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프리다 칼로&디에고 리베라 _ (#2 디에고 리베라 작품)

2016. 6. 7. 15:19 삶을 살아내다/일탈(逸脫)


<프리다 칼로&디에고 리베라> 

- 전시기간: 2016년 5월 28일 ~ 8월 28일

- 전시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 관람시간: 오전 11시 - 오후 8시(매표 및 입장마감:오후 7시)

- 휴관일: 매월 마지막주 월요일 휴관일(6/27, 7/25)

- 도슨트: 평일 1일 3회 오후 1시 / 3시 / 5시 *주말, 공휴일 도슨트 없음


Diego Rivera



<출처: http://www.wikiart.org/en/diego-rivera>





 디에고 리베라(1886-1957)는 멕시코의 대표적인 벽화가이다. 프랑스 유학 시절에는 몽마르트에서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1881-1973)와 조르주 브라크(Georges Braque, 1882-1963)가 주도한 큐비즘(Cubism)의 영향을 받았다.[각주:1] 또한 폴 세잔(Paul Cezanne, 1839-1906)의 후기 인상주의 그림에서 영감을 얻기도 했다. 멕시코 혁명 이후 1921년에 귀국하여 멕시코 토착문화에 기반을 둔 벽화를 주로 그렸으며, 대형 벽화 작품을 통해 민족적이고 사회적인 주제를 자주 다뤘다. 프리다칼로는 그의 세 번째 아내이자 이념과 예술을 소통하는 동지이기도 했다. 프리다 칼로가 죽은 뒤 34개월 뒤에 뇌일혈[각주:2]로 세상을 떠난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프리다 칼로&디에고 리베라>의 전시회에 소개된 디에고의 작품들을 위주로 설명하고자 한다.  





#1 큐비즘의 영향



Diego Rivera, Young Man with a Fountain Pen, 1914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



Diego Rivera, Knife and Fruit in Front of the Window, 1917



 디에고는 1909년 세잔의 그림을 접하고 큰 충격을 받는다. 그리고 나서 파리로 돌아와 큐비즘의 이론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생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큐비즘은 왜곡과 모독의 정신을 표방하고, [각주:3] 불변의 진리나 정적인 대상에 대한 공격적이었으며 공예와 건축을 미학의 대상으로 끌여들여 여러가지 양식들로 혼합했다. 큐비즘에서는 일상 생활의 물건(신문, 페인트통, 목재, 벽지)을 화가의 중요한 소재로 여겼다.[각주:4]

 

 


#2 벽화 



Diego Rivera, Emiliano Zapata and his horse, 1932

<출처: http://www.guidesumer.com/news/article.html?no=1388>



 1915년 이전에 디에고의 그림 중에 민족주의적 성향을 띤 것은 단 한 작품도 없었다. 디에고가 유학을 마치고 1920년대 멕시코로 귀국했을 때, 시대상황은 혼란스러웠다. 그 상황에서 그는 부르주아 세력과 군부세력이 민중들을 억압하고 착취하는 것을 목격한다. 그러한 상황적 배경을 바탕으로 그는 벽화를 통해 멕시코의 인디오, 억압과 고통, 민중들의 삶 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드러낸다.[각주:5]

 《농민지도자 사파타Emiliano Zapata and his horse, 1932》는 쿠에르 나바카의 코르테스 궁전에 그린 멕시코 정복에서 사파타의 반란까지의 기억들》이라는 주제의 벽화에서 가져온 것이다. 벽화에 그린 것과 거의 똑같이 석판화로 다시 제작한 것이다. 작품에서 사파타는 타도한 독재자 위에 인자하게 서 있는데, 이는 멕시코 혁명에 대한 디에고 리베라의 존경심을 표현한 것이다.[각주:6]  이외에 민중을 다룬 《Boy with a Taco, 1932》, Fruits of Labor, 1932》의 석판화도 전시되어 있다. 

 



Diego Rivera, Boy with a Taco, 1932

<출처: http://www.lataco.com/el-nino-del-taco-diego-rivera>



Diego Rivera, Fruits of Labor, 1932 

<출처: www.pinterest.com>



#3 인생의 말년 



Diego Rivera, Sunset, 1956 

<출처: en.wahooart.com>



 디에고는 인생 말년에 건강이 많이 악화됐지만, 멕시코 전역을 여행하면서 많은 풍경화를 그렸다. 특히 해질 무렵의 광경을 많이 그렸다. 이번 전시회는 멕시코 돌로레스 올메도 미술관에 소장된 총 24개의 《Sunset작품 중에 4개의 작품만 소개하고 있다. 



#4 마지막 유작



Diego Rivera, The Watermelons, 1957

<출처: https://www.pinterest.com/pin/210543351304950980>



 디에고는 프리다가 죽은 지 3년 4개월 뒤에 세상을 떠난다. 그가 프리다 유작의 소재인 수박을 선택한 것은 아마도, 생애 그녀를 더 사랑해주지 못했기 때문에 그녀를 진심으로 기리며 용서를 구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그림의 의도는 디에고만이 알겠지만 말이다. 



※ 전시관 내 사진촬영은 금지되어 있으며, 본 포스팅에 게재된 이미지는 이미지 아래의 출처에서 가져왔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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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ttp://www.wikiart.org/en/diego-rivera [본문으로]
  2. 졸중, 동맥경화증으로 인해 뇌동맥이 터져서 뇌 속에 출혈하는 병증. [본문으로]
  3. 르 클레지오, 프리다 칼로 & 디에고 리베라, 신성림 옮김, 다빈치, 2008, 40쪽 [본문으로]
  4. 벽을 그린 남자-디에고 리베라, 마이크 콘잘레스, 정변선 역, 책갈피, 2002, p. 86 [본문으로]
  5. http://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3754896&memberNo=955022&vType=VERTICAL [본문으로]
  6. http://www.nocutnews.co.kr/news/4599458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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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프리다 칼로&디에고 리베라 _ (#1 프리다 칼로 작품)

2016. 6. 4. 01:09 삶을 살아내다/일탈(逸脫)

 

프리다 칼로&디에고 리베라 

- 전시기간: 2016년 5월 28일 ~ 8월 28일

- 전시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 관람시간: 오전 11시 - 오후 8시(매표 및 입장마감:오후 7시)

- 휴관일: 매월 마지막주 월요일 휴관일(6/27, 7/25)

- 도슨트: 평일 1일 3회 오후 1시 / 3시 / 5시 *주말, 공휴일 도슨트 없음

 

 

 

 

 20대 초반에 책을 통해 프리다 칼로를 알게됐고, 우연찮게 여러 매체를 통해 프리다 칼로의 작품을 접했다. 기회가 되면 프리다 칼로의 작품전에 꼭 가보고 싶었다. 며칠전 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 미술관에서 <프리다 칼로&디에고 리베라>의 전시회가 있다는 소식을 접했고, 전시회를 보러갔다. 

 

 

이번 전시회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디에고 리베라와 프리다 칼로의 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 멕시코 돌로레스 올메도 미술의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돌로레스 올메도 미술관의 콜렉션은 런던 데이트 모던,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파리 오랑주리 미술관에 이어져 온 대규모 전시회로 국내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것이다. 

 

 

 프리다와 디에고는 멕시코를 대표하는 화가이며, 그들의 작품은 멕시코에서 국보급으로 취급하며 작품의 가치를 매우 높게 평가한다. 그럼 먼저, 도슨트의 설명을 바탕으로 프리다 칼로의 작품을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프리다의 작품에서는 진실을 직시하고, 잔인한 고통을 받아들이면서 그 아픔을 감내해내는 여성 특유의 강인함이 잘 드러난다.

 

관련포스팅

[프리다 칼로&디에고 리베라]_(#2 디에고 리베라 작품) : kangsy85.tistory.com/630

 


 

 

 

프리다 칼로(Frida Kahlo, 1907-1954)

 

#1 초기 자화상

 

Frida Kahlo, Self-portrait with Velvet Dress, 1926

<출처: blog.daum.net/mjchoi7163>

 

 

 이 그림은 프리다칼로의 초기 자화상 중에 하나로 남자친구인 알레한드로 고메스 아리아스에게 주기 위해 그렸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프리다 칼로가 18살 되던 해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고, 그 후 알렉한드로와 사이가 멀어지면서 결국 알레한드로에게 전해주지 못했다고 한다. 자화상에서 길게 표현된 목은 마니에리스모의 양식 중 하나로 모딜리아니(Amedeo Modigliani, 1884-1920)[각주:1]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각주:2] 프리다의  초기 자화상은 후기 자화상보다 여성의 단아함과 부드러움이 더욱 드러난다.   

 

 

#2 인생의 두번째 큰 사건

 

Frida Kahlo, Portrait of Diego Rivera, 1937

<출처: http://imnews.imbc.com/n_newssas/n_relaxation/n_exhibit/3735111_16747.html>

 

 

 프리다가 디에고를 만난 것은 프리다 인생의 아주 중요한 사건이었다. 프리다는 디에고를 만나서 결혼한 후 아내로서 디에고가 화가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내조역할만 했고, 그림은 거의 그리지 않았다. 그만큼 디에고를 사랑했으며 그를 위해 헌신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프리다는 디에고의 초상화를 단 하나밖에 그리지 않았다. 전시회에서 디에고의 작품도 함께 전시하고 있다.  

 

 

"내가 살아오는 동안 두 번의 큰 사고를 당했는데, 

첫번째 사고는 경전철과 충돌한 것이고, 

두번째 사고는 디에고와 만난것이다." 

 

- 프리다 칼로- 

 

 

 

 

#3 유산의 아픔

 

Frida Kahlo, Henry Ford Hospital, 1932

<출처: www.pinterest.com>

 

 

 프리다 칼로는 유산을 두번 겪게된다. 두번의 유산을 겪은 후 그 아픔을 진실되게, 그리고 사실적으로 그려낸 작품이Henry Ford Hospital이다. 이 작품은 프리다가 유산 후 느낀 고독함과 무력함이 잘 드러나고 있으며, 뒷 배경으로 그려진 삭막한 공장건물들이 고독한 감정들을 강화시키고 있다.[각주:3] 도슨트의 설명에 따르면, 이 그림을 그린 후에 프리다는 여러 대작을 그렸다고 한다. 유산의 아픔을 예술로 승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 

 

 

#4 사건의 연속, 그리고 삶의 고통

 

Frida Kahlo, The Broken Column, 1944 

<출처: http://m.blog.daum.net/_blog/_m/articleView.do?blogid=0IIRz&articleno=2393015>

 

 

 프리다가 18살에 버스를 타고 가다가 경전철과 충돌했을 때 척추와 골반이 부서지고 한쪽 발이 완전히 으깨졌다. 다행히 죽음은 면했지만 육체의 아픔을 평생 지니고 살아가야만 했다. 총 36번의 대수술을 거쳤지만 그녀의 병세는 더욱 악화됐다. 그러한 역경속에서 그녀는 아픈 내면을 그림으로 솔직하게 표현함으로써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켰다. 이 작품은 자신의 몸을 도구로 사용하여 수술한 상태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여성을 몸의 성적인 상징으로 표현한 것이 아니라 비에로틱화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러한 작품적 특징은 1970년 미국에서 시작된 페미니즘 운동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각주:4] 《The Broken Column 이번 전시회의 대표작으로 별도의 공간을 만들어 전시하고 있다

 

 

 

"소망한다. 

고통을 품고, 

망가진 척추로 걷지도 못하고

드넓은 길에서 멀리본다. 

강철로 된 생명을 부지한다."

 

- 프리다 칼로 - 

 

 

#5 마지막 유작

 

 

Frida Kahlo, Viva La Vida, 1954 

<출처: http://m.blog.naver.com/uzumong/220237194747>

 

 

 

 《Viva La Vida》는 프리다의 생전 마지막 작품이며, Viva La Vida는 "삶이여, 만세"라는 의미를 지닌다. 육체의 고통과 이별에 대한 아픔으로 점철된 삶이긴 했지만, 그녀는 삶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고 그 고통을  예술로 승화하지 않았던가. 그녀가 외치는 '만세'는 삶 그 자체에 대한 애착이지 않을까 싶다. Viva La Vida!  

 

 

 

 

    

 

 

 

 

※ 참고 

1. 소개된 작품은 <프리다 칼로&디에고 리베라>의 전시회에서 관람할 수 있습니다.

2. 전시관 내 사진촬영은 금지되어 있으며, 본 포스팅에 게재된 이미지는 이미지 아래의 출처에서 가져왔음을 알립니다.

 


 

 

관련포스팅

[프리다 칼로&디에고 리베라]_(#2 디에고 리베라 작품) : kangsy85.tistory.com/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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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탈리아 태생으로 파리에서 활동한 화가이며 조각가. 특정한 사조에 참여하지는 않았으나 폴 세잔, 야수파, 입체파, 아프리카 미술 등 다양한 미술양식에서 영감을 얻었다. 탁월한 데생력을 반영하는 리드미컬하고 힘찬 선의 구성, 미묘한 색조와 중후한 마티에르 등을 특징으로 하며, 긴 목을 가진 단순화된 여성상은 무한한 애수와 관능적인 아름다움을 전달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Amedeo Modigliani] (두산백과) [본문으로]
  2. 안드레아 케텐만, 프리다 칼로, 이영주 옮김, 마로니에북스, 2005, 7쪽 [본문으로]
  3. 앞의 책, 37쪽 [본문으로]
  4. 우성주, 프리다 칼로, 타자의 자화상, 이담, 2011, 234-235쪽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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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거(hunger, 2008)_ 옳다고 믿는 것에 목숨을 걸수 있는가

2016. 6. 2. 17:01 삶을 살아내다/일탈(逸脫)

 

 

 

감독: 스티브 맥퀸

주연: 마이클 패스밴더

 

 

 

헝거(hunger, 2008)는 메이즈 교도소에서 자신의 신념을 위해 투쟁하다가, 결국 자신의 목숨까지 내던지는 한 남자, 바비 샌즈(Bobby Sands, 1954.3.9~1981.5.5)의 실화를 다룬 영화다. 실제 바비샌즈는 아일랜드 공화국군 임시파(PIRA)의 조직원이었고, 교도소에서 정치범 지위의 회복을 요구하며 단식투쟁을 한 지도자이다.[각주:1] 제목 'hunger'는 단식투쟁을 의미하는 'hunger strike'를 줄여서 표현한 것으로 보여진다. 헝거는 고정된 시각과 롱테이크 장면, 그리고 배경음악의 배제 등의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예술적 순수함을 회복시키 위해서 자주 사용되는 기법들이다.[각주:2] 

 

 

영화는 크게 3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1부에서는 수감자들의 저항과 교도관들의 제압, 2부는 단식투쟁 선언, 3부는 단식투쟁 과정을 다루고 있다. 1부는 수감자들이 죄수복 착용과 샤워를 거부하면서 교도관들에게 격렬하게 맞서는 과정이다. 주인공은 바비 샌즈이지만 1부에서는 교도소의 교도관에 초점을 맞추어 전개된다. 영화의 교도관이 다친손을 세면대에서 씻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아무런 단서도 없는 상황에서 그 장면은 의아하기만 하다. 그가 누구인지도,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도 모르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영화가 전개되면서 교도관의 다친손은 저항하는 수감자들을 제어하기 위한 '폭력'의 결과임을 알 수 있다. 영화의 초반 카메라는 줄곧 교도관을 따라다닌다. 이를 통해 느낀것은 저항하는 자들을 폭력으로 제압해야만 하는 교도관의 삶도 늘 긴장상태라는 것과, 어찌됐듯, 그들도 자신의 직업의 신념에 따라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다. 

 

 

 

2부는 바비 샌즈와 신부의 16분간 이어지는 대화장면이다. 여기서 바비샌즈는 자신의 요구들이 권력자들에게 계속 묵살당하자 결국 그는 최후의 수단으로 목숨을 건 단식을 선택한 것이다. 그는 신부와 대화하면서 자신의 신념의 확고함을 주장하는 동시에 신부의 모순된 삶을 지적한다. 이부분의 내용자체도 전체영화에서 중요한 부분이지만, 고정된 시선으로 16분간 진행된 롱테이크 장면은 신선하기도 했지만 솔직히 지루했다. 16분간 영화에 온전히 집중할 수만은 없었기 때문이다. 예술적 순수함을 회복시키는 위한 수단으로서 롱테이크 기법이 관객의 몰입도를 저하시킬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과연 '영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측면에서 효과적일까'라는 질문이 생기기도 했다. 어차피, 감독도 '영화'란 매개체를 통해 어떠한 주제를 관객들에게 전하기 위해서 영화를 제작하는 것이 아닌가.

 

 

3부는 바비 샌즈가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서 단식하는 과정이다. 그는 단신하면서 자신의 몸을 가눌 힘조차 없어지고, 몸은 뼈가 드러날 정도로 앙상해진다. 이 과정에서 대화는 거의 없으며, 주로 그의 시각으로 사물을 바라보거나 듣는 장면들로 영화는 전개된다. 간간히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도 삽입되어 있다. 감독은 바비 샌즈가 단식하면서 겪는 과정, 즉 몸의 변화나 정신적 상태를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으며, 아주 근접한 거리에서 촬영했다. '사실주의'의 극대화라고 할까.

 

 

무튼 예술영화를 많이 본것은 아니지만, 영화가 계속 전개되면서 집중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영화에 집중하기 위해서 의식적으로 많은 노력을 가했으며, 영화를 본 후 메시지가 명확히 정리되지는 않았다. 그러했다.

 

 

 


  1. https://ko.wikipedia.org/wiki/%EB%B0%94%EB%B9%84_%EC%83%8C%EC%A6%88 [본문으로]
  2. http://www.hani.co.kr/arti/culture/movie/742800.html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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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닉(Chronic, 2015) _ 삶과 죽음에 대하여

2016. 4. 21. 23:35 삶을 살아내다/일탈(逸脫)





감독: 미셸 프랑코 

출연: 팀 로스 





그 누구도 죽음을 피해갈 수 없다. 그리고 그 누구도 죽음 앞에 당당할 수 없다. 삶의 마지막에서 죽음의 두려움을 가진 자들과 함께 살아가는 한 인간의 삶을 아주 실제적으로 그려낸 영화가 크로닉(Chronic)이다.    



주인공 데이비드는 죽음을 앞에 둔 환자를 돌보는 호스피스 간호사다. 영화에서 데이비드가 돌보는 첫 번째 환자는 사라이다. 그녀는 그와 모든 일상을 함께 살아간다. 사라가 데이비드 앞에서 벗은 몸을 드러내고, 데이비드가 그녀의 몸을 아주 세밀하게 씻겨주는 장면이 몇 번 등장한다. 여자로서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광경이지만, 그녀는 온전히 그를 의지하는 것 같았다. 사라가 데이비드의 도움 없이는 거의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이기에 전적으로 그를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배제하더라도 둘의 사이는 그저 환자와 간호사의 관계로서 지탱되고 있지는 않은 듯 했다. 무미건조한 시선으로 몇번의 장면이 흘러가고, 그녀는 예정된 죽음을 맞이한다. 데이비드는 사라의 장례식에 찾아가고, 드러나지 않게 그녀의 죽음을 애도한다. 



그리고 화면은 술집에 있는 데이비드에 집중한다. 약혼한 남녀가 술집에 앉아있는 데이비드에게 약혼한 기념으로 술을 대접하고, 자신들의 약혼사실을 자랑한다. 그리고 데이비드에게 결혼여부를 묻고, 데이비드는 결혼하였다고 말하다. 그리고나서 그는 자신의 아내가 죽었다고 이야기하며, 그녀의 이름이 ‘사라’라고 말한다. 


 

 

 

‘아내의 이름이 ‘사라’라고... 좀 전에 죽은 환자의 이름이잖아... 뭐지...‘


 


 

혼자 궁금증을 안고, 계속 영화를 지켜봤다. 데이비드는 두 번째 환자는 존이다. 존은 쓰러진지 며칠 되지 않았으며 건장한 체격을 가진 노인이다. 존이 데이비드를 간호하고 나서, 그는 서점에 들러 자신이 건축과 관련 책을 사고, 서점 주인에게 자신을 건축가라고 소개하며 실용적이고 작은 건물들을 설계한다고 말한다. 

 

 


 


‘뭐야? 데이비드는 간호사잖아...’

 




데이비드가 서점 주인에게 한 말은 그가 서점이 오기 며칠 전 존이 데이비드에게 했던 말이었다.  그렇다. 데이비드는 그들의 삶에 깊숙하게 개입하여 자신의 삶을 환자의 삶과 동일시하거나 그들의 시선으로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그는 간호사로서 온전히 환자를 위한 삶을 사는 것이다. 타인으로서 한 인간의 삶을 이해하기 위한 헌신의 삶임은 분명했다. 어찌됐든, 데이비드, 그의 삶은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데이비드가 존의 삶과 일치하여 살아가는 모습은 존의 가족들을 오해하게 만들었다. 데이비드의 헌신과 희생을 ‘성추행’으로 오인하고 그를 고소한다. 그는 그 가족들에게 오해를 풀려고 노력하지만, 가족들은 그와 대화하고 싶지 않는다. 그렇게 그는 쫓겨난다.    


 

데이비드가 맡은 세 번째 환자는 자신의 연약함을 드러내기 싫어하는 과부다. 그녀는 데이비드를 전적으로 의지하지 않으며, 일정한 선 밖에 서 있다. 그녀는 병세가 악화되면서 자신이 추해지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 그리고 호전되지 않는 병을 위해서 화학적 치료를 받는 것도 싫어한다. 그래서 그녀가 선택한 방법은 안락하게 약물로 죽는 방법이다. 그녀가 선택한 방법은 데이비드가 자신의 아들에게 행했던 것이다. 



그녀는 데이비드가 이전 환자의 가족으로부터 고소를 당했기 때문에 그의 이력들을 조사할 수 밖에 없었고, 그러다 그가 그의 아들을 안락사 시킨 사실을 알게된 것이다. 그녀는 데이비드도 자신이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요청한다. 데이비는 처음에는 거절하지만, 결국 그녀의 요청을 들어준다.



다시 데이비드는 네 번째 환자를 맡게 되는데, 평상시 하던 조깅을 하다가 달려오는 차에 치인다. 그리고 영화는 끝난다. 그가 죽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죽었으리라 짐작된다.   



그렇게 데이비드는 세명의 환자들을 위해 자신을 삶을 내던지고, 오로지 환자들을 위한, 환자들에 의한 삶을 살다가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한다. 





‘삶이란 무엇이며, 죽음에 대한 우리의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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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여(A MAN AND A WOMAN, 2016) _ 결핍에 대처하는 자세: 불륜

2016. 3. 8. 12:08 삶을 살아내다/일탈(逸脫)

 

 

감독: 이윤기

출연: 공유, 전도연

 

 

 

 

우울증에 걸린 아내를 둔 김홍기. 정신지체아들을 가진 이상민. 그들은 누군가를 지켜줘야만하는 책임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아내와 남편간, 자식과 부모간에 쌍방향의 공급과 소통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내어주기만 한다. 그러하기에 감정도, 체력도 고갈된다. 결핍된 그들은 이국땅에서 우연히 만났고, 빠르게 사랑에 빠져들었고, 서로를 탐닉한다. 두 사람은 각자가 가지고 있는 '아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서로를 더 품지 않았을까. 결핍에 대한 이해라...그리고 서로의 결핍에 대처하는 남녀의 자세라고 해야할까...시작은 육체적 탐닉이었지만 말이다. 

 

 

어쨌든 남자와 여자는 달랐다. 핀란드에서 처음 만났을때부터 여자는 솔직하고 당돌했으며, 남자는 주저하며 애매했다.


"여긴 어때요?"

"뭐, 살기 좋아요. 사람 사는 곳이 다 똑같죠..."

"대답이 뭐 그래요? 무성의하고 애매하게..." 

 

 

 

그리고 서울에서 재회했을때도 남자는 애매했다.


"서울에 완전 들어오신거예요?

"그렇기도 하구, 아니기도 하구요."

 

 

 

여자는 솔직했다. 김홍기가 보고싶어 새벽녘에 그를 보려고 현관문으로 향하는데, 남편과 마주친다.


"이 시간에 어딜 가? (장난섞인 투로)남자라도 있나보지?"

"응...나 그 사람 없으면 안 되거든."


 

 

그렇게 이상민은 남편을 버려두고 김홍기를 보기위해 호텔로 가지만, 결국엔 김홍기를 나타나지 않는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김홍기는 이상민이 있는 호텔방 앞까지 갔다. 그 앞에서 가정에 대한 본연의 '책임'과 본능적인 사랑의 '욕구'사이에서 고민하다, 결국 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고 나서 "1년 후"라는 문구와 함께 파경한 이상민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이상민은 김홍기가 있는 핀란드로 찾아간다. 이상민은 아내, 그리고 딸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김홍기를 먼발치에서 바라보다가 식당 안까지 쫓아가지만, 결국... 이상민은 김홍기를 보지 않고 그곳을 떠난다. 식당안에 앉아있던 김홍기는 그렇게 식당 문을 열고 떠나는 이상민을 우연찮게 보게되지만, 한 발 늦었다. 이미 차는 떠났다. 김홍기가 자신의 차를 타고 따라가려는 순간, 식당 안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딸과 눈이 마주친다. 다시, 선택의 기로에 선 김홍기... 역시 그는 본능을 따라가지 않았으며, 결국 가정을 택한다.        

 

 


 

 

 

영화는 남자와 여자의 미묘한 감정에 집중하며, 간간히 우울증에 걸린 김홍기의 아내와 이상민의 정신지체 아이를 소재로 긴장감을 유발한다. 영화가 절정에 치닫고 나서, 극의 전개는 앞뒤의 연계성을 찾아볼 수 없을만틈 급하게 반전되고, 마무리된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 기대했던 여운은 남지 않았고...'이 영화 뭐야..' 라는 공허한 말만 연신 내뱉었다.  

 

 

한 가정을 가진 남녀의 사랑을 아무리 아름답게 포장해도 결국엔 불륜이다. 황혼의 이혼률이 신혼부부의 이혼율을 앞서가는 이 시대이기 때문에 '불륜'이 미화될 여지가 있기는 하지만, 한 가정을 파괴하는 행위는 절대로 옳지 않다. 그 누구에게도. 그게 아무리 애틋하고 애잔한 사랑일지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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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드 마더(The Second Mother, 2015)_엄마와 딸의 애증관계

2016. 1. 21. 00:23 삶을 살아내다/일탈(逸脫)




감독: 안나 무이라에르트

출연: 헤지나 카제(발), 카르마 마르질라(제시카), 미셰스 조에우사스(파빙요)





 애증관계사랑과 미움의 감정을 동시에 느끼는 관계를 일컫는다. 특히 엄마와 딸이 애증관계의 전형적인 모델이다. 딸은 나이가 들면서, 엄마가 겪었던 삶의 여정을 따라간다. 여자가 아닌 그 누군가의 '엄마'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그 과정이 모든 사람이 같을 수는 없는 것이지만, 한 아이의 엄마로서 느끼는 감정과 어려움들은 동일선상에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러하기에 서로 더 간섭하고, 더 사랑하며, 더 끌어안는 것이다.   



 세컨드 마더(The Second Mother)는 부유한 가정의 식모인 과, 그녀의 딸 제시카의 관계를 중심으로 그려낸 영화로써, 제시카가 대입시험을 치르기 위해 발이 살고 있는 집에 와서 살게됨으로써 생기는 사건들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발은 제시카의 엄마로서 딸을 더 위해주고 싶지만, 그녀는 그 부유한 집에서는 엄마이기 이전에 식모다. 그렇다. 그녀는 집주인의 눈치를 봐야하는, 집을 모든 허드렛일을 맡아서 해야 하는 식모다. 





하지만 제시카는 엄마와 달리, 다른 사람의 눈치를 잘 보지 않으며, 자기 주장이 확고한 이 시대의 여성이라고 할까. 암튼 둘은 엄격하게 다르다. 그러하기에 두 여성사이에서 긴장감이 유발할 수 밖에 없는 것이고, 그 간극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벌어진다. 그 긴장감은 절정에 치닫고, 결국 제시카는 대입전날 그 집을 뛰쳐나간다. 제시카가 가장 화가 났던건, 발이 자신의 엄마의 입장에서 자신을 대변해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발이 딸을 사랑하는 마음을 말로 표현해서 뭐할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녀는 그 집에서 엄마이기 이전에, 식모이어야 했음을, 제시카는 알았을까. 그렇게 엄마와 딸은 애증관계에서 헤맨다. 결국, 어쨌든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 궁금하면 직접보라.   



 영화에서 인상깊었던 장면들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에서 첫번째는 발이 제시카의 대입시험성적 점수를 듣고 너무 기쁜 나머지, 집주인 여자와 그녀의 아들 파빙요가 함께 앉아 있는 방으로 뛰쳐들어가는 장면이다. 제시카는 경제사정이 어려운 가정에서 자라 혼자 공부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입시험에서 당당히 높은 점수를 받았던 것이다. 그런데 파빙요는 부유한 가정에서 자라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았지만...대입시험을 망쳤다. 


발은 침울해 하고 있는 모자앞에서 제시카가 대입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며, 소리를 치며 좋아한다. 발의 그 행동은 그 집에서 천대받았던 딸의 억울함과 아픔들을 해소한 통쾌한 항변이었으리라. 그렇게 큰 소리치며 자기 딸을 자랑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 때 발은 딸앞에서 엄마이기 이전에 식모였던 자신의 한탄스러웠던 모습을 떨쳐버렸다고 생각한다.


두번째는 발이 파빙요 식구가 잠든 밤에 혼자 수영장에 들어가 제시카에 전화를 하며 물장구를 치는 장면이다. 제시카가 파빙요의 권유와 짖궂은 강요에 못이겨 수영장에 들어갔을 때, 발은 제시카를 아주 혼냈다. 왜냐면 그 수영장은 사모님의 것이기에 허락없이 안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말했던 발이 수영장에 들어간다. 그녀는 물장구를 치면서 아이처럼 웃었고, 때론 통쾌하게 소리없이 웃었다그녀의 소심한 반항이자 일탈이라고 할까. 나는 그녀의 모습에서 딸 제시카의 모습을 봤다. 엄마는 그렇게 딸을 닮아갔다. 


영화를 보면서 모녀간의 애증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했으며, 우리 '엄마'를 한동안 떠올렸으며, 나도 엄마랑 애증관계가 아닌가, 자문했다.        





The Second Mother,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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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The Intern, 2015) _ 멘토(mentor)의 위치와 역할

2015. 11. 14. 20:36 삶을 살아내다/일탈(逸脫)



감독: 낸시 마이어스 

주연: 앤 해서웨이, 로버트 드 니로 



인생을 살아갈 때 우리는 mentor(이하 멘토)가 필요할 때가 있다. 스스로의 경험과 생각의 틀 안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 경험과 연륜이 풍부한 누군가의 조언으로 인해 그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여지가 생기는 것이다. 즉, 멘토는 역할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정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주는 것이다. 간혹 어떤 이들을 만나면 자신의 살아온 인생이 정답인냥 모든 문제에서 자신의 정답을 알려주겠다는 오만함을 보이는데, 이는 모든 문제를 자신의 시각에서 단일화시켜버린 어리석음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다. 뭐, 어쨌든.


 
 



영화 인턴은 멘토의 위치와 역할, 진정한 위로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했다. 그리고 나는 누구에게 조언을 구하는지, 조언을 구할 사람은 있는지, 되묻게 했다. 지난 삶의 많은 선택의 순간에서, 누군가의 조언보다는 나의 경험과 판단에 의해 많은 것들을 선택했다. 다소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고, 외로웠고, 으스러질만큼 아팠다. 허나, 다시 삶의 선택의 기로에서 선다해도, 혼자 고민하여 아파하지 않을까, 싶다.





The Intern,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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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2015) _ 불법과 정의 가운데, 과연 누가 이길것인가.

2015. 10. 24. 15:38 삶을 살아내다/일탈(逸脫)


감독: 류승완 / 주연: 황정민, 유아인, 유해진

출처: ggvc1365.tistory.com




베테랑 [프랑스어] veteran

<사전적 정의>

어떤 분야에 오랫동안 종사하여 기술이 뛰어나거나 노련한 사람.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영화 전체를 아우르는 질문 "불법과 정의 가운데, 과연 누가 이기겠는가". 이에 대해 영화는 아주 허무하게 '정의는 승리한다'고 결론은 내린다. 과연 현실에서 가능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1. 유아인(조태오 역) 


조태오는 신진그룹 셋째 아들로 재벌 2세다. 지고는 못사는 성격이고, 모든 문제를 돈으로 해결하려 하고, 돈으로도 안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막무가내 정신병자다. 이러한 성격은 그의 아버지의 영향도 적지 않다고 본다. 조태오가 여러번 사고를 쳐서 아버지와 대면했을 때, 그의 아버지는 조태오를 나무라는 동시에 일 처리를 제대로 못했다며, 최상무에게 폭력을 가한다. 또한 그는 조태오가 폭행을 사주하고, 화물운전기사를 죽음에 치닫게 한 사건을 덮기 위해서, 최상무가 조태오가 저지른 죄에 대한 댓가를 대신 치뤄주길 요구한다. 그에 대한 보상을 전제로 말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은, 아버지의 삶을 보고 배운 것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늘 조태오도 아버지와 행해왔던 방식으로,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잘 살아왔는데, 근데 어쩌냐. 이번엔 서도철이란 작자가 자신의 목을 조여오니... 자신도 어이가 없는 것이다. 황당하기도 하고.   

    



"나한테 이러고도 뒷감당 할 수 있겠어요?"

  
 






2. 유해진(최상무 역)


유해진은 신진그룹 상무로써, 조태오가 저지른 일을 뒷처리 하는게 주된 업무인 듯. 2인자이긴 하지만, 한 번 잡은 권력을 놓칠 수 없기에, 비굴하게 억울하게 삶을 유지한다. 




"걱정하지마. 내 선에서 다 알아서 처리할게..."






3. 황정민(서도철 역)


황정민은 광역수사대 막무가내 의리파 형사다. 집에서는 아내한테 늘 구박받는 평범한 남편이기는 하지만, 직장에서는 불의와 비리를 보고 참지 못하는, 의리가 넘치는, 영웅적 인물로 묘사된다. 능력도, 재산도, 뭐 남들보다더 가진건 없지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신념과 가치관은 확실하게 정립되어 있는 인물이다. 그리고 죄는 짓지 말고 살자는 상식과 함께. 그런 서도철에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죄를 짓고 사는, 모든 문제를 돈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조태오는, 당연히 검거대상 1순위인 것이다.      



"내가 죄짓고 살지 말라 그랬지?"

  







감독 류승완, 배우 황정민, 유아인, 유해진. 이들의 연기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영화이긴 하다. 특히 똘기넘치는 악역을 맡아 광기 넘치는 연기를 보여준 유아인은, 박수 받아 마땅한 배우였다는 것을. 허나, '정의는 이긴다'는 결말을 짓기 위해서 다소 이야기 전개가 억지스러운 부분이 없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뭐, 그렇단 거지. 





베테랑(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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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션 (The Martian, 2015) _ 과연 화성에서 생존할 수 있는가

2015. 10. 14. 20:43 삶을 살아내다/일탈(逸脫)



감독: Ridley Scott 

주연: Matt Damon, Jessica Chastain, Jeff Daniels, Kate Mara, Kristen Wiig, 

Michael Pena, Sebastian Stan, Sean Bean 




The Martian(이하 마션)은 화성을 배경으로 화성에 홀로 남겨진 식물학자(Mark watney, 이하 마크 와트니)를 주인공으로 한 공상과학영화(science fiction film, SF)이다. 공상과학영화는 과학적 지식 및 내용에 공상[각주:1]적 줄거리를 덧붙여 만든 영화이다. 이례적으로, 마션은 나사(NASA)의 전폭적인 지지와 후원을 받으며[각주:2], 개봉과 함께 제트 추진연구소(Jet Propulsion Laboratory)에서 전 세계의 기자들과 함께 특별 이벤트를 가지기도 했다[각주:3]. 즉, 영화 [마션]는 다른 공상과학영화보다 과학적으로 검증이 잘 된 영화라고도 할 수 있다. 영화 속 내용 중 몇 가지만 과학적으로 살펴보면, 

  





1. 먼지 폭풍(dust storm)[각주:4]과연 화성에서 모래 폭풍이 강하게 불수 있는가. 


출처: science.nasa.gov



영화 초반, 화성에 몰아친 먼지 폭풍으로 인해 마크 와트니는 파편에 맞아 홀로 남겨지게 된다. 과연 화성에서 모래 폭풍이 강하게 불수 있는가. 화성의 표면 대기압은 약 600 Pa으로, 지구의 약 0.75%이다. 따라서 바람은 무시할 수 있을 정도 약하긴 하지만, 그 먼지 자체는 해로울 수 있다. 


나사 Solar System Exploration의 프로그램 이사(program executive) Dave Lavery먼지 폭풍 장면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했다. 




"Dust storms certainly do occur on Mars, they get winds in excess of 100 mph (160 km/h)"


"분명히, 화성에서 먼지 폭풍이 발생할 수 있어요. 

그리고 그 먼지 폭풍은 100 mph(160 km/h)를 초과하는 바람을 일으킬 수 있지요."  





"But a 100 mph wind on Mars, because the atmosphere is so thin, has the same inertia and dynamic pressure down at the surface as about an 11 mph(18 km/h) wind on Earth.

It's not going to have the sort of energy to move large objects the way that is portrayed in the book and the film" 


"그러나 화성의 대기는 매우 얇기 때문에, 화성에서 100 mph의 속도로 부는 바람은 

지구에서와 같은 관성을 가지지만 동압은 지구에서 약 11 mph(18 km/h)의 속도로 움직이는 바람만큼 낮아지게 돼요. 그렇기 때문에 책이나 영화에서 묘사되었던 먼지 폭풍은 큰 물체를 움직일 만한 에너지를 가질 수 없어요."

  
  


2. 중력(gravity) - 제대로 걸을 수 있을까. 


화성의 직경은 6,790km로 지구 크기의 약 반 정도이며, 밀도가 낮기 때문에 중력은 지구의 1/3정도 된다[각주:5]. 따라서 영화 속 장면처럼 사람이 화성에서 자연스럽게 걸을 수는 없다고 본다. 



3. 물 (water)- 과연 물을 만들 수 있을까.


영화에서 마크 와트니는 로켓 연료에서 하이드라진(hydrazine)을 얻어서 수소(hydrogen)와 질소(nitrogen)로 분리한다. 그런 다음, 얻은 수소를 산소와 함께 태워서 물을 만들어낸다. 분명, 이 과정은 과학적으로 가능한 일이다. 아래 영상을 참고하길.








이 외에도 감자를 작물하는 것, 방사선 물질로부터 열을 얻어내는 것 등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한 많은 장면들이 영화에 등장한다. 그것들의 실현가능성에 대하여 논한 기사[각주:6]와 사이트[각주:7]가 있으니, 궁금하면 참고하길.



어찌됐듯, 영화 [마션]에서 마크 와트니는 살아서 돌아오긴 했지만, '화성에서 과연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가' 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무도 제대로 답할 수 없을 것 같다는. 근데, 궁금한 건, 사람들은 왜 화성에서 사람이 살 수 있을지 궁금해할까...지구를 떠나고 싶은 것인가. 





Soli deo gloria





  1. 현실적이지 못하거나 실현될 가망이 없는 것을 막연히 그리어 봄. 또는 그런 생각. [출처: 네이버 어학사전] [본문으로]
  2. http://www.jpl.nasa.gov/news/news.php?feature=4731 [본문으로]
  3. http://navercast.naver.com/magazine_contents.nhn?rid=2810&contents_id=98057 [본문으로]
  4. http://www.iflscience.com/space/how-accurate-martian-9-things-movie-got-right-and-wrong [본문으로]
  5.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57&contents_id=5231 [본문으로]
  6. http://www.theguardian.com/film/2015/oct/06/how-scientifically-accurate-is-the-martian [본문으로]
  7. http://theconversation.com/the-martian-a-perfect-balance-of-scientific-accuracy-and-gripping-fiction-48201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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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2015) _ 한 인간에 대한 지나친 기대가 삶을 어떻게 파괴할 수 있는가.

2015. 9. 19. 23:58 삶을 살아내다/일탈(逸脫)



주연: 송강호, 유아인 / 감독: 이준익

출처: parksungwoong.tistory.com 





'자식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모든 것은 부모 탓이다.' 





누군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부모가 자식의 모든 행동에 대하여 책임이 있다고 하는 것은 과하다고 할지 모르겠다. 허나, 자식의 행동과 사고방식은 어떤 부모 밑에서 어떻게, 어떤 것을 듣고, 보고, 배우며 자라는 가에 따라 극명하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 않는가. 



영화 '사도'는 자식에 대한 부모의 기대가 한 인간의 삶을 어떻게 파괴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자신의 기대에 부응하여, 자신이 정해놓은 기준에 부합하는 인간이 되어 주기를, 아니, 후계자, 왕이 되어주기를 바라는 영조. 그 기대가 부담감이 되어 삶에 짓눌려 있는 세자. 그리고 아버지의 원통스러운 삶을 그저 바라보아야 한 세손. 그들의 이야기다.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을 보면 항상 느끼는거지만, BGM이 없이 그 배우의 대사가 영화의 한 장면, 한 장면을 꽉 채울 때, 관객들은 제대로 숨을 쉴 수가 없다. 배우의 카리스마에 압도되는 것이다. 진작부터 송강호는 연기를 잘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유아인의 연기는 스크린에서 처음 접했는데, 이 배우의 연기력이 심상치 않다. 관객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를 물론, 맡은 배역의 감정을 아주 적절하게 표현하는 그 능력, 기대할 수 밖에 없는 배우다.  


 



영조는 선조들을 소개하면서 친족을 등지면서까지 나라를 세워야 함을 강조한다. 또한 그는 왕으로서 '왕이 무엇인지', '신하가 무엇인지' 생각하는 왕이었다. 그리고 세손과의 대화에서 느낀거지만, 영조는 충직하고 지혜로운 신하들보다 한명의 훌륭한 왕이 있어야 나라가 바로 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러하기에, 왕이 될 세자에 대한 기준은 높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지 않았을까. 그 기대에 못 미치는 세자는, 늘, 영조에게 못 마땅한 존재일 뿐이다. 영조의 지난친 기대는, 늘 노여움으로 발산된다. 




"너 같은 자식을, 자식이라고 세자로 세운 내 탓이다."







세자는 영조의 지나친 기대에 적잖은 부담감에 눌렸다. 세자가 대리청정을 하면서 영조의 심기를 건드리게 되면서, 관계가 균열되기 시작한다. 점차 세자는 마음의 병을 얻게 되면서, 결국 겉도는 인생을 살게된다. 어찌보면 세자는 정형화된 틀에 갇힐 수 없는 인물이었기에, 예식과 법도를 강조하는 왕도의 길은 애초에 그의 길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나는 그렇게 살기 싫소. 그렇게 살 수도 없고." 







영조가 세자를 뒤주에 가둔지 며칠이 지났을 때, 세손이 한 접시 물을 들고 아비, 세자를 찾아온다. 호위관이 세손을 막아서지만, 세손은 쉽게 물러서지 않는다. "비켜라... 비켜라..." 결국, 세손은 호위관을 제치고 뒤주에 다가가서, 아비에게 물을 전해주려 한다. 하지만 뒤주에 갇힌 아비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지경이었고, 세손은 더 큰 소리로 아비를 부른다. 그 때 영조는 밖에서 일어나는 소란스러움에 문을 열고 나와서, 소란을 피운 세손을 꾸지란다. 이 때 세손이 영조에게 절규하듯 외치는 대사는, 단순했지만, 전율이 흐를만큼 강렬했다. 




"자식이 아비한테 물 한잔 드릴 수 없는 것입니까!"








세자가 죽기 직전, 영조와 세자는 이전에 나누지 못했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눈다. 아비와, 그 아들로서, 둘은 직면한다. 



"어찌하여 너와 나는 이승과 저승의 갈림길에 와서야

이런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단말이냐


난 자식을 죽인 아비로 기록될 것이다. 

넌, 임금을 죽이려 한 역적이 아니라 미쳐서 아비를 죽이려 한 광인으로 기록될 것이다. 

그래야 니 아들이 산다."



"아버지의 눈길 한 번, 다정한 말 한마디 였소."



자식이 아니라도, 타자에 대한 우리의 기대는, 어차피 양날의 검과 같은 '기쁨'과 '망' 이라는 두가지 요소를 함께 동반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누구나 늘 잘 할수 없는 것이고, 누구나 늘 실수만 하란 법도 없지 않는가. 또한 한 인간이 또 다른 인간이란 존재의 기대에 부응하기가 그리 쉽겠는가. 각자의 기준이 다르고 기대치가 다를텐데 말이다. 그래서 난, 인간에 대한 기대를 잘 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생각할 '사',  슬퍼할 '도', 사도세자라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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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덜리스(Rudderless, 2015) _ 살인자의 아버지, 아버지의 아들; 살인자, 그들의 노래

2015. 8. 13. 01:24 삶을 살아내다/일탈(逸脫)



감독: 윌리엄 H. 머시, 주연: 빌리 크루덥, 안톤 옐친

출처: www.hottracts.co.kr



러덜리스(Rudderless): 방향 키를 잃은 배처럼 갈팡질팡하는 상태



자식을 먼저 보내고, 가슴에 품고 사는 이의 아픔이 어떤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주인공(샘)은 죽은 아들의 노래를 대신해서 부르면서 아들의 노래에 대한 미련을 풀어주려 한다. 세상 모든 사람이 그 아들을 살인자라고 손가락질해대지만, 그 누가 뭐라하더라도 그는 그 살인자의 아버지며, 그 살인자는 그의 아들이다. 살인자의 아들이 용서받고 안 받고를 떠나, 아버지로서 아들에 대한 그리움과 애틋함을 느끼는 건 당연지사. 



"He is my son"



 
 


영화의 마지막에 주인공은 아들이 유서처럼 써 내려간 노래를 담담하게 불러낸다. 세상을 향한 체념, 희망없는 세상에서 스스로 삶의 연을 끊어버린 아들에게 바치는 노래, 그리고 아들은 떠나보내는 노래. 노래 가사가 다 생각나지 않는다. 몇 구절만 떠오른다.






Sing along


Let the world go round without you



Maybe love is only the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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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뢰한(2015) - 이기적인 사랑, 그리고 사람

2015. 7. 1. 12:06 삶을 살아내다/일탈(逸脫)


무뢰한 



감독 오승욱/ 주연 전도연 김남길

출처 : tenasia.hankyung.com





[사전적 정의] 성품이 막되어 예의와 염치를 모르며, 일정한 소속이나 직업이 없이 불량한 짓을 하며 돌아다니는 사람





늦은 저녁, 다시 혼자 영화를 보러 기숙사를 나섰다. 기대하며 보고싶은 영화는 아니었지만 전도연과 김남길이 연기를 어떻게 하는지 궁금했더지라,약간의 호기심을 가지고 '무뢰한'을 보러갔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느리고 조용했으며 무거웠다. 각 장면마다 BGM은 없거나 잔잔하게 흘러들어, 연기자들의 대화가 선명히 들렸다. 무뢰한의 사전적 정의처럼, 사랑이라는 하나의 관점에서 각자 자신 나름대로의 사랑을 하는, 자신의 이익을 위한 사랑이라고 해야 하나. 이기적인 사랑. 살인자 박준길도, 살인자의 애인 김혜경도, 그리고 살인자를 쫓는 형사 정재곤(이영준*)도 사랑이라는 이름아래 서로의 이익을 추구하지 않았던가.


박준길은 돈을, 

"삼천만 준비해 볼 수 있겠어?"



정재곤(이영준)은 범인검거를, 




"내 이름은 정재곤입니다. 난 형사고, 넌 범죄자의 애인이야. 

난 내일을 한거지, 널 배신한게 아니야."




출처 : www.instiz.net



그리고 김혜경은... 근데 김혜경은 진짜 사랑을 원했던 것일까. 정재곤(이영준)이 김혜경에서 같이 살자고 제안하고 난 다음날, 김혜경은 다시 이영준에게 그 말이 진심이냐고 물었다. 이영준은 "그 말 믿지마"라고 대답했지만, 김혜경은 불안한 재곤(영준)의 눈빛을 보며 이 말을 하고 떠나버린다. 




"아니, 진짜 같애"




출처 : www.instiz.net



사랑을 해보지 못한 자가 사랑을 논하긴 어려운 일이니, 그만하는게 좋을 듯. 

각자 나름대로의 이해, 그리고 아주 이기적인 사랑, 그리고 사람, 무뢰한.     



*정재곤은 김혜경한테 자신을 '이영준'이라 소개하고, 김혜경 앞에서는 이영준의 삶을 살아간다.





Soli Deo Glo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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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스나이퍼(American Sniper, 2015)_ 전쟁은 인간의 삶을 파괴한다.

2015. 1. 23. 23:38 삶을 살아내다/일탈(逸脫)




출처: www.stevenh.co.kr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 출연: 브래들리 쿠퍼, 시에나 밀러, 제이크 맥더맨



적은 그를 악마라 부르고

우린 그를 영웅이라 부른다



# 전쟁은 인간의 삶을 파괴한다. 



전쟁은 그 명분이 어떠하든지간에, 그 승패가 어떠하든지, 전쟁를 치른 모든 자들을 파괴한다. 전쟁의 논리는 Eye for Eye당신이 나를 공격해서 나의 조국, 동료, 가족을 위협했으니, 그에 상응하는 반격을 해주겠다. 내 동료를 죽었으니, 너도 죽어야 한다. 




주인공인 저격수는 아군을 공격하는 모든 적에게 총구를 겨눠야 한다. 남녀노소 상관없이, 공격에 가담한 자는 죽음을 당해야 마땅하기에, 그는 총을 겨눈다. 하지만, 저격수는 총을 쏘는 기계가 아니다. 모든 생각과 감정을 느끼는 인간이란 말이다. 적이라고 하지만, 그 적도 인간이고, 그 적을 쏘는 또 다른 인간, 저격수는 전쟁터에서 혼란스럽다. 저격수는 전쟁터에서, 그리고 전쟁이 끝난 후에도 전쟁의 상흔을 몸에 새긴채 살아간다. 멀쩡한듯 하지만, 정신세계는 이미 파괴되었다. 전쟁은 인간의 삶을 파괴한다. 




영화보는 내내 저격수의 긴징감과 정신적인 혼란스러움이 나를 압도했다. 너무나 사실적이어서 그 전쟁터에 서 있는 기분이었다고 할까. 아직도 심장이 두근거린다. 그 총성, 그리고 조국을 위해, 그 알량한 명분을 위해 죽이고 죽어가야만 하는 이들이 계속 눈에 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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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엘콜하스의 선택 - 신과 인간, 그리고 정의.

2014. 3. 5. 02:09 삶을 살아내다/일탈(逸脫)



                                                             감독: 아르노 데 팔리에르




미하엘 콜하스는 크리스챤이다. 여행중에도 성경책을 늘 읽고, 주위 사람들에게도 읽을 것을 권한다. 그러나 그에게 닥친 불행 앞에서 그가 믿었던 하나님의 도움심을 구하지 않는다. 자신의 힘으로 그 상황을 해결하기위해 몸부림 치면서, 자신이 늘 읽었던 성경의 말씀을 무시해버린다

 


 신은 원수를 용서하라 했지.


 나는 신께 기도하네.


 우리가 남작을 용서할 때까지 우리는 용서하지 말라고.





# 죄인들에 대한 심판의 권한은 누구에게 있는가.


콜하스는 남작이 저지른 죄에 대한 처벌과 보상을 받기 위해 직접 무기를 들고 나선다. 불의에 자신만의 정의로 맞선다. 직접 칼과 석궁을 들고 자신의 재산과 아내의 목숨을 빼앗아 간 남작 집안 수하의 모든 사람들을 처단하고, 대적하는 모든이들에게 칼을 겨눈다. 심지어 자신의 집단에서 원칙을 어긴자도 과감히 처단한다. 




# 진정한 '정의'는 무엇인가.


콜하스의 정의는 철저히 개인의 이익을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자신이 보상받아야 할 몫을 위해 '정의'란 이름을 내걸고, 정의의 사도로 불의한 자들을 대항한 것이다. 하지만 제 3자의 시선에는 콜하스는 반란군의 우두머리일 뿐이었다. 각자가 가진 정의가 누군가에게는 불의로 해석될 수 있음을 상기시켜주었다.




# 죄의 대가는 지불해야 한다.


법에 의해 미하엘 콜하스는 자신이 원했던 모든 보상을 받게 된다. 남작도 법을 어겼기 때문에 2년의 징형을 선고받는다. 이와 마찬가지로 콜하스도 자신이 일으킨 전쟁으로 인한 살육과 평화를 깨뜨린 것에 대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결국, 그는 사형을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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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광해를, 보다.

2012. 11. 9. 15:58 삶을 살아내다/일탈(逸脫)

 매섭게 불던 겨울바람이 사그러들었다. 따스한 햇볕과 포근함을 품은 봄바람, 같은 기분을 들뜨게 하는 것들이 일탈을 꿈꾸게 했다. 경로를 잠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먼저, 팍팍한 날 설득해야 한다. 나란 놈은, 무엇을 행동하기 위해 타당한 이유가 분명히 존재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선 스스로 발걸음을 뗄수 없다.

 

 경산 메가박스 근처, 폰 주변기기 장만을 위해 삼성 서비스센터에 가야하기에 날 꼬득였다. 가느 김에, 영화보자고.

 

 

 

 

 

 

 

 

 

 

 

 

 

스스로 되물었다.

 

 

지금가야 하냐고. 

 

 

 

 

 

 

 

 

 

 

 

 

 

 

 

 중간고사 끝난 보상으로 스스로에게 선물 준 것이 없지 않느냐, 되 받아쳤고, 내 안의 합의가 이루어졌다. 그리하여 어렵게 광해를 보러 갔다.

 

 

 

 

 

 영화를 보면서 난, 이렇게 생각했다.

 

 광대 하선이 부득이하게 왕의 자리에 앉았다. 왕의 자리가 비었고, 그 대역이 필요했었고, 하선은 은 20냥이 그리 나쁘지 않았다. 왕의 옷을 걸치고, 왕의 자리에서 하선은 그간 살아온 인생의 흔적들을 곳곳에서 드러낸다.  감춘다 애쓰지만, 살아온 행동거지는 본능과 비슷한 것일텐데 어찌 다 가릴 수 있겠는가.

 

 

 

 

#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허나,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했던가. 왕의 자리에서 그는 광대 '하선'의 가벼운 시선으로 국정을 처리하지 않는다. 서민으로 살았기에, 그보다 더한 낮은 자로서 삶을 살아냈기에, 백성들의 삶을 공감할 수 있고 함께 울 수 있었다. 그는 백성을 생각하는 왕이 되어간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조 내관이 놀랄만큼 왕의 자태를 겸비해간다.

 

 

 

 

 

 

 

 

 

 

#박수칠 때 떠나라.

 

 중전에 의해 하선이 가짜 '왕'이라는 것이 드러나고, 많은 신하들이 그가 가짜임을 확신하기에 이르렀을 때, 그는 떠나야 할 때였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다. 결단을 내려야 할때. 허균은 백성을 위한 왕이 될고 싶다면 왕이 되도록 돕겠다, 무겁게 내 뱉는다. 하선도 무겁게 응대한다.

 

 

 

 

 

 

 

 

 

 

 

 

 

 

 

 

 

 

 

 

 

 

 

 

 

 

 

 

 

 

 

 

 

"나는... 이 되고 싶소"

 

 

 

 

 

 

 

 

 

 

 

 

 

 

 

 

 

 

 

 

 

 

 

 

 

 

 

 하지만 백성을 위한, 백성을 위해, 백성에 의한 왕이 되고 싶지만, 자신의 이익을 위해 누군가를 죽여야 하는, 누군가의 이익에 어떤이의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살벌한 정치판은 싫다고, 진중하게 거절한다. 그는 진정 자신의 위치를 알았고, 떠나야 할 때를 인지했다. 그리, 그는 광대의 삶으로 돌아간다.

 

 

 

 

 

 

 

 

 

 

#하선, 모든 것을 잃지 않았다.

 

 15일간의 국정에서, 하선은 사람을 얻었다. 자신에게 칼을 겨누었던 도부장을 살려주며 "네가 살아야, 나도 살지 않겠느냐"고 진심으로 대해 도부장을 얻었다. 가짜였기에 내버려질 수 밖에 없었던 하선의 목숨을 도부장은 자신의 목숨으로 건진다. 다른 이들에게 하선은 가짜였지만 도부장, 자신에게는 진짜'왕'을 위해 충직한 신하로서 목숨과 내던진다. 

 진짜 왕이 돌아오고, 허균은 가짜 왕 하선이 국정을 다스렸던 기록이 담긴 문서를 칼과 함께 왕에게 내밀면서, "나는 두왕을 섬겼나이다" 고백한다. 하선이 배를 타고 조선을 떠나던 날, 허균은 선착장에 뒤늦게 마중을 나왔고 신하로서 예의를 갖춰 왕을 떠나 보낸다. 카메라는 그의 촉촉한 눈가를 클로즈업한다.

 

 

 

 

 

 

 

 

 

 

 누군가를 다스리는 것, 누군가를 섬겨야 하는 것. 다 쉽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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