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잘 살라는 마지막 선물과 같은 것이다

2021. 4. 16. 21:52 삶을 살아내다/일상(日常)

 

 

 

30대 초반부터 여자 사람 친구들이 짝을 만나 가정을 이루기 시작했다. 누군가의 아내가 된 여자를 전처럼 마냥 친구로 대할 수 없었다. 친구라면 일상을 편하게 나눌 수 있어야할텐데 한 남자의 아내가 된 여자 사람 친구에게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를 시시콜콜하게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 굳이, 왜, 그 사람에게 그 이야기를 해야하는가란 질문에 마땅히 대답할 거리가 없다. 우리는 다른 길에 들어섰고 이제 서로 다른 형태의 삶을 살아간다.
그러니 결혼하는 여자 사람 친구와의 관계를 끝내는 시점은 결혼식이다. 서글프긴하지만 그간의 정든 관계를 축의금으로 마무리한다. 사람과의 관계를 물질주의로 환원시키는 우둔함이긴 하나, 어차피 멀어질 관계이니 미리 정리하겠다는 심산이 크다. 코로나시대의 청첩장에는 신랑, 신부의 계좌번호가 선명하게 적혀있다. 결혼하는 여자 사람 친구에게 미리 축의금을 보냈다. 어차피 많이 모일 수 없는 시기이고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할 것이니 미리 축의금을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애당초 내 손을 떠나버린 축의금을 다시 돌려받겠다는 마음은 없었다. 그저 잘 살라는 마지막 선물과 같은 것이다. 그래, 친구야, 네 삶의 길에서 잘 살면 되는거야. 부디, 몸 건강히 잘 지내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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