게 틀리 때 더 정확하게 학습이 되는 것이다. 반면에 어정쩡하게 틀리면 실수를 교정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났는지 궁금하지 않는가?

 연구자들도 그 이유를 놓고 무수히 논의를 거듭해왔지만 지금까지도 이렇다 할 해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다만 그 답이 학습자의 관심 정도에 있을 거라고 추측하고 있다.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나 관심이 더 클수록 학습이 촉진된다는 것이다. 나 역시도 이 해석에 동의한다. 관심을 두는 데서 더 나아가 자신의 견해를 확실하고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되면, 실수를 정답과 더 잘 연관짓고 실수 및 실수를 정정했던 과정에 대해서도 더 오래 숙고하게 되는 것 같다. 

 

187쪽

 '나는 언제든 실수할 수 있다. 그리고 관심 있는 것을 제대로 배우기 위해 내 생각을 언제든 정정할 수 있다' 는 사고방식이야말로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겸손의 태도이다. 

 

188쪽

 "내 생각은 이거야" 라고 자기 견해를 내놓으면 그때부터는 서로 다르게 생각하는 이유와 근거를 놓고 대화를 시작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소통과 교류 속에서 서로에 대한 이해와 상대의 의견에 대한 존중이 생겨날 수 있다. 학습은 바로 이런 경험을 통해 해 나가는 과정이다. 

 

195쪽

 메타인지는  스스로에 대해 계속해서 성찰하게 하는 능력인데, 극단적 표현은 이러한 능력의 발달을 저해한다. 가급적 아이들에게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너는 어때?" "그건 잘 이해하는 것 같은데 또 다르게 생각해볼 수는 없을까?" 하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그럴 때 아이들은 자신이 한 말을 되돌아보고 자기 생각도 더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 

 

207쪽

 성과를 입증해보라는 요구를 받는 순간이 임포스터에게는 악몽처럼 느껴질 수 있다. 실제로 나에게 그렇게 대단한 성과나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들킬 수도 있고, 나의 성공을 드러내는 것이 잘난 척처럼 보일까 봐 침묵하는 것이 더 낫다고 여길 수도 있다. 

 

213쪽

 그렇다면 진정한 겸손은 무엇일까? 아무리 고민해도 쉽게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는 것 보다 자신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는 메타인지 능력을 발휘하는 일이다. 우리는 타인은 물론이고 자신의 인지 또한 완벽하게 알 수 없기 때문에, 메타인지를 통해 끊임없이 인지에 대해 인지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219쪽

 많은 사람들이 내게 자주 하는 질문이 있다. "우리 아이의 메타인지를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요?" 나는 아이의 메타인지를 부모가 키워줄 수 없다고 말한다. 아이의 메타인지는 아이가 컨트롤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를 보면서 부모 자신의 메타인지를 키울 수는 있다. 아이들은 과거 애먹었던 학습 경험과 힘겨운 성장의 순간들을 부모인 우리에게 상기시켜준다. 아이들이 어려워하면서도 잘해내는 모습을 통해, 나도 젊은 땐 무던히도 헤맸지만 결국 이렇게까지 성장할 수 있었구나, 하고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기게 된다. 아이의 메타인지가 결국 부모의 마음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221쪽

 제대로 된 메타인지는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비교해가면서 무엇을 어떻게 더 배워나갈지 판단하는 능력이다. 즉 메타인지는 균형을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겸손한 아이를 키우겠다고 "네가 아는 게 다가 아냐" "너는 완벽지 않아"라고 말하기보다는 "여기서 뭘 더 배울 수 있을까?" "다른 해결책도 있을까?"라고 얘기해보면 어떨까. 문제에 관해 자신이 알고 있는 바를 관찰해볼 수 있도록 아이가 질문해줌으로써 부모는 다음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첫째, 아이는 지금까지 배워왔던 많은 것들을 생각해보며 자부심을 느낄 것이다.(메타인지가 자기 자신을 희생하지 않는다.)

 둘째, 늘 더 배워야 할 것들이 있다고 믿으면 아이가 자기과신을 피할 수 있다. (겸손한 아이가 된다.)

 

224쪽

 결국 가르치는 일은 무조건 나의 실력이 들통나게 되어 있는 방법이다. 나도 잘 모른다는 사실을 학생에게 순순히 시인하면서 내 지식의 한계 안에서 최대한 열심히 설명해주게 된다. 학생을 가르치면서 나 역시 '해냈다' '나도 가르칠 수 있다'는 사실도 깨달을 수 있다. 

 

251쪽

 본모습을 일찍 발각당할 경우 우리는 세 가지 감정을 누릴 수 있다. 첫째, 불안한 느낌이 완화된다. 둘째, 학습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단계에 걸쳐 사람들의 피드백을 얻을 수 있다. 셋째, 피드백을 통해 자기 행동을 계속 조절해나가기 때문에 '완벽한 답'이나 '정답'을 찾아야 한다는 강박이 사라진다. 나는 스스로 들키는 법을 터득한 덕분에 임포스터의 가면을 조금씩 벗을 수 있었다고 믿는다. 예전의 나는 들키는 것을 너무나 두려워해서 사람들 앞에서 가면을 뒤집어쓰곤 했지만 이 들키기 학습을 통해 차츰 변화활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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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문장]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_ 빅터 프랭클

2022. 1. 23. 15:19 책과 글, 그리고 시/좋은 문장

9쪽
내가 원했던 것은 독자에게 어떤 상황에서도, 심지어는 가장 비참한 상황에서도 삶이 잠재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구체적인 예를 통해 전달하는 것뿐이었다. 그리고 만약 강제 수용소와 같은 극단적인 상황에서 이것이 입증된다면 사람들이 내 말에 귀를 기울여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내가 겪은 일을 기록해 놓을 책임을 느꼈다. 왜냐하면 그것이 절망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12쪽
그는 수용소 네 곳을 전전하면서도 끝까지 삶의 품위를 잃지 않고 성자처럼 버티어 나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생환해 온 산증인이다. 지난 1997년 92세로 삶을 마칠때까지 그의 영혼은 호수처럼 맑았다고 후학들은 전한다.

14쪽
조각난 삶의 가느다란 실오라기를 엮어 하나의 확고한 형태를 갖춘 의미와 책임을 만들어 내는 것, 이것이 바로 프랭클 박사가 독창적으로 고안해 낸 '실존적 분석', 즉 로고테라피의 목표이자 과제이다.

15쪽
프로이트는 고통을 주는 혼란의 원인을 서로 모순되는 무의식적 동기에서 비롯된 불안에서 찾았다. 반면에 프랭클은 신경질환을 여러 형태로 분류한 다음, 그중에서 누제닉 노이로제와 같은 몇 가지는 환자가 자기 존재에 대한 의미와 책임을 발견하지 못한 데 원인이 있다고 생각했다. 프로이트가 성적이 욕구 불만에 초점을 맞추었던 반면, 프랭클은 '의미를 찾으려는 의지'의 좌절에 초점을 맞추었다.

17쪽
즉 산다는 것은 곧 시련을 감내하는 것이며, 살아남으려면 그 시련 속에서 어떤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17쪽
'왜why'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how' 상황도 견딜 수 있다.

39쪽
샤워할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우리들은 벌거벗고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이제 벌거벗은 몸뚱이 외에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심지어 털 한 오라기조차도 남아 있지 않았다.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은 글자 그대로 우리 자신의 벌거벗은 실존뿐이었다.

51쪽
정작 참기 힘든 것은 육체의 고통이 아니다. 부당하고 비합리적인 일을 당했다는 생각에서 오는 정신적 고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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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문장] 돈의 역사는 되풀이된다 _ 홍춘옥

2021. 12. 1. 20:49 책과 글, 그리고 시/좋은 문장

17쪽

벼락거지란, 별다른 행동 없이 예전처럼 돈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자신이 가난해진 것처럼 느끼게 된 것을 일컫는 말입니다. 자신의 소득이나 자산은 이전과 특별히 달라진 것이 없음에도 상대적 빈곤감에 빠지는 현상을 표현한 말입니다. 우리나라처럼 다른 사람의 평판에 신경을 많이 쓰는 사회에서 자산 격차가 매우 크게 벌어지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요즘 같은 투자 물결에 동참하지 않은 경우 벼락거지가 된 것 같은 박탈감이 더욱 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20쪽

 금리와 부동산 가격의 관계는 반대로 움직입니다. 최근 부동산 가격의 급등 흐름은 공급 부족뿐만 아니라 시장 이자율의 하락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1995년에 13%이던 시중금리는 현재 1%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21쪽

 즉 금리가 상승할 때는 주택 구입의 기회비용이 상승하며 매수세가 약해지고, 반대로 금리가 하락할 때는 주택 매수세가 높아진다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37쪽

 미국의 경제학자 리처드 이스털린이 주장한 이야기지요. '이스털린의 역설'이라고 불리는 그의 이론을 간단하게 소개하면, 소득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는 순간 행복감이 더이상 높아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59쪽

부동산 시장이 폭락할 때 바닥을 알 수 있는 징후들

 부동산시장이 2014년부터 무려 7년 동안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부동산 불패'에 대한 신뢰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동산시장은 대략 10~15년의 주기를 두고 가격이 급락하곤 합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그리고 2010년대 중반 이른바 '하우스 푸어(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구입했다가 대출이자때문에 빈곤하게 사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 사태입니다. 

 그렇다면 1997년과 2010년대 중반에는 왜 부동산 가격이 급락했을까요? 두 경우 모두 금리가 급등했을 뿐만 아니라 '주택 공급'이 과다했던 것도 문제가 되었습니다. 왜 주태 공급의 감소와 증가가 부동산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까요? 이를 설명하기에 앞서 세계적인 투자 고수의 워런 버핏의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2003년에 버핏은 미국의 조립주택 제조 회사인 클레이턴 홈즈를 인수하면서 부동산 및 건설시장에 본격 뛰어들었지만, 곧 부동산시장이 붕괴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2011년 봄, 버핏은 주주총회에서 미국 부동산시장이 회복될 것이라고 단언합니다. <중략>

 "주택 경기는 회복될 것입니다. 이 말은 믿어도 됩니다. 장기적으로 주택 수는 가구 수를 따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2008년 이전에는 가구 수보다 주택수가 더 많아졌습니다. 그 결과 지나치게 커진 거품이 요란하게 터지면서 경제를 통째로 흔들어 놓았습니다. 이 때문에 다른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침체기 초기에는 가구 수 증가 추세가 둔화했고, 2009년에는 가구 수가 극적으로 감소했습니다. 그러나 끔찍했던 수급 상황이 이제 역전되었습니다. 지금은 주택 수보다 가구 수가 매일 더 증가하고 있습니다. 불확실한 기간에는 사람들이 결혼을 미루지만, 결국인 호르몬이 억제하지 못합니다. 사람들이 침체기 초기에는 시댁이나 친정에서 함께 살더라도, 머지않아 이런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어집니다. 

현재 주택 건축 착공은 연 60만 건이서 가구 증가 수보다 훨씬 적으므로 이제는 주택 구입이나 임차가 증가하면서 과거의 주택 공급 과잉 상태가 빠른 속도로 해소되고 있습니다. "

 

74쪽

 후견편향이란, 어떤 일이 발생한 후에 그 결과를 알고 있는 상황에서, 마ㅊ치 자신이 그 일이 일어날 것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처럼 믿는 경향을 말합니다. '나는 그렇게 될 줄 알고 있었다니까'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80쪽

 반대로 세계경제 여건이 안 좋을 때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자산부터 급매에 나설 것입니다. 왜냐하면 채찍 효과 때문에 한국이나 중국, 대만 같이 공급사슬망의 끝부분에서 위치한 나라의 경기가 빠르게 나빠질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략>

 이와 같이 경기가 나빠질 때는 환율이 상승하며, 반대로 경기가 좋아질 때는 환율이 하락합니다. 경제 상황에 따라 환율이 움직이는 원리와 역학 관계를 잘 인지한다면 투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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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문장] 명랑한 은둔자 _ 캐럴라인 냅

2021. 11. 29. 11:26 책과 글, 그리고 시/좋은 문장

16쪽

아무런 사교 활동 계획이 없는 또 한 번의 고독한 밤, 그 전망에 나는 안도감에 막연한 압박감이 섞인 기분으로 마음이 흔들린다. 내가 은둔의 밤을 하루 더 견딜 수 있을까?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서 약속을 잡아야 하나? 다섯 번 중 네 번은 - 다섯 밤 중 네 밤은 - 고립의 목소리가 이긴다. 집에 머무르는 것이 더 쉬우니까, 외롭겠지지, 하지만 더 안심된다. 훨씬 더 안심된다. 

 

19쪽

고독은 차분하고 고요하지만, 고립은 무섭다. 고독은 우리가 만족스럽게 쬐는 것이지만, 고립은 우리가 하릴없이 빠져 있는 것이다. 

 

21쪽

다른 사람들이 너무 가까이 다가오도록 허락하면 그들이 반드시 나를 실망시키거나 다치게 할 것이라는 확신, 스스로가 취약해지는 것이 너무 싫다는 생각, 이것은 모두 지극히 인간적인 두려움들이고, 더구나 지극히 강력한 두려움들이라, 내가 너무 많은 시간을 혼자 보내기 시작하면 그들의 목소리가 점점 크게 울리기 시작한다. 

 

38쪽

나는 우리가 수줍음으로부터 개인의 책임에 관하여, 우리가 주변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관하여 깨달음을 얻어야 한다고도 생각한다. 지난여름에 나는 점심마다 개를 데리고 산책하면서 어느 은퇴자 부부가 사는 집을 지나갔다. 헬렌과 프랭크라고, 열성적으로 정원을 가꾸는 부부다. 나는 그 집을 지나갈 때마다 그들에게 뭐든지 친근하고 상냥한 마을 건네겠다고 다짐했다. 전통적인 좋은 이웃의 이미지를 좀 드러냄으로써 콧대 높은 속물이라는 평판을 희석하겠다고 다짐했다. 나는 부부가 키운 장미를 칭찬했고, 부부가 기르는 고양이들에게 대해 물었고, 어색한 순간을 이겨내면서, 날씨 이야기를 나누었다. 여름이 끝날 무렵에는 일주일간 뉴햄프셔에 갔다가 돌아온 뒤에 그들에게 블루베리 파이를 선물했다. 그들을 차츰 나를 좋아하게 되었다. 

 

48쪽

고독은 종종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배경으로 두고 즐길 때 가장 흡족하고 가장 유익하다. 적절한 균형을 지키기 못하면, 삶이 약간 비현실적인 것이 된다. 

 

49쪽

혼자 방에 앉아 있으면서도 초조해지지 않는 것, 연애의 틀 밖에서도 안락과 위로와 안정을 얻을 수 있다고 느끼는 것, 내가 가진 자원만으로도 - 나라는 사람, 내가 선택만으로도 - 고독의 어두운 복도를 끝까지 걸어서 밝은 곳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믿는 것, 이런 것을 잘하지 못했다. 

 

57쪽

거리를 유지하되 상대가 필요할 때 응답하지 않는 일은 없어야 하고 서로를 잇는 끈을 아예 놓아버려서는 안 되는 것이다. 우리가 동시에 위기를 겪은 적이 거의 한 번도 없었다는 사실은 이 노력이 가장 잘 드러난 측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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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문장] 경제기사 궁금증 300문

2021. 11. 28. 19:45 책과 글, 그리고 시/좋은 문장

46쪽

그래서 서유럽과 북유럽 국가들은 미국 등 다른 자본주의 국가와 달리 시장경제와 계획경제를 절충하는 형태로 경제를 운영했다. 시장과 자유경쟁을 허용하되 빈부차가 너무 커지지 않고 공적 복지 혜택이 국민에게 고루 돌아가도록 정부가 자원 배분에 적극 개입했다. 

 경제를 이런 방식으로 운영하도록 이끄는 정치이념을 사회민주주의(Social Democracy, 사민주의) 또는 민주사회주의라고 부른다. 사회 성원들이 골고루 잘사는 사회를 만들자는 사회주의 이상을 구소련이나 중국처럼 공산당 독재로 실현하려는 것이 아니라 의회 민주주의를 통해 구현하려는 개념이다. 

 

305쪽

주식(stock 또는 share)이란 주식회사가 사업 밑천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는 증서다. 주권이라고도 부른다. 

상법상 주식회사는 주식을 발행해 자본을 마려한게 되어 있다. 주식회사란 사업을 벌여 돈을 벌 목적으로 여러 투자자가 함께 밑천을 대운영하는 회사다. 주식회사의 사업 밑천을 자본 또는 자본금, 자본을 대는 사람을 주주라고 부른다. 

 

384쪽

달러에 대한 원화의 환율이 달러당 1000원에서 900원으로 변했다고 하자. '1000'이라는 숫자가 '900'으로 낮아졌으니 환율이 내린 것이다. 이때 원하는 1달러당 100원만큼 대외시세가 오른다. 외화 한 단위를 사는데 치러야 하는 원화 액수가 100원 적어지기 때문이다. <중략>

즉 원화의 대외가치는 외화 대비 원화 환율과는 반대로 움직인다. (외화 대비 원화의) 환율이 오르면 원화는 가치가 오르고, 환율이 오르면 가치가 떨어진다. 

 

385쪽

환율 변화에 따라 대외가치가 올라가는 돈을 강세통화, 떨어지는 돈은 약세통화라고 부른다. 원화가 강세통화로 되는 현상은 '원 고', 원화가 약세통화로 되는 현상은 '원 저'라고 부른다. 달러가 강세 통화로 되는 현상은 '달러 고', 약세통화로 되는 현상은 '달러 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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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문장] 역사의 쓸모 _ 최태성

2021. 11. 14. 17:48 책과 글, 그리고 시/좋은 문장

 

42쪽

우리 역사상 희망을 향해 가장 저돌적으로 달려간 사람은 누구일까 곰곰이 생각해봤어요. 그랬더니 갑신정변을 일으킨 급진개화파가 떠올랐습니다. 갑신정변은 조선 고종 때에 개화정권을 수립하기 위해 급진개화파가 일으킨 정변입니다. 이들은 조선의 자주독립과 근대화를 목표로 청나라에 대한 사대와 조공 허례, 그리고 신분제 폐지 등을 주장합니다. 김옥균, 박영효, 서재필, 홍영식, 서광범 등이 중심인물인데 모두 상류층 집안의 엘리트였습니다. 사실 신분제의 혜택을 가장 누린 사람들이었죠. 그런데도 그런 특권을 없애고자 했어요. 자신들의 기득권을 내려놓으려 했던 겁니다. 

 

50쪽

철학자 스피노자는 "두려움은 희망 없이 있을 수 없고 희망은 두려움 없이 있을 수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에 따르면 두려움을 느끼는 우리는 모두 어떤 형태의 희망을 품고 있다는 것이겠지요? 인생이라는 항로에서 방향키를 놓치지 않는다면 언젠가 나의 노력도 역사의 수레바퀴와 맞물려 순풍이 불어오듯 결실을 맺는 때가 있을 것입니다. 

 

68쪽

세력을 키우려면 가장 만저 자기를 따르는 사람이 있어야겠지요. 그래서 세운 것이 규장각입니다. 왕실도서관인 규장각은 사실 정조가 자기 사람을 키우기 위해 만든 기관이었습니다. 정조는 당파나 신분에 관계없이 젊고 똑똑한 관료들을 뽑아서 규장각에 배치했는데, 이것이 바로 초계문신 제도입니다. 이미 과거에 합격한 사람 중 37세 이하의 인재를 뽑아 3년 정도 특별 교육을 하는 거에요. 개혁 정치를 함께하기 위해 재교육을 하는 것예요. 개혁 정치를 함께하기 위해 재교육을 한 것이지요. 그중에는 박제가, 유득공 같은 서얼 출신도 많았습니다. 정조는 신분보다 실력을 중시했기 때문에 별로 개의치 않았어요. 

 

75쪽

정약용은 자식들에게 가문이 몰락한 상황을 인정합니다. 그리고 금방 나아질 거라고 말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관직에 나갈 수 없는 페족일지라도 선비의 기상을 유지하는 길을 끊임없이 알려주고 있습니다.

폐족끼리 무리를 짓지 말 것, 과일과 채소를 키우고 뽕나무를 심어 가난에서 벗어날 것, 벼슬을 하지 못하더라도 벼슬하는 사람처럼 나라와 세상을 위해 살 것·······. 그중에서도 핵심은 책을 읽는 것이었습니다. 벼슬길에 오르지는 못해도 책은 읽을 수 있으니까요. "폐족에서 벗어나 청족이 되려면 오직 독서 한 가지 일뿐이다"라고 했지요. 청족은 대대로 절개와 의리를 숭상해온 집안을 뜻하는 말입니다. 

 

104쪽

역사를 공부하다 보면 다른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점검하게 됩니다. 그리고 겸손을 배우죠. 역사는 사람뿐만 아니라 실제로 존재했던 나라의 흥망성쇠를 들여다보는 것이기도 합니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가끔은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천하를 호령하던 인물이 쓸쓸하고 비참하게 죽는가 하면, 사방으로 위세를 떨치던 대제국이 한순간에 지도에서 사라져버리기도 하니까요. 역사에서 이런 일은 너무나 비일비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나 시시때때로 자신을 돌아봐야 합니다. 역사를 통해서 자신의 위치를 돌아볼 줄 알아야 합니다.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물론이고 순항하고 있을 때도 그렇습니다. 지금 정말 괜찮은가? 그냥 되는 대로 흘러가고 있는 건 아닐까? 무언가 잘못된 건 없을까?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게 맞을까? 자꾸 물어봐야 해요.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것을 멈추면 그저 관성에 따라 선택하고 관성에 따라 살게 됩니다.

역사는 그 어느 것도 영원할 수 없음을 알려줍니다. 그때는 맞았던 것이 지금은 틀릴 수도 있어요. 과거의 영광에 기대어, 자신의 성공에 도취되어 현재를 점검하지 않으면 잉카의 마지막 황제나 연개소문과 같은 실수를 하기 마련입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에게 끊임없는 성찰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133쪽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협상의 기술이 필요합니다. 거래를 할 때, 업무를 정할 때, 연봉을 높일 때 등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협상을 합니다. 심지어 연애를 하고 친구를 사귀면서도 협상이 필요해요. 협상이란 상대방도 만족시키고 나도 만족하는 결과를 내기 위한 과정입니다. 내 것만 생각해서도, 상대의 것만 생각해서도 안 되죠. 

어떤 종류의 협상 테이블이든 그 앞에 나서기 전에 서희와 원종의 외교술을 떠올려봤으면 좋겠습니다. 배짱을 가지고 섬세하게 상대를 관찰하면서 본인의 패를 놓지 않는다면 결국 원하는 것을 얻게 되리라고 역사는 말하고 있습니다. 

 

179쪽

자신의 인생만큼은 대안 없이 성급하게 비판하거나 포기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물론 자신이 비판하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해결책을 고민하고 대안을 제시하며, 나아가 그것을 실현하고자 노력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어려운 일을 해내는 사람만이 자신을 둘러싼 상황을 조금이나마 바꿔나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늘어날 때 높게만 보이던 벽도 서서히 무너지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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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문장] 절대로! 배당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_ 켈리 라이트

2021. 11. 14. 13:59 책과 글, 그리고 시/좋은 문장

 

9쪽

이 책, <절대로! 배당은 거짓말하지 않는다>의 아이디어는 매우 단순하지만, 이 아이디어에 깔린 이론적 배경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일단 아이디어부터 정리해 보죠.

1. 좋은 기업들을 선별한다

2. 선별된 기업 중에서 배당을 지급한 기업에 주목한다

3. 이 기업들의 역사적인 배당수익률을 조사하여 배당수익율의 저점과 고점을 찾아낸다

4. 배당수익률의 고점에 도달했거나 혹은 고점을 상회환 기업을 매수한다

5. 매수한 기업의 주가가 상승해 배당수익률이 역사적인 지점에 도달하면 차익을 실현현다. 

 

13쪽

배당은 두 가지의 의미를 함께 가지고 있거든요. 하나는 현금을 주주에게 지급함으로써 투자자들에게 일종의 '보답'을 해주는 측면이 있습니다. 즉, 어려울 때 증자나 신규상장에 참여하여 기업이 성장할 발판을 만들어주었다는 데 감사하는 표시로서 '주주중시 경영'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략>

'배당신호' 요인이라는 생소한 용어에 당황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우리가 이미 잘 아는 내용입니다. 선진국의 수많은 재무학자는 배당의 변화와 기업이익의 관계를 조사해 본 결과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배당을 인상한 기업의 이익은 이후에 증가하는 반면, 배당을 삭감한 기업의 이익은 줄곧 감소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즉 배당은 기업 미래이익의 변화를 알려주는 매우 중요한 '신호'라는 것입니다. 

 

17쪽

"경험이 최고의 스승이란다"

 

19쪽

상당수 투자자가 배당보다 자본차익, 즉 주식을 매매함으로써 발생하는 수익(자본이익)에 주목하는 게 현실임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배당을 무시하고서는 제대로 된 투자가 이뤄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 투자자들이 위험을 감수하며 주식에 투자하는 이유는 수익을 내기 위함이다. 부동산시장의 경우, 수익은 임대료에서 나온다. 채권은 이자가 주된 수입원이다. 그리고 주식시장에서는 현금배당이 바로 투자수익의 중요한 원천이다. 

 

21쪽

주식시자엥서 배당은 가장 신뢰할 만한 기업가치 평가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의 순이익은 세금을 적게 내력고 축소 조작될 수도 있으며, 또 안 좋은 쪽으로 특화된 회계사의 상상력이 창조해낸 산물일지도 모른다. 손익계산서의 주석에 어떠한 비밀이 담겨 있는지 어느 누가 알겠는가?

그러나 배당은 실제로 존재하는 진짜 돈이다. 일단 배당이 지급되면, 이 돈은 해당 기업에서 영원히 빠져나간다. 현금배당에는 어떠한 속임수나 부정도 존재하지 않는다. '배당이 지급되거나 지급되지 않거나', 이 둘뿐이다. 어떤 기업이 배당을 지급하면, 분명히 투자자들은 이 기업이 이익을 내고 있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배당을 늘리면, 이 기업이 정말 돈을 벌고 있는지 의심할 필요가 없다. 간단히 말해, 배당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물론 주식시장에 '완벽함'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배당주에 주목하는 투자전략에도 한 가지 약점이 있다. 무조건 배당수익률이 높다고 투자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비정상적으로 높은 배당수익률을 미래에 지급될 배당의 감소로 연결될 수 있다. 따라서 무조건 배당수익률만 점검할 게 아니라, 앞으로도 꾸준히 배당이 지급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27쪽

"지혜는 그냥 얻을 수 없다. 지혜라는 것은 우리가 누구도 대신하거나 구해줄 수 없는 힘겨운 여정을 마친 후에 우리가 스스로 깨달을 수밖에 없다. "

- 마르셀 프루스트

 

29쪽

만약 독자 중에서 자신의 재정상황이 어떤지 확신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마냥 낙관하지 말고 재무설계사를 지금 당장 찾아가길 바란다. 혼자서 재무설계를 수행하든지 아니면 일부 전문가들의 도움이 필요하든 간에, 반드시 재무설계를 완수 할 것을 권고한다. 

필자의 경험에 비춰보면, 아주 극소소의 사람만이 자신의 재정상황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대다수 사람이 무능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재정상태를 점검하는 것보다 더 재미있는 일을 찾기 때문일 것이다. 충분히 이해되는 일이다. 누구나 자신들에게 흥미를 주는 것들에게 자연스레 끌리기 때문이다. 

적절한 재무설계를 통해 투자의 목표를 분명히 설정했다면, 성공적인 투자를 향해서 제대로 달려가는 셈이다.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그림 1.1>에 정리된, 다음의 세 가지 사항에 신경을 써야 한다. 

투자를 하는 최종적인 목표가 무엇인지를 알고, 자신에게 잘 맞는 투자방법을 활용해 자신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충분히 수익을 창출하며, 마지막으로 세금과 비용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32쪽

배당수익률이란 현재의 주가에 대한 주당 배당금의 비율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20달러에 거래되는 기업이 1년에 주당 1달러의 배당을 지급하면, 이 주식의 배당수익률은 5%라 할 수 있다. 만약 배당수익률이 5%이상으로 높아지려면 주가가 하락하거나, 아니면 이 회사가 지급하는 배당금이 인상되어야 한다. 따라서 배당수익률 측면에서 봤을 때, 이 주식에는 다음과 같은 사이클이 형성될 것이다. 

이 기업의 배당수익률이 5%가 아닌, 7% 혹은 8%까지 상승하면 고배당을 노린 투자자들이 유입되며 주가의 반등가능성이 커진다. 그러나 주가가 너무 급하게 오르면, 배당수익률이 떨어져 신규 투자자자금의 유입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배당수익률이 8%일 때 샀던 투자자들의 차익 매물이 출회될 것이다. 더 나아가 뒤늦게 이 주식을 산 투자자들이 원금이라고 지키려고 매도주문을 넣기 시작하면 새로운 하락추세가 형성될 것이다. 

물론 주가 흐름, 섹터, 제품군 등의 다른 요인도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필자는 기업의 역사적인 배당수익률에 주목한다. 어떤 기업의 역사적인 배당수익률 패턴을 이해하면, 현재의 주가가 매력적인지 아닌지를 쉽게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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