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쟁이의 본능

2013. 2. 23. 14:21 삶을 살아내다/일상(日常)

 

 

 

 난, 겁을 먹으면 다리가 떨린다. 후들후들.  

 

 

 

 

 

 

 

 

 

 20088월이 끝날 때 쯤, 휘어진 코 연골을 바로 잡기 위해 파란색 수술복을 입고 수술대 위에 올랐다. 수술대에 눕고 몇 분이 지나서 부터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오른쪽 다리가 심히 떨리고 있었다. 간호사는 내게 괜찮냐고 물었고, 나는 어색한 웃음을 띠며 괜찮다고 말했다. 수술하는 20분동안 내내 내 다리는 떨리고 있었다. 왼쪽다리로 오른쪽 다리를 누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른쪽 다리는 말을 듣지 않았다. 수술이 끝나고 나서야 그 '떨림'은 중지 되었다.

 

 

 

 고 3때, 친구와 크게 싸운 적이 있었다. 그 때도 한 쪽 다리가 많이 떨렸다. 바지를 입고 있어서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아주 겁을 먹고 있었다는 것을.

 

 

 

 

 

 

 두렵지 않은 척, 담대한 척 하려 했지만 겁쟁이의 본능은 숨길 수 없는 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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