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 대하여.

2014. 1. 14. 00:23 프로필




# 1 마지막 인사






삶의 각각의 장소에서 떠나야 할 때, 미리 내 존재감을 없애기 시작한다. 내가 떠난 자리가 쓸쓸해 보이지 않도록  별다른 안부인사도 없이 조용히 사라지곤 한다. 떠나는 소란스러움이 내심 부담스러웠고, 떠나는 자의 아쉬움 따위는 느끼고 싶지는 않았다.  






# 2 쿨하게.



소통부재의 쓸쓸함을 도피하기 위해서 타인과의 어울림을 시도하지만, 전제가 있다. 부담스럽지 않게 '쿨'해야 한다. 우리는 필요에 의해 만났을 뿐이지 않은가. 






# 3 네가 언제 사람을 찾았더냐.



지독하게 심심하던 날, 전화번호부를 뒤적인다. 마음이 씁쓸하게 말한다. 언제부터 사람을 찾았더냐.



- 친구와 싸우다가 많이 맞은 날, 핏자국이 선명하게 남은 티셔츠을 입고 홀로 병원 응급실에 터벅터벅 걸어갔을 때.


- 떠나는 자와 남는 자의 눈물이 이별을 직접적으로 대변하던 입영장에서, 누군가는 우정과 사랑이 저만치서 불러세워 뒤를 자꾸 돌아볼 때, 홀로 앞만보고 나아가야 했을 때.


- 경주에서 단돈 90만원 들고 대구로 올라와 자취방을 계약하고, 새벽의 아찔한 적막함에 몸둘바를 몰랐을때. 


- 수술 후, 낮과 밤의 경계가 없어지고 심신의 고통을 홀로 감당해야 했을 때.




난, 사람을 찾지 않았다. 

그래, 네가 언제 사람을 찾았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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